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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이 사는 강경[江景]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08. 10. 18. 09:41
황산전망대에서.
나선형 계단 / 조용미
왼쪽, 시계 반대 방향으로 올라가게 되어 있다 몹시 좁다 돌 틈으로 겨우 빛이 들어온다 회색 구름 낮고 뿔리아 이 지방 이름을 중얼거려본다
장미의 이름의 수도원 장서각을 만들게 한 신비한 공간 내 손에 쥐어진 공기도 두근거린다
사다리꼴 모양 늑골 궁륭의 여덟 개 방이 완벽한 황금비율이라는 건, 태양이 2층의 모든 방을 하루에 두 번 정확하게 통과한다는 건 튜니카의 색이 어두울 수밖에 없는 것과 같은 걸까
팔각형의 컴컴한 중앙 정원에 서 있다 하늘은 좁다 이런 곳에 괴이한 성을 지으려면 완벽함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나는 당신을 이해한다
나선형을 천천히 내려오며 반대 방향의 기하학을 풀어본다 이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는 걸까
굵은 비가 흩뿌려 스카프를 두르고 성을 빠져나오며 돌아본다 무언가 남아 있다 반대 방향은 내가 나인 것을 확신할 수 없게 만든다
김장 준비물 가운데 강경 젓갈맛이 입에 맞는다고 몇 년 전부터 강경을 찾는다.올해도 어김없이 강경을 가게 되었다.
마침 강경젓갈축제 기간이라 황산 강경천에 마련된 축제장은 전국 각지에서 온 손님들로 바글바글 시끌벅적하다.
축제의 백미는 오후 늦게나 저녁에 몰려 있어 구경거리가 별로다.
박범신문학비 제막식이 엊그제 잇었다고 현수막이 바람에 펄럭인다.
눈물의 시인 박용래도 기인으로 이름 난 김관식도 강경 출신이니 이곳은 무슨 기운이 흐르기에 명인이 난단 말인가.
강경천 등대에서 내려다 본 강경읍내는 소도시가 가지는 고즈넉함이 함초롬하게 배어 있어 좋다.
장을 보러 가게가 있는 시가지로 들어오니 오히려 한산하다. 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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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갈 골목은 나를 발효시킨다 / 이가희
강경상회 이씨는
짠 손바닥에다 새우를 키운다
멸치떼도 몰고 다닌다
헝클어진 비린내를 싣고 와
육거리 젓갈시장 골목 가득 풀어놓는다
날마다 그는 해협을 끌어다
소금에 절여 간간하게 숙성시킨다
그가 퍼 주는 액젓은
오래 발효시킨 수평선이다
그는 저울에다
젓갈의 무게를 재는 법이 없어
누구나 만나면
후덕하게 바다를 퍼 준다
저무는 수평선처럼 강경상회가 셔터를 내리면
골목에다 몸 풀었던 바다 갯내음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싱거웠던 내 몸,
어느새 짭짤하게 절인
젓갈이 된다
1999년 ≪대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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