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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4기타 etcetera 2009. 1. 7. 20:45
예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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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정류장 / 황인숙
오다가 버스도 어디선가 얼어붙어버렸나보다. 하늘은 물 든 지 오랜 갯밭빛이다. 노을의 끄트머리가 녹슨 닻처럼 던져져 있다. 바람결에 한 고랑에 모인 서로 낯모르는 가랑잎들 바스락거린다.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몇이 옹송그리고 있다. 길 아래 교회 첨탑 위 성탄의 별은 소금빛. 살얼음진 바람을 깨뜨리며 한 남자가 저만치 걸어갔다 돌아오고 다시 걸어갔다 돌아오고 점점 더 멀리 걸어나가고. 발톱이 선 강마른 가랑잎이 시멘트 바닥을 긁으며 굴러간다. 가로등이 찬 빛을 뿜으며 맑아진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 문학과지성사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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