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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화시비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17. 1. 15. 23:12
이 동네 딱 하나 있는 식당엔 이미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도 다녀간 기념사진이 붙어 있다.
돼지갈비와 묵은지가 통째로 들어간 돼지갈비묵은지전골이 참 맛나다.
유성 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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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수펑이 사람들" 작가의 고향을 찾아서 - 석계 윤행원
얼마 전부터 가보기로 한 『솔수펑이 사람들』김선화 작가의 고향을 찾기로 했다. 언제나 자잘한 스케줄로 꽉 짜인 일정이었는데 마침 며칠간의 한가한 여유가 생겨 아침 일찍 차를 몰고 경부고속도로를 들어섰다. 이 구경, 저 구경 여행 삼아 한참 달리다 보니 어느새 계룡산 신도안의 가파른 고개를 넘게 된다.
신도안으로 들어서니 우선 눈에 띄는 기념탑이 보인다. 일본의 잔혹한 압제에 준열하게 항거를 하다 희생된 사람들의 애국혼(愛國魂)이 깃든 광복단결사대 기념탑이다. 충청애국선열들의 위패를 모시기 위하여 일제치하 광복단결사대 발원지인 이곳에 기념탑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차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큰나무그늘 의자에 앉아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솔수펑이 사람들』을 다시 한 번 대충 읽으면서 내가 돌아보고 싶은 지명을 메모했다.
중봉산 뒤에 있는 충렬사, 솔수펑이(남선리1구 안터마을), 훌령골 산제당, 호남선 철도가 보이는 산의 계단식 밭, 주인공 미선이는 김선화 작가일 테고, 재민, 재호, 등의 일곱 남동생들, 듬직한 언니, 생활력이 강한 어머니와 도인(道人) 공부에 관심을 가진 아버지 그리고 동네사람들….
신도안과 연산의 갈림길인 양정고개, 두계역(현재의 계룡역), 대적골, 놋적골, 장자터, 시루봉 줄기, 신도안의 동문에 속하는 동문다리, 아들바위, 솔수펑이 구릉지대, 훌령골 쌍여우 언덕 등등. 그리고 무엇보다 궁금한 곳은 세 남동생들과 오줌줄기 시합을 하는 밭 언덕배기다. 남자애들은 서서 오줌줄기를 뻗치는데 여자인 자기는 언덕위에서 오줌줄기를 뻗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이 언덕이 보고 싶은 것은 자연스런 호기심의 발로다.
-그리고 둑 위에서 여유 있게 쪼그려 앉았다. 그 중에서 제일 나이 많은 미선이가 열 살 안 쪽이었을 것이다. 그날 두 번째 시합을 하러 밭둑위로 올라갔을 때 미선은 두려울 것이 하나도 없었다. 아래 텃밭을 다 점령할 것 같았다. 그러한 마음처럼 한창 상승기류를 탄 오줌줄기가 시원스레 내 뻗고 있었다. (중략)
그때 일을 떠 올릴수록 미선은 묘한 쾌감이 일었다. 무슨 일을 여자라서 못한다고 지레 꼬리를 내리는 것 보다는 훨씬 자기답다고 생각하니까. 앞으로도 가장 자기답게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또 걸었다. (하략)
이 책의 마지막에 나오는 장면이다. 작가의 글은 섬세하고 촘촘하다. 그리고 자기답게 살겠다는 결기가 굳다. 자전적인 소설이지만 문학적인 향기가 가득하고 스토리가 재미있다. 저자의 치열한 삶과 문재(文才)가 번뜩이는 작품이다.
저자가 태어난 솔수펑이는 이미 계룡산 삼군본부에 징발당하고 군사체육시설 잔디밭이 되어 가 볼 수가 없는 곳이었다.
우선 신도안을 한 바퀴 돌다시피 하고는 계룡시청으로 들어갔다. 필요한 지도와 정보를 얻을까 해서다. 민원담당 직원에게 부탁을 하니 사무실 이곳저곳을 뒤지더니 지도 두 장을 가지고 온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나오니 휴게실에는 민원인의 피로를 풀어주는 고급 안마의자가 세대나 기다리고 있다. 의자에 앉아 온몸 마사지를 즐기면서 잠간동안 쌓인 피로를 풀었다.
