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etcet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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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羅州)에 가거든기타 etcetera 2009. 1. 22. 11:39
경상도가 경주와 상주로 묶이듯 충청도가 충주와 청주로 묶이듯 전라도는 전주와 나주를 묶는다. 그 나주에 가면 배도 맛봐야 하지만 끼니로는 무엇보다 곰탕을 먹어야 한다. 곰탕이 얼마나 유명한지 곰탕의 거리 이정표가 보인다. 나주곰탕의 원조집이라는 남평식당은 일정상 들어가질 못하고, 도곡온천 앞을 지나다 들어간 집이 장원봉국밥집이다. 간판이 무슨 말인지 첨엔 아리송하다가 나중에야 사장님 이름인가 보다 했다. 턱수염만 기른 이 분이 분위기를 띄우느라 손수 만든 음악실에 들어가 7080 노래를 골라 틀어 준다. 아침식사로 먹는 그 유명한 나주곰탕은 사골이 가마솥에서 12시간 고아 나온다. 끈적하고 뽀얀 국물을 뚝배기가 넘치도록 담아내온다. 세상에 이리 구수하고 맛이 좋을까 싶은데 간을 맞춰 짭조름하다. 그 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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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4기타 etcetera 2009. 1. 7. 20:45
예당지 정류장1 http://ktk84378837.tistory.com/3540 정류장2 http://ktk84378837.tistory.com/3539 정류장3 http://ktk84378837.tistory.com/3458 정류장4 http://ktk84378837.tistory.com/2484 정류장5 http://ktk84378837.tistory.com/2475 정류장6 http://ktk84378837.tistory.com/3216 정류장7 http://ktk84378837.tistory.com/1757 정류장8 http://ktk84378837.tistory.com/1710 정류장9 http://ktk84378837.tistory.com/1704 정류장10 http://ktk84378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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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구야 ~기타 etcetera 2009. 1. 7. 20:03
충견 백구가 있었다. 앞면이 터진 썰렁한 집에서 말뚝에 목줄이 매인 채로 집도 잘 지키고 밥도 맛있게 먹고 잠도 푸짐하게 잘 자던 백구가 있었다. 눈이 내리는 날이면 그 눈을 잡겠다고 어린 아이마냥 이리 뛰고 저리 뛰던 백구가 있었다. 어느 여름날 동네 청년들에 의해백구가 끌려 갔다. 잘도 짖어대던 개가 낯선 청년들이 들어서자 무언 낌새를 차렸는지 짖지도 못하고 꼬리를 감추고는 눈길을 슬슬 피했다. 첨에는 이방인에게 끌려가지 않겠다고 뒷다리에 힘을 주고 바둥거렸다. 목줄만 없었더라면 도망이라도 가보았을 터인데 목을 좌우로 몇 번 흔들어 보았을 뿐 도리가 없었다. 어느 순간 두 눈을 질끈 감더니 삶을 포기하는 빛을 어린 내 가슴에 남겨줬다. 질질 끌려가지도 않았다. 성큼성큼 따라갔다. 죽음을 각오한 백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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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귀국(歸國)-기타 etcetera 2008. 12. 18. 22:22
17일 오후 6시 못 미쳐 아들이 귀국했다. 6개월의 짧은 연수를 마치고 무사히 돌아왔다. 1년 사이에 군복무를 마치고 어학연수를 다녀왔으며 복학을 해야하는 등 많은 변화를 겪을 것이다. 이러한 경험의 족적들이앞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 세대가 겪은 경험보다는 훨씬 다양하고 넓은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의 사회 진출 여건은 그리 밝질 못하다. 2009년의 경제 전망은 대공황에 이르지야 않겠지만 너무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위 그림은 영국에서 10월 말일에 있었던 Holloween Party 에 참석했던 모양이고, 아래 그림은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걸린 1830년대들라크르와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으로 미술교과서에서 여러번 보았던 친숙미가 있다. 아들이 영국서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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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애도.기타 etcetera 2008. 12. 9. 23:19
어제까지만 해도 살아 숨쉬던 한 생명이 이렇게 가셨습니다. 목포 대성동 http://ktk84378837.tistory.com/4009 http://ktk84378837.tistory.com/4012 화장(火葬) / 박정원 어딘가 양지바른 무덤가 노란 민들레꽃 돌아가며 핀 곳에 내 생각나 찾아준다면 그것도 좋겠지 그러나, 그때 내 눈이 더 이상 빛나지 않고 내 손이 이미 온기를 잃어 그 깊은 강의 고요와 적막이 너희 가슴을 서늘하게 한다면…… 살아생전 더 작아지고 더 낮아지지 못한 죄와 아직껏 풀리지 않은 내 육신의 업으로 더는 못다함 없이 활활 불꽃으로 살라지고 싶다 그 재를 헬리콥터로 높이 떠 뿌려다오 자유로운 분자가 되어 공중을 날며 처음 맛보는 내 영혼의 가벼움에 나는 그만 웃음을 터뜨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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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촌 곶감(건시 乾枾)마을 persimmon기타 etcetera 2008. 10. 30. 10:39
감나무 Japanese persimmon, persimmon. 학명 Diospyros kaki Thunb 감나무과의 낙엽교목. 학명, 키가 14m까지 자란다. 추위에 약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경기도 지역 이남에서 주로 심는다. 잎은 어긋나고 가죽처럼 질기며 길이 7~17cm, 너비 5~10cm이다. 잎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조그만 꽃병처럼 생긴 꽃은 황백색이며 양성화 또는 단성화로 5~6월에 잎겨드랑이에 핀다. 수꽃은 길이 1cm 정도로 16개의 수술이 있으나 양성화에는 4~16개의 수술이 있다. 암꽃의 암술은 길이 15~18mm이며 암술대에는 털이 있다. 열매는 10월에 주황색 장과로 익는다. 많은 품종이 개량되어 있다. 열매는 처음에는 단단하지만 탄닌을 제거하면 말랑말랑해진다. 감은 홍시를 만들면 높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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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노인기타 etcetera 2008. 10. 28. 16:16
마늘 까는 노인 / 유용주 평생 세월을 빗자루질했다 젖은 몸 아린 마음이었다 습관 속에는 닳고닳은 문턱만큼이나 때절은 머릿수건 둘러쓰고 꽁초까지 말아 꾹꾹 눌러 삭였던 담배 냄새만큼이나 깊은 슬픔이 마디마디 숨어 있다 그 옹이만 남아서 오히려 부드러운 나이테로 마른 눈물과 한을 파종하고 울화로 어혈 든 주름 고랑을 경작하고 살아왔는데 그저께는 하나밖에 없는 손자(아들과 며느리는 교통 사고로 먼저 갔다) 녀석이 방위병인 친구와 술 먹고 남의 집에 뛰어들었다 ------ 준강도 혐의, 38도가 넘는 뙤약볕, 한나절 내내 사람 그림자 없더니 문간에 부고 한 잔 툭 떨어진다 어떤 기척도 저 칡뿌리 노인네를 움직이지 못할 것이다 세상의 모든 걸레인, 세월의 완강한 빗자루인 저 사람 같지 않은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