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etcet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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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래기와 메주기타 etcetera 2012. 12. 13. 11:03
과례마을 우거지와 시래기. 우거지의 어원은 '웃걷이'에서 온다. '웃'은 '위(上)' 또는 '겉(外, 表)'이다. 우거지란 야채의 겉부분 또는 윗부분을 걷어낸 것을 말한다. 따라서 우거지는 배추 만이 아니라 무청의 겉부분까지 걷어낸 웃걷이>웃거지>우거지 인 것이다. 에 1. 푸성귀를 다듬을 때 골라놓은 겉대. 2. 김장이나 젓갈 따위의 맨 위에 덮여 있는 품질이 낮은 부분이다. 시래기는 지역에 따라 씨래기·시라구·시락지·실가리·씨레이·씨렉 등으로 불린다. 에 따르면 시래기는 ‘무청이나 배추의 잎을 말린 것’이다. 몇 년 전 통영 서문시장에서 먹어본 시락국을 잊지 못한다. 경상도에선 무나 배추의 시래기는 물론이요, 단배추의 노란 속잎을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 넣어 끓인 토장국도 시락국이라고 한다. 최창렬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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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기타 etcetera 2012. 12. 8. 20:38
첫눈 http://ktk84378837.tistory.com/940 http://ktk84378837.tistory.com/4416 내게 당신은 첫눈 같은 이 / 김용택 처음 당신을 발견해 가던 떨림 당신을 알아 가던 환희 당신이라면 무엇이고 이해되던 무조건, 당신의 빛과 그림자 모두 내 것이 되어 가슴에 연민으로 오던 아픔, 이렇게 당신께 길들여지고 그 길들여짐을 나는 누리게 되었습니다. 나는 한사코 거부할랍니다. 당신이 내 일상이 되는 것을. 늘 새로운 부끄럼으로 늘 새로운 떨림으로 처음의 감동을 새롭히고 말 겁니다. 사랑이, 사랑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요. 이 세상 하고 많은 사람 중에 내 사랑을 이끌어 낼 사람 어디 있을라구요. 기막힌 별을 따는 것이 어디 두 번이나 있을법한 일일라구요.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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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메기기타 etcetera 2012. 12. 3. 14:32
말과메기의 어원은 관목(貫目)이다. 과메기의 어원인 ‘관목청어(貫目靑魚)’라는 한자어를 풀면, ‘청어의 눈을 뚫어 말렸다’는 뜻이다. 청어는 지구의 북반구에 위치한 지역에서는 흔한 겨울 생선이다. 그래서 어느 지역이든 청어를 말리거나 소금에 절이거나 해서 저장을 하였다. 우리 조상들은 청어를 말렸다. 이를 관목이라 불렀다. 청어를 부엌 살창에 걸어 말리면 아궁이의 연기가 살창으로 빠져나가면서 훈제를 하게 되는데, 이를 특별히 연관목(烟貫目)이라 불렀다. 광복 즈음 우리나라 근해에 청어가 사라졌다. 1971년 잠시 풍어를 보였을 뿐 현재까지도 청어는 잘 잡히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포항 사람들은 청어 대신에 꽁치를 려 예전 관목 대하듯 하였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청어의 어획량이 크게 줄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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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회 동산의밤 학생축제기타 etcetera 2012. 11. 27. 14:54
고교축제만 해도 열정과 순수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사물놀이 동아리 '동고사패'의 개막 공연에 이어 진행된 프로그램엔 개그콘서트를 흉내 낸 웃음보따리와 신나는 일렉트릭 기타 연주도 하고 검도 시범은 런던올림픽에서 울던 신아람 선수의 기억을 되살리게 하였다. 아따 고1에 불과한 그 녀석 트로트는 참 가슴 미어지게 뽑아대고 초청 인디밴드 러버더키(Rubber Duckie)의 연주에 스트레스 팍팍 날려버리고 성모여고 댄스팀 언데드에는 정신 왕창 한꺼번에 뻥뻥 외출 나가고 기간제의 한을 날려버리는듯한 젊은 선생님의 패기엔 감동이 뚝뚝 묻어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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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출정식기타 etcetera 2012. 11. 12. 16:12
수학능력시험 http://ktk84378837.tistory.com/4364 http://ktk84378837.tistory.com/5429 대학수학능력시험 / 윤민희 그 날이 있기 전에는 새벽은 다 똑같은 줄 알았다 밤새 뒤척인 새벽은 무겁고 진중하다 침묵으로 기도하고 예의로써 움직인다 도시락에 넣는 밥 한 술 사과 한 쪽 초콜릿 한 조각 수험표와 볼펜 한 자루까지 꼼꼼히 되짚어본다 삼년동안 손에 있던 책가방도 오늘은 새롭다 다시 보고, 돌아 봐도 마침표가 안 되는 예사롭지 않은 아침이다 온 몸이 차분하고 조심스럽다 모든 것이 의미있는 존재로 새벽을 맞는 하나하나에 기도문이 부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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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기타 etcetera 2012. 6. 13. 09:14
보령. 대천항 http://ktk84378837.tistory.com/109 하늘의 그물 / 정호승(1950 - ) 하늘의 그물은 성글지만 아무도 빠져나가지 못합니다 다만 가을밤에 보름달 뜨면 어린 새끼들을 데리고 기러기들만 하나 둘 떼지어 빠져나갑니다 이 시는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서, 성긴 듯하지만 죄 있는 자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天網恢恢 疎而不漏)"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을 패러디하고 있습니다. [도덕경]은 경(經)이지 시(詩)가 아닙니다. 그런데 시인은 노자의 말씀에 을 등장시켜서 경(가르침)의 칠판을 시(감동)의 캔버스로 전환시킵니다. 보름달이 뜬 가을밤 하늘이라는 무욕의 공간을 날아가는 기러기떼 - 더구나 새끼들을 거느린 - 를 상상해 보십시오. 어쩐지 슬프도록 죄 없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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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소기타 etcetera 2012. 6. 4. 21:27
곰처럼 생긴 곰섬 앞 바다에 깊은 소가 있어 곰소라는 지명이 유래되었다. 풀치 곰소. 곰소항-젓갈 / 송수권 자욱하다 진창이 된 저 삶들, 물이 썬 다음 저 뻘밭들 달빛이 빛나면서 물고랑 하나 가득 채워 흐르면서 아픈 상처를 떠올린다 저 봉합선(縫合線)들, 이 세상 뻘물이 배지 않은 삶은 또 얼마나 싱거운 것이랴 큰 소리가 큰 그늘을 이루듯 곰소향의 젓갈맛 속에는 내소사의 범종 소리가 스며 있다 밤배를 타고 뻘강을 건너온 사람들, 소금을 뿌리고 왕새우를 굽는 철판에서도 그 오그라붙는 왕새우 수염 속에서도 물비린 소리는 살아서 자욱하다 남도의 밤 식탁 / 송수권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