차를 몰고 나오는데 30대쯤 보이는 여인네 세 사람이 손을 들고 태워달라고 한다. 어디를 가느냐고 물으니 엄사리에 가는데 신도안 가는 길목에 있다고 한다. 그럼 타라고 했다. 그네들이 이런저런 이 곳 길을 알려 주어서 도리어 고마웠다.
나는 군인아파트가 즐비하게 늘어선 신도안 면사무소로 갔다. 담당 직원한테 자세한 면 지도를 부탁하였더니 이번에 새로 나온 도로명과 주소가 상세하게 박힌 큰 지도책 하나를 준다. 가져도 되느냐고 물으니 가져가도 된다고 한다.
밖으로 나와 용남초등학교, 용남 중, 고등학교를 돌아봤다. 학교가 파했는지 학생들로 거리가 가득하다. 작가가 다닌 초등학교도 이 언저리라 했는데 지지리도 어려웠던 그때와는 달리 하나같이 허여멀건 잘 생긴 얼굴에다 몸차림이 모두가 넉넉해 보인다. 학생들은 재잘재잘 생기가 넘치고 세상은 많이도 변해서 모두가 풍족하고 즐겁게 잘 살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서부터 소설 속에 나오는 지명을 하나하나 살펴 볼 참인데 아직은 막막하다.
서울에 있는 저자에게 전화를 하니 어떤 백일장 심사를 마치고 나오는 중이라고 하면서 깜짝 놀란다. 전화로 여기저기를 가르쳐 주지만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다. 내 차엔 아직도 내비게이션 장치를 하지 않아 길이 더욱 어둡다. 작가의 동창친구가 유성구 세동1통의 통장을 맡고 있는데 그 사람에게 물어보라는 것이었다.
세동엔 김선화 작가의 시비(詩碑)가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는 터다. 그곳은 솔수펑이라 지칭되는 그녀의 고향마을 안터에서 뒷산 너머 마을인데, 그곳 사람들의 정서를 노래한 시 ‘내 고향 상시동’이 나와 마을사람들에 의해 시비가 세워졌다는 것이다. 시비 세우는 날은 온 마을의 큰잔치가 대단했음은 물론이다.
나는 그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이미 저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는지 말이 고분고분하다. 지금은 대전에 나가 볼 일을 보고 있어 마을에는 없다면서 우선 자기 동네를 찾는 길을 가르쳐 준다. 그래도 가는 길이 알쏭달쏭하다.
우선 괴목정을 가보라는 저자의 말이 있어 그 곳을 먼저 찾느라 고개를 넘나들며 왔다 갔다 하는데 쉼터에 앉아있는 어느 아주머니에게 물어 겨우 찾았다. 알고 보니 길가 버스정류장 이름에 괴목정이라고 붙어있다. 괴목정이란 이름은 나에게는 친숙한 지명(地名)이다. 내 고향 합천에도 괴목정이란 지명이 있다. 1587년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의 몸으로 초계에 있는 권율장군을 찾아오면서 잠깐 쉬고 있었던 곳이다.
어느새 해도 뉘엿해서 저자의 고향마을은 다음날 찾아보기로 하고 계룡산 동학사 입구로 갔다. 여기서 일박을 할 참이다. 숲 속 경치 좋은 곳 아담한 모텔에 여장을 풀고는 샤워를 하니 산뜻한 기분이 날아갈 듯하다.
저녁식사 겸 술을 얼큰히 하고는 어슬렁거리며 천천히 계룡산자락의 마을을 한 바퀴 걸었다. 계룡산의 밤은 별다른 맛이다. 밤의 숲 속은 어둡고 그윽한데 환하게 비추는 둥근달은 여행운치를 더욱 돋운다. 단체 여행객들의 왁자지껄 노래소리, 지나가는 사람들의 소곤대는 정다움, 펜션에 머무는 가족들의 즐거운 얼굴들…. 덥지도 춥지도 않은 계절에 계룡산의 밤은 희열로 가득 익어간다. 운동 삼아 두 시간도 넘게 거리를 걸으면서 계룡산의 밤풍경을 넉넉하게 즐긴다.
이 지역에서 나고 자란 작가의 영혼이 깃든 글숲에 젖은 하루가 새삼 고마운 날이었다.
2011년5월18일 석계 윤행원'문화 culture > 문학 literature '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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