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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벽당(林碧堂) 김씨(金氏) 시비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14. 6. 26. 23:35
別從孫泓(별종손홍, 증손자 유홍(兪泓)에게 주는 시) / 임벽당김씨(林碧堂 義城金氏, 1492 성종 23년 - 1549 명종 4년)
地僻人來少(지벽인래소) 땅이 궁벽한 곳이니 오는 사람은 적고
山深俗事稀(산심속사희) 산골도 깊어서 속세의 일이 드물구나
家貧無斗酒(가빈무두주) 집이 가난하여 넉넉한 술이 없으니
宿客夜還歸(숙객야환귀) 자고 갈 손도 밤길에 되돌아가는구나
이 시는 집을 찾아온 종손자인 충목공(휘 泓, 조부는 汝霖이고, 부친은 유여주의 조카인 관(綰)이다)에게 넉넉하게 대접하고 따뜻하게 재워서 보내야 하겠지만 궁벽한 살림살이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심정을 담고 있는 시인데, 한밤중에 돌려보내면서도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지도록 표현하고 있으며, 종손자도 섭섭한 마음 없이 떠나가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출전 <국조시산>
임벽당 김씨(林碧堂 金氏)는 1492년(성종23)~1549년(명종4) 조선의 3대 여류시인으로 명성이 자자한 사람이다. 중종 때 별좌(別座)를 한 의성김씨 김수천(金壽千)의 딸이고, 기계유씨 유여주(兪汝舟, 1480∼?)의 계실이다. 남편 유여주는 1519년(중종14)에 현량과에 천거되었으나 기묘사화가 일어나자 고향인 한산(韓山)에 임벽당을 짓고 독서와 서예로 일생을 보낸 사람이다. 서천 비인면 남당리에 기계 유씨(杞溪兪氏) 사당인 청절사(淸節祠)에 모셔져 있고 시비와 묘가 있다. 유여주의 후취로 간 김씨는 본관이 나와 같은 의성인데 시에 능해서 때로는 조선 3대 여류로 불린다. 그의 시 '빈녀음' 은 교과서에 실려 학생을 가르치기도 한 작품이다. 우연히 한산모시기념관에 들렀다가 공원에 서 있는 시비를 보았는데 당시에는 남당리 인연을 생각도 못하였다. 공원에는 이곳 출신인 신석초의 시비도 한발짝 떨어져 나란히 서 있다.
【기획탐방】임벽당 김씨(林碧堂 金氏)를 찾아서(上)...시인 구재기와 함께하는 '舒川 山河(서천산하)' 7편 (seohae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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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여자의 노래 (貧女吟) / 임벽당(林碧堂)
地僻人來少 땅이 후미져 오가는 사람이 적고
山深俗事稀 산이 깊어 세속의 일이 전혀 없네.
家貧無斗酒 집이 가난해 넉넉한 술이 없기에
宿客夜還歸 자고 갈 손님마저 밤에 돌아가네.
(大東詩選 卷12)
貧女吟(빈녀음) / 許蘭雪軒(허난설헌)
[제1수]
豈是乏容色(기시핍용색) 얼굴 맵시야 어찌 남에게 떨어지랴
工鍼復工織(공침복공직) 배느질에 길삼 솜씨도 모두 좋건만
少小長寒門(소소장한문) 가난한 집안에서 자라난 탓에
良媒不相識(량매불상식) 중매 할미 모두 나를 몰라 준다오
[제2수]
不帶寒餓色(불대한아색) 춥고 굶주림도 얼굴에 내색않고
盡日當窓織(진일당창직) 하루 내내 창가에서 베만 짠다네
唯有父母憐(유유부모련) 부모님은 가엾다고 생각 하시지만
四隣何會識(사린하회식) 이웃의 남들이야 나를 어찌 알랴
[제3수]
夜久織未休(야구직미휴) 밤 깊어도 베틀에서 쉬지도 않고
戞戞鳴寒機(알알명한기) 베틀 소리만 삐걱삐걱 처량하게 울리네
機中一匹練(기중일필연) 짜여 가는 이 한필의 고운 비단
終作阿誰衣(종작아수의) 필경 어느 규수 옷이 되려나
[제4수]
手把金剪刀(수파금전도) 가위잡고 삭독삭독 옷 마를 제면
夜寒十指直(야한십지직) 밤이 차가워 열 손가락 곱아드는데
爲人作嫁衣(위인작가의) 시집갈 옷 삵 바느질 쉴 새 없건만
年年還獨宿(연년환독숙) 해마다 나는 홀로 잠을 잔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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