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etcet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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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목(苗木)밭기타 etcetera 2008. 3. 18. 12:44
충북 옥천군 이원면은우리나라 묘목생산량이 전국의 40퍼센트, 유통량의 60퍼센트를 차지하는 거대의 집산지다. 묘목축제도 어느덧 10회를 맞이하는데 금년은 3월 28일부터 30일까지로 적혀있는 현수막이 나부낀다. 10년 전에는 북한에 처음으로 묘목을 보내는 화해무드 조성의 공신 노릇도 했다. 들에는 묘목을 출하하기 위해 캐고 캔자리에 다시 심는 작업이 한창이다. 나무를 심고 기르는 것은 사람을 키우는 교육과 같아서 하나부터 열까지 세심한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심기만 하고 돌보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심지 않는 것만 못할 때가 있다. 묘목을 심으며 / 도지민 내 뜨락 가장 양지 바른 곳에다 꼭꼭 다져 가며 널 심는다 누군가 뿌리 채 뽑아 한 길 가에 내 팽개쳐 둔 널 보는 순간 울창했던 산 하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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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류장3-기다림과 떠남기타 etcetera 2008. 3. 2. 21:20
이곳은 소수서원 앞의 버스정류장이다. 아직은 찬 기운이 도는 까닭일까?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의자에 앉질 않고 서서 무료함을 달래고 있다. 기다림의 시간은 왜 길게 느껴지는 걸까? 물리적 시간과 상대적 시간의 개념차는 너무나 커서 마치 뉴턴이 사과가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이유에 대한 의문처럼 깊어진다. 어느새 버스 한 대가 나꿔채듯 아낙들을 싣고 떠났다. 우리도 입장료가 아까워 최초의 사액서원으로 알려진 소수서원(紹修書院)을 포기한다. 편액(扁額)은 명종 임금이 내린 것이라는데... 정류장1 http://ktk84378837.tistory.com/3540 정류장2 http://ktk84378837.tistory.com/3539 정류장3 http://ktk84378837.tistory.com/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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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항(厚浦港) 대게는 구경만 하고기타 etcetera 2008. 3. 2. 21:09
동해까지 와서 장을 안 보면 섭하지. 해서 어쨌거나 후포항으로 기수를 돌렸다. 어판장에서는 배에서 내려지는 대로 경매를 하고 있다. 손놀림이 분주하다. 공판장 밖에서는 칼바람에 아낙들이 생선을 팔다가 몇몇이 둘러앉아 아침인지 저녁인지 모를 식사를 한다. 어민들은 아직도 저렇게 살아가고 있다. 집에선 아들 하나 기다리고 있으니 대게 굵은 걸로 마리당 10,000만원씩 두 마리를 샀다. 아직 철이 좀 일러서 속도 좀 비었다. 3월 28일부터 울진의 대게축제가 후포항에서 열린다니 그때가 제철이겠지. 울진대게 / 오정방 왠지 입맛이 뚝 떨어졌는데 무엇을 먹을까 하고 걱정이 되거든 울진 대게를 한 번 먹어볼 일이다 은혜를 무척 많이 입었는데 무엇으로 보답할까 고민이 되거든 울진대게 몇마리를 선사해볼 일이다 대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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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변항(竹邊港) 대게는 저녁에 맛 보고기타 etcetera 2008. 3. 2. 20:58
대나무가 많았던 동네일까? 요즘 공중파 방송에선 영덕대게가 한물 가고 죽변대게가 뜨고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죽변을 구경하고자 인터넷 검색해서 잡은 은 추위와 귀찮음에 포기하고 눈에 띄는 로 들어갔다. 수족관의 게가 니들도 날 먹으러 왔느냐? 니들이 게맛을 알고 오는기야? 귀신처럼 눈을 부라린다. 안에선 손님들이 연신 게딱지를 떼어내고 밖에선 73세 먹은 할아버지가 연신 게를 찌어내는데 솥에서 뿜어내는 허연 김이 게맛이 좋을 것이란 예감을 한다. 그러나 몇 년 전 아내와 함께 가서 먹던 영덕대게맛이 아니다. 게딱지에 밥 비벼 먹는 맛은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일인데 그만한 옛맛이 아니다. 아마 철이 좀 이른 걸까? 사진 찍는데 정신이 팔려설까? 죽변항. 죽변(竹邊) 기행(紀行) / 김은숙 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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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개지엔 물이 오르고 - 김민정기타 etcetera 2008. 2. 9. 18:37
명절 때마다 딱히 남자들 할 일 없어 조카 데리고 쫄랑거리며 올라간 영국사 처마 밑에는 빨갛게 볼태기 물들여 놓는 천태산 찬바람이 휘몰아쳐도 버들가지 가지마다 줄렁줄렁 매달린 융단같은 봄기운. 그 따스함과 그 부드러움이 손끝에 전해질 때마다 나는 전율하고 만다. 버들강아지 / 문정희 고승을 만나러 높은 산에 가지 마라 절에도 가지 마라 세상에서 가장 낮은 산 그늘 아래 새로 눈뜨는 햇살을 들추면 거기 은빛 머리 부드러운 고승들 무더기로 살고 있다 . 조그만 바위 암자처럼 곁에 두고 얼었던 상처 맑은 물로 풀어 편안한 뿌리 살랑살랑 마음으로 흔들며 솜털이 즐거운 고승들 거기 무더기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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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파는 할멈기타 etcetera 2008. 1. 30. 11:39
대사연 삼천포대교 촬영 1박 출사에 회 한 사라 먹어얄 것 아니가. 해서 찾아간 대교 밑에서 두 할멈이 굴 1kg씩 넣은 비닐봉다리 하나 팔아달라고 애걸하시더라. 넙디한 할멈은 못난 얼굴 어따 내노 고개 돌리는 니나 더 박아라. 점심 먹고 봅시다 하고선 옆에 있던 넙디할멈이 소개해준 진주횟집에 들어가 한 사라 5만원짜리 모듬회를 일행 8명이 두 개 시켜 먹고 나와보니 자리 걷으셨네. 할멈 추운데 다른 사람한테라도 많이 파시요. 사진만 찍고 못 팔아줘서 쫌 미안함네요. 죄송해요. 삼천포(三千浦). 199년에 페지된 행정구역이다. 지금은 사천시에 속해 있다.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말의 뜻을 알기 위해 동네 약국이며 나이 지긋한 아젔를 붙들고 물던 기억이 살아난다. 부산을 출발하여 진주로 가는 기차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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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라, 이 여자가 왜 이래?기타 etcetera 2008. 1. 6. 18:44
부강 일심이발관. 건전 이발소 / 구광렬 머리를 깎는 동안 이발사는 나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딸이 농협에 취직했다, 휘발유보다 경유가 더 비싸지겠다, 보일러가 터졌다 하지만 이야기의 반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벽에 걸린 그림 때문이었다 어미개와 강아지 열 마리를 그리고 있는, 한 화가를 그린 그림 이었다 그중 한 마리가 캔버스 밖으로 발을 내밀어, 그림 속 화가에게 건네고 있었다 그림 속 그림의 강아지의 웃음, 그림 속 화가의 웃음, 그림 밖 내 웃음이 삐거덕거리지 않고 번져나갔다 그제야, 자신의 말을 건성으로 들었다는 걸 안 이발사, 웃었다 밖으로 나오니, 함박눈이 내렸다 건너 성당의 마리아상 속눈썹에까지 쌓일 기세였다 공원놀이터가 보이고, 빈 그네 위에 흰 눈이 쌓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