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죽변항(竹邊港) 대게는 저녁에 맛 보고
    기타 etcetera 2008. 3. 2. 20:58
     

    대나무가 많았던 동네일까?

    요즘 공중파 방송에선 영덕대게가 한물 가고 죽변대게가 뜨고 있다.

    말이 나온 김에 죽변을 구경하고자 인터넷 검색해서 잡은 <죽변방파제 7호횟집>은 추위와 귀찮음에 포기하고

    눈에 띄는 <신흥상회>로 들어갔다.

    수족관의 게가 니들도 날 먹으러 왔느냐? 니들이 게맛을 알고 오는기야? 귀신처럼 눈을 부라린다.

    안에선 손님들이 연신 게딱지를 떼어내고 밖에선 73세 먹은 할아버지가 연신 게를 찌어내는데

    솥에서 뿜어내는 허연 김이 게맛이 좋을 것이란 예감을 한다.

    그러나 몇 년 전 아내와 함께 가서 먹던 영덕대게맛이 아니다.

    게딱지에 밥 비벼 먹는 맛은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일인데 그만한 옛맛이 아니다.

    아마 철이 좀 이른 걸까? 사진 찍는데 정신이 팔려설까?







     죽변항.

     

     

    죽변(竹邊) 기행(紀行)  /  김은숙




    소리 재운 바다마을로
    낮은 비 되어 스며드네
    봉평 해변 모래밭 위 한참을 머물던
    큰 바람을 바라보다
    그 바람 함께 흔들리며 바다 위 출렁이던
    한 눈빛을 찾아 서면

    세상의 가장 큰 몸짓
    세상의 깊고 깊은 온기
    모든 두려움 접은 채 달려오고
    이 세상 가장 견고한 성(城) 안에
    편히 몸 눕히네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그 바람 바라보던 눈빛 안에
    함께 흔들리는 것
    저 먼 바다 바라보며
    내 안에 큰 바다 크게 품어 안는 것
    바다 닮은 큰 꿈꾸며 출렁이다가
    그 꿈마저 하이얗게 비워내는 것

    겨울 바람 저 편
    비 머금은 죽변항(竹邊港)
    젖은 살 속 수맥 이루는 빗소리로 흐르다
    한 줄기 온기 거두어
    서툰 균형으로 돌아 오네

    '기타 etcete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류장3-기다림과 떠남  (0) 2008.03.02
    후포항(厚浦港) 대게는 구경만 하고  (0) 2008.03.02
    버들개지엔 물이 오르고 - 김민정  (0) 2008.02.09
    굴 파는 할멈  (0) 2008.01.30
    얼라, 이 여자가 왜 이래?  (0) 2008.01.06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