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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들개지엔 물이 오르고 - 김민정기타 etcetera 2008. 2. 9. 18:37
명절 때마다
딱히 남자들 할 일 없어
조카 데리고 쫄랑거리며 올라간
영국사 처마 밑에는
빨갛게 볼태기 물들여 놓는
천태산 찬바람이 휘몰아쳐도
버들가지 가지마다 줄렁줄렁 매달린
융단같은 봄기운.
그 따스함과 그 부드러움이
손끝에 전해질 때마다
나는 전율하고 만다.
버들강아지 / 문정희
고승을 만나러 높은 산에 가지 마라
절에도 가지 마라
세상에서 가장 낮은 산 그늘 아래
새로 눈뜨는 햇살을 들추면
거기 은빛 머리 부드러운
고승들 무더기로 살고 있다 .
조그만 바위 암자처럼 곁에 두고
얼었던 상처 맑은 물로 풀어 편안한 뿌리
살랑살랑 마음으로 흔들며
솜털이 즐거운 고승들
거기 무더기로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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