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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로의 논개와 촉석루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08. 2. 19. 14:01
지난달 대사연 출사에서 담았던 촉석루는 유유히 흐르는 남강을 앞에 두고 의연한 모습으로 우뚝하다. 대동강 부벽루와 밀양 영남루와 함께 조선3대 누각으로 유명하다. 2년전 큰아들 공군에 입대한다고 공군교육사령부 다녀오던 길에 들렸던 곳이다.이곳엔 진주대첩으로 유명한 김시민장군 기마상이 올돌하게 서 있다. 38,800명의 군사로 2만 왜군에게 대항하여 승리한 임란 3대첩(행주대첩, 한산대첩과 함께)이 된 진주성의 주인이다. 논개가 왜장 게야무라 로구스케(毛谷村六助)를 끌어안고 투신했던 바위 의암(義巖)은 푸르디 푸른 남강 물결에 찰랑이고 있다. 논개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 있으며 변영로의 <논개> 시비가 강낭콩꽃보다 더 붉게 정문을 지키고 서 있다. 진주박물관도 이곳에 있다.큰 길가에 위치하여 편리성이 있고 천연적인 절경인데다 잔디가 잘 가꾸어져 있어 시민의 휴식처임은 물론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CF카드에 에러가 생겨 산디스크 제조회사인 소이전자에 복구를 의뢰하였더니 이미지는 CD에 담고 카드는 새것으로 교환해서 보내왔다. 늦은 감이 있지만 몇 장 골라 싣는다. 참 고맙다.
일본통신사로 갔던 학봉이 대마도를 들렸을 때 서산사(西山寺) 스님과 주고받은 詩 한 수를 골라 2000년에 시비를 세웠다.
일당잠개우방신(一堂簪蓋雨邦臣) 구역수주의즉균(區域雖珠義則均)
존조옹용환의시(尊俎雍容歡意是) 방인막간주겸빈(蒡人莫間主兼賓)
한 집에 의관을 갖춘 두 나라 신하 지역은 달라도 주의는 균등하도다.
정성의 다해 접대하므로 환대에 족하니 누가 주인이고 누가 객인지 묻지를 마시오
조선 선조때의 문신이며·학자인 학봉(鶴峰) 김성일(金誠一, 1538-1593)은 일본통신사의 부사로 갔다가 정사 황윤길과 달리 일본이 침입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한 후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그 책임으로 파직되었다가 유성룡의 변호로 경상우도초유사로 임명받아 의병을 모집하여 진주성을 지켰다. 학봉 김성일은 의성김씨 20대손이며 안동에 학봉종택이 전한다.
矗石樓 (촉석루) / 김성일(金誠一)
矗石樓中三壯士 (촉석루중삼장사) 촉석루 안에서 세 장사*들이
一盃笑指長江水 (일배소지장강수) 술잔 들고 웃으며 긴 강물 가리켰네.
長江萬古流滔滔 (장강만고유도도) 강물은 만고에 도도히 흐르나니
波不渴兮魂不死 (파불갈혜혼불사) 물결 마르지 않듯 충혼도 영원하리라.
* 삼장사는 金誠一(김성일), 趙宗道(조종도), 李魯(이노)로 해석하기도 하고. 혹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이듬해인 선조(宣祖) 26년(1593)에 진주성(晉州城)을 지키다가 전사한 충청병사 황진(黃進), 창의사 김천일(金千鎰), 경상우병사 최경회(崔慶會) 를 말하기도 한다.
논개가 왜장 게야무라 로구스케을 끓어안고 투신한 곳이라 하여 이름 부른 의암(義巖). 주씨(朱氏) 성을 가진 논개(論介)는 진주의 관기(官妓)이면서 의병장 최경회(崔慶會)의 후처(後妻)로 알려져 있다. 장수 주촌 태생이고 진주에서 죽었는데 무덤은 함양에 있다. 시신을 지게로 지고 운반하는데 함양 서상 금당리에 이르자 부패하여 장수까지 운반이 어렵게 되자 이곳에 묻었다고 한다. 그녀의 의로운 죽음이 구전되어 오다가 1621년 유몽인(柳夢寅)의 어우야담(於于野談) 인륜편(人倫篇) 효열(孝烈)로 알려지게 되고, 1625년 함경도 의병장 정문부의 아들 정대륭(鄭大隆)이 진주로 이사와 왜장과 함께 투신한 바위에 의암義巖)이라고 새긴 것은 1629년이다.
진주성 촉석루(矗石樓).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8호 남강(南江)가 바위 벼랑 위에 정면 5칸, 측면 4칸의 장엄한 건물 촉석루는 영남(嶺南) 제일의 아름다운 누각임을 자랑한다. 고려 고종 28년(1241)에 창건(혹은 1365년(공민왕 14))하였다. 진주성의 남장대(南將臺)로서 장원루(壯元樓)라고도 하였다. 전쟁이 일어나면 진주성을 지키는 지휘본부였고, 평화로운 시절에는 과거를 치르는 고시장으로 쓰였기 때문이다. 1725년(영조 1) 목사 안극효(安克孝)에 의하여 마지막으로 중수되었고, 현재의 건물은 6·25전쟁 때 불타 없어진 것을 시민의 성금으로 1960년에 재건하였다. *矗 우거질 촉, 가지런할 촉, 곧을 촉.
변영로의 논개 시비.
“논개에게 얽힌 민족적 정서의 감분(感奮)과 그 수사적·기교적 배려로 그 내적인 연소와 외적 형태의 균형을 얻었다.”고 한 박두진(朴斗鎭)의 말과 같이, 논개의 숭고한 의분은 자칫 웅변적으로 흐르기 쉬운데 이 시는 적절한 비유어와 율조(律調)로 정감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물결’과 ‘마음’이 ‘푸른’이나 ‘붉음’과 이어지면서 충절의 표상인 ‘단성(丹誠 : 마음속에서 우러난 뜨거운 정성)’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규칙적인 반복의 율조와 형상화의 단조로움은 있으나, 민족적 의분을 안으로 응결시킨 점이 크게 돋보인다. 작자의 초기 시에 나타난 ‘님’이나 ‘그대’의 상징성도 바로 이 논개의 숭고한 민족정신에 집약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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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서 / 박재삼
진주(晋州) 장터 생어물전(生魚物廛)에는 바닷밑이 깔리는 해다진 어스름을.
울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 빛 발(發)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 은전(銀錢)만큼 손 안 닿는 한(恨)이던가 울엄매야 울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리 우리 오누이의 머리맞댄 골방안 되어 손시리게 떨던가 손시리게 떨던가.
진주(晋州) 남강(南江) 맑다 해도 오명 가명 신새벽이나 밤빛에 보는 것을, 울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 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 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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