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landscape
-
월송정(月松亭) 일출풍경 landscape 2008. 3. 2. 21:06
국내 유일의 유황온천인 백암의 피닉스호텔에서 아침 6시에 일어나 30분 온천을 하고 나니 온몸이 매끈매끈하다.명성에 걸맞게 물이 깨끗하고 맑고 매끄러워 더 있고 싶었지만 일출 촬영을 하고 8시에 식사를 하려면 시간이 빡빡하다.요즘 카메라에 관심이 있다는 박대국과 이현형을 깨워 나왔더니 눈발이 날리고 먹구름이 깔렸다.그러면 그렇지 무슨 횅재를 하겠다고... 그래도 동해를 보지 않으면 억울할 것 같아 평해 거쳐 월송정에 닿았다.김명인의 시에서처럼 '질풍노도' 같이 '갈기 휘날리며 달려오는' 바람이 거세고 기온이 차다.월송정은 신라의 화랑인 永 ·述 ·南石 ·安祥이 이곳의 울창한 송림에서 달을 즐기며 선유(仙遊)하였다는 정자이다. 월나라에서 가져온 소나무 씨앗으로 숲을 이루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소나무와 어..
-
창선 삼천포대교풍경 landscape 2008. 2. 19. 14:58
여러번 지나다니면서도 야경을 찍을 수가 있나. 결국 대사연 출사에서 1박 하며 삼천포대교를 담았다. 못내 아쉬운 것은 천변에 유채가 노랗게 핀 봄이라면 화려함의 극치겠으나 멋적은 겨울이니 밤기운만 차가운게 아니다. 각산에서 내려다본 삼천포대교 야경은 그 풍광이 너무 빼어나서 숨이 막힐 지경이다. 포인트는 각산의 봉화대라고 하는데 아래 그림은 파랭이 정해숙님이 죽어도 못가겠다고 하여 야밤에 동행할 사람이 나밖에 없는지라 각산의 산성에서는 보이질 않고 그 아래서 보는 전망이다. 봉화대까지 오른 일행은 신주식님 한상준님 이종부님 셋뿐. 나는 파랭이님 손을 부여잡고 기우뚱거리며 차근차근 이 이야기 저 이야기를 해가며 여기서 만족해야 했다. 파랭이님은 모스크바로 3년 예정 사진 유학을 갔다가 3개월 관광비자로는 ..
-
도시의 일몰풍경 landscape 2008. 2. 4. 14:04
이 길은 내가 11년동안 정림동 우성아파트에 살면서 넘나들던 육교 길이다.퇴근길이면 서족으로 서쪽으로 가던 길이다.서쪽은 내게 귀인이 나타나 도와준다고 계시받은 길이다.어느 점집엘 가더라도 누구에게든지 서쪽이 길하다고 알려주던 길이다.서쪽으로 서쪽으로 가다보면 서방정토가 나올 줄 알았다.그곳이 서방정토인 줄 알고 살다가 1억2천5백을 주고 팔았다.더 이상 서쪽으로 가면 대전권역을 벗어나야 하므로 우린 다시 동쪽으로 머리를 돌렸다.동쪽으로 온 집은 과거 국방부기계창 자리에 들어선 금호어울림아파트다.돈으로 따지자면 1층인데도 2억3천이니 여기가 정토다.북쪽 신도시로 가면 크로바아파트라던가 8억짜리가 있으니 정토가 분명한가.애초부터 신도시쪽은 인연이 없는지 다섯 번이나 떨어져 분양 한 번 받지 못했다.진정한 ..
-
맛 있는 호(胡)떡풍경 landscape 2008. 1. 15. 20:49
오늘은 신탄진 장날이다. 빗줄기 한 번 긋고 지나가더니 제법 콧궁뎅이 시리다. 뱅글뱅글 돌다가 찬바람 피해 들어간 수퍼에서 아내는 봄동이며 오이며 시금치며 자반고등어를 세일가격으로 한 보따리 사들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뎅국물 건너뛰고 침이 꼴깍 넘어가는 풀빵도 넘기고 며칠 전부터 웬 호떡이 그리 먹고 싶지? 천 원에 세 갠데 줄을 서 기다린다. 흑설탕에 땅콩가루를 섞었다. 호떡 팔아 자식 키웠수? 자식 둘 다 잘 키웠어요. 시집 장가 다 보내고 용돈 벌겸 시간 보낼겸 놀면 머해유? 한 주에 세 번만 장사를 한다. 오늘은 신탄장 내일은 유성장 모래는 옥천장이다. 나두 유성장자주 가는데 .. 농협수퍼 앞에서 해유. 아, 거기요. 그럼유성장 가거든 봐요. 신탄진오일장. 화순 http://ktk84378837..
-
철새 저 멀리서 날다풍경 landscape 2007. 12. 5. 19:49
대사연 11월 출사는 서천 신성리 금강하구언이다. 어쩌다가 목적지가 변경되어 가창오리를 잡으러 갔다. 주남저수지, 천수만 얘길 하다가 토요일 오후라 가까운 서천 신성리 갈대밭이 있는 금강하구언으로 달렸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수십 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군무를 지어 날아오르는 꿈을 제각기 가슴속에 품고 달렸다. 해가 지기까지 찬바람은 머리를 맑고 시원하게 했으며 어둠이 내려앉는 세상은 고요하기만 했다. 마침내 저녁노을은 거짓말처럼 생기지도 않았고 가창오리는 저쪽으로 군산쪽으로만 날았다. 꿈은 항상 아름답지만 현실은 늘 그렇지 않다는 것. 수꿩 장끼나 청둥오리와 마찬가지로 가창오리도 수컷의 외관이 암컷보다 훨씬 화려하다. 특히 양쪽 뺨의 황색과 녹색의 태극문양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다. 라틴..
-
알고보니 말채나무풍경 landscape 2007. 12. 1. 09:46
저기 저렇게 외로이 서 있는 팽나무는 이 마을 터줏대감이다. 전쟁놀이 하던 시절, 딱총을 만들면 총알이 있어야 했다. 전쟁 중인 병사에게 팽나무는 그늘만 주는 것이 아니라 총알까지 공급하고 있었다. 총알 하나하나에는 씨앗이 하나씩 들어있는데 그때에는 열매 하나하나가 추억인 줄 아는 녀석들은 없었다. 적군을 사살하기 위해 마구 쏘아댈 뿐이었다. 팽나무는아직도 우뚝하지만 아이들은 보이질 않고 웃음소리만이 깔깔거린다. 안개처럼 맴돌고 있는 것은 희미해진 전설이다. 팽나무집 그 아래 문 닫힌 이발소가 있다. 성묘 전 산소만큼이나 풀이 자랄쯤이면 공포와 스트레스로 치를 떨었다. 그곳엔 머리를 쥐어뜯는 무시무시한 바리깡이 버짐 핀 대가리를 쳐박은 많은 아이들을 누런 콧물을 훌쩍이면서 기다리고 있다. 모두들 창피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