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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가12기타 etcetera 2014. 4. 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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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탄가스 / 정윤칠
싸늘한 방에 추운 냉기가 혼자 잠을 자다 출근하고
아직 나는 젊었다.
추운 겨울날 산내끼에 연탄 한 장 사오고 신문지로
숯 탄에 불붙이려면 매캐한 연기 부엌을 채우고
눈물 짜낸다.
찬밥 한 덩이에 라면 국물 말아먹는 밥
허기는 속아 넘어가고
창자는 부풀어 올라 두드리면 북이 된다.
내 얼굴 부어올라 알아보지 못하겠구나.
새벽에 생명이 꺼지고 냉골에 가스가 엄습해도
바람구멍 날 구하고 연탄가스에 취한 머리는 어지럽다.
비좁은 방에
앉은 뱅이 책상하나 간이 옷장하나 연탄 곤로가 세간의 전부인데
뚫어진 양말 혼자 기우며 바능은 엉성한 그물을 만든다.
여러겹 신어도 춥다 발가락이...
오래된 이부자리 이미 때에 절었고 시골 어머님이 오셔야 깨끗해 질터인데
얼마 전 부쳐주신 쌀자루에 벌써 일년 걱정은 달아났다.
김장 김치 한동이가 왜 이리 반가운지
친구와 반 칸 방안에 멸치손님 놓고 술에 취하여
녹녹히 침을 흘리며 행복한 꿈을 꾸었다.
뱃속 싸늘한 신호는 밖에 눈 내린 마당을 지나
공동변소에서 볼일 보고 돌아 왔다.
싸늘한 방에
오늘은 친구가 라면 봉지를 들고 왔다.
잠을 자고 가겠다기에 시커먼 연탄 향불을 피웠다.
둘다 싸늘한 방귀신이 될터인데
회사동료가 와서 깨운다.
병실에서 눈 떠보니
참 세상은 아름다웠다.
연탄가스에 헝크러진 머리카락이 솔솔 하늘 그림 그렸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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