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etcet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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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 태평염전-기타 etcetera 2012. 2. 29. 13:22
소금 창고 먼지를 쓸어내며 봄맞이에 한창인 인부들의 표정에도 희망이 보인다 염전엔 아직 풀리지 않은 살얼음이 더디게 오는 봄을 기다리고 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면 좌측으로 펼쳐진 염전 너머 다도해가 아득하다 부동 자세로 진중하게 먹이를 기다릴 줄 아는 왜가리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면앞쪽으로 우리나라 최대의 태평염전이 가지런히 펼쳐진다 출입제한구역 팻말이 좀 부담스러운 차에 작업반장이 다가와 신고하고 왔냐고 묻는다 출하를 기다리며 바리바리 쌓여있는 천일염까지는 나홀로 찰칵! 눈 앞에 펼쳐진 한 폭 산수화가 가슴 속에 새겨진 엘도라도 리조트를 마련해 준 소금내와 송진내가 어울어진 해송숲을 킁킁거리며 산책하는 맛이란,,,,, 처남 내외와의 그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기념 사진 한 컷! 태평염전-전남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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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목대신(槐木大神)-기타 etcetera 2012. 2. 20. 13:00
불의를 보았나 주먹을 단단히 움켜쥐고 낭떠러지에 오도커니 양반은 곁불을 쬐지 않는다는 갈수록 의지해야 감히 연리지라 할 수 있거늘 뻥 뚫린 내 속좀 봐 차라리 짐승으로 사는게 어떨지... 상처라고 다 흉하지 않아 괴목대신(槐木大神)이 되어 구제하리라 http://www.wikitree.co.kr/main/news_view.php?id=56931 갑사. 괴목 / 신동옥 달빛 속에 기다란 매듭처럼 엉킨 길 끄트머리 기름 때 묵은 침목 아래 아이를 묻는다는 어느 먼 도시의 이름이 새겨진 열차 한 량 굽고 파인 모퉁이 하나 없는 길을 달렸겠다 먼지 한 점 내려앉는 법 없이 입술을 일자로 앙다문 역무원이 전하는 다음 행선지는 응…… 응…… 고개 숙이지 않고 젖지 않고 강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법은 지금 여기를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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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메기 빨래기타 etcetera 2012. 2. 7. 16:18
물메기를 잡아다 물메기를 건져다 온몸을 반으로 갈라 속을 쏙 비우고 바닷물에 적셔내 허리가꺾이게끔 척척 걸쳐 널면 아, 속살이 밝다 차가운 해풍이 소금기를 몰고와 간이 배면 하얀 빨래가 된다 금오산. 금오산 동백꽃 / 최남균 동백은 금오산 길목 어부가 되어 봄 파도 해루질하다 풍랑을 삼킨 바다의 코에 낚인다. 솟구치는 둥근 코의 벌겋게 달아오른 숨구멍 황소의 눈물이 그렁거리고 향일암 목어의 마른 눈물 출렁거린다. 기암이 절벽이라도 코에 걸려야 절경이듯 봄 오기까지는 뼈까지 후비는 아픔 스스로 감내해야 한다. 온통 볕에 걸린 빨랫줄 물메기처럼. 그해 겨울엔 잔파도에 동백꽃이 절정이었네.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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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나무기타 etcetera 2012. 2. 1. 21:05
보문산성. 나목(裸木) / 신경림 (1936-2024) 나무들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서서하늘을 향해 길게 팔을 내뻗고 있다밤이면 메마른 손끝에 아름다운 별빛을 받아드러낸 몸통에서 흙 속에 박은 뿌리까지그것으로 말끔히 씻어내려는 것이겠지터진 살갗에 새겨진 고달픈 삶이나 뒤틀린 허리에 밴 구질구질한 나날이야부끄러울 것도 숨길 것도 없어한밤에 내려 몸을 덮는 눈 따위 흔들어 시원스레 털어 다시 알몸이 되겠지만알고 있을까 그들 때로 서로 부둥켜안고온몸을 떨며 깊은 울음을 터뜨릴 때멀리서 같이 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