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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루쉰 魯迅公園문화 culture/해외 foreign travel 2015. 7. 30. 21:41
청도 노신공원 안의 노신 동상. 본래 해빈공원인데 1950년 노신(魯迅)이 다녀간 것을 기념하여 노신공원을 세웠다. 아큐정전과 광인일기로 익숙한 노신의 수필 가운데 조화석습(朝花夕拾)이 있다.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는 우리 말 해석이 적절한가? 다음과 같이 이어지는 글귀가 있기 때문이다. "명망있는 학자와 이야기할 때는 상대방의 말 가운데 군데군데 이해가 되지 않는 척 해야 한다. 너무 모르면 업신여기게 되고 너무 잘 알면 미워한다. 군데군데 모르는 정도가 서로에게 가장 적합하다." 어떤 상황에 즉각 대응하지 않고 인내하고 기다렸다가 반응하라! 며 삶의 지혜를 이야기한다. 로마신화에 나오는 미네르바(Minerva)의 부엉이까지 등장시킨다. 부엉이(혹 올빼미)는 어두워져야 날개를 펴는 지혜의 상징물이다. 중국의 근대화를 기획했던 수많은 사람 가운데에서 마오저뚱(毛澤東)이 혁명가, 정치가로서의 면모를 지니고 있다면, 루쉰은 사상가, 문화운동가의 면모를 보여주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칭따오 노신공원 입구에는 제1해수욕장에서 걷어낸 녹조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우리 서해안 쪽에 보이지 않던 녹조가 중국 동해안 쪽에는 비행기에서도 내려다 보였다.
더위에 지친 아이일까 사는 것이 힘들어서일까. 중국 소년 하나가 힘들어 하고 있다.
김일성대학을 나온 공무원 출신 나와 동갑내기인 협회 부장이 해설을 하고 있다.
딸 하나가 있는데 일본 도쿄에서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는 결혼도 않고 귀국도 않는다고 푸념을 한다.
노신공원.
공원의 노신 시비.
노신 시비.
산책길에 늘어선 노신시랑.
노신시랑(魯迅詩廊).
루쉰은 중국 근대 문학의 개척자로 알려져 있으며 1918년 <광인일기>, 1921년 <아Q정전> 등의 대표작을 통해 봉건적 중국사회와 유교적 도덕관을 비판했다. 광인일기는 처녀작이고 구어문학이나 문학혁명 최초로 실천한 작품이다. 아Q정전은 신문학의 승리를 확인하고 또한 작가 루쉰의 지위를 확립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 소설은 '아Q'라는 날품팔이 노동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봉건적인 중국사회가 만들어낸 민족적 비극을 풍자하여 전형화(典型化)한 것인데, 독자들은 자기 자신 속에 숨어 있는 아Q 기질에 충격을 받았고 이 작품은 곧바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1930년에 '중국좌익작가연맹'[左聯]이 출범했는데 루쉰은 그 발기인이 되었다. 1936년 56세의 나이에 폐병으로 사망한다.
노신공원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면 제1해수욕장(회천해수욕장)으로 연결된다.
청도 제1해수욕장.
동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커 35만명을 수용한다는 해수욕장은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루쉰공원과 칭따오해수욕장.
김만중 http://ktk84378837.tistory.com/4465 부용 묘 http://ktk84378837.tistory.com/4249
안축 http://ktk84378837.tistory.com/399 양산가비 http://ktk84378837.tistory.com/4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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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신 / 김광균
시를 믿고 어떻게 살아가나
서른 먹은 사내가 하나 잠을 못 잔다.
먼 기적 소리 처마를 스쳐가고
잠들은 아내와 어린것의 베갯맡에
밤눈이 내려 쌓이나 보다.
무수한 손에 뺨을 얻어맞으며
항시 곤두박질해 온 생활의 노래
지나는 돌팔매에도 이제는 피곤하다.
먹고 산다는 것
너는 언제까지 나를 쫓아오느냐.
등불을 켜고 일어나 앉는다.
담배를 피워 문다.
쓸쓸한 것이 오장(五臟)을 씻어 내린다.
노신이여
이런 밤이면 그대가 생각난다.
온 세계가 눈물에 젖어 있는 밤
상해(上海) 호마로(胡馬路) 어느 뒷골목에서
쓸쓸히 앉아 지키던 등불
등불이 나에게 속삭거린다.
여기 하나의 상심한 사람이 있다.
여기 하나의 굳세게 살아온 인생이 있다.
루쉰은 '현재의 우리들의 문학 운동에 대하여'란 기록에서 "작가란 그 어떤 인물을 그리든, 그 어떤 소재를 사용하든 자유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작품에 '민족혁명 전쟁'이란 꼬리를 달고 그것을 기치로 삼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있는 것은, 작품 뒤에 붙인 슬로건이 아니라, 그 작품 속에 깃들여 있는 진실한 생활, 눈부신 투쟁, 약동하는 맥박, 사상과 정열이기 때문이다." 라고 술회했다.
'고향' 마지막 장면에 "희망이라는 것은 원래 있는 것이라 할 수도 없다. 실상 땅 위에 본래부터 길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니는 사람이 많아지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아침 꽃을 저녁에 줍다* / 이은규
아침 꽃을 저녁에 주울 수 있을까
왜 향기는 한순간 절정인지
아침에 떨어진 꽃잎을 저녁에 함께 줍는 일
그러나 우리는 같은 시간에 머물지 않고
떠도는 발자국 하나
지구의 원점,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날 때
흩어진 별들의 고개 기울어지다
알고 있니 천문대의 자오선을 경계로 하루쯤 시차가 난다는 걸, 그도 괜찮지만 착란은 날짜변경선이 지나는 나라의 일, 언제나 거짓말 같은 새벽과 짙은 농담의 밤이 찾아오는 곳
감은 눈동자 위로 반짝이는 열(熱 )
이별은 이 별에서 헤어지는 중입니다
새의 깃도 바람에 해어지는 중입니다
기억하자 날짜변경선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넘으면 하루 늦게, 반대의 경우 하루가 빨라진다는 걸, 착란의 시간과 변하지 않을 운명에 대한 예감은 잠시 접어두기
문득 망설이던 긴 꼬리별
역일(曆日)의 선을 그으며 떨어지는 순간
때를 달리한 연인은
아침 꽃을 저녁에 주울 수 없고
우리는 너와 나로 파자(破字)되어 단출할 뿐이다
이제 잊는 것으로 기다릴까
향기로운 새의 부리가 전해줄 꽃의 절정
한 잎은 이쪽으로
한 잎은 저쪽으로
*루쉰의 산문<朝花夕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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