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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송정(月松亭) 일출풍경 landscape 2008. 3. 2. 21:06
국내 유일의 유황온천인 백암의 피닉스호텔에서 아침 6시에 일어나 30분 온천을 하고 나니 온몸이 매끈매끈하다.명성에 걸맞게 물이 깨끗하고 맑고 매끄러워 더 있고 싶었지만 일출 촬영을 하고 8시에 식사를 하려면 시간이 빡빡하다.요즘 카메라에 관심이 있다는 박대국과 이현형을 깨워 나왔더니 눈발이 날리고 먹구름이 깔렸다.그러면 그렇지 무슨 횅재를 하겠다고... 그래도 동해를 보지 않으면 억울할 것 같아 평해 거쳐 월송정에 닿았다.김명인의 시에서처럼 '질풍노도' 같이 '갈기 휘날리며 달려오는' 바람이 거세고 기온이 차다.월송정은 신라의 화랑인 永 ·述 ·南石 ·安祥이 이곳의 울창한 송림에서 달을 즐기며 선유(仙遊)하였다는 정자이다. 월나라에서 가져온 소나무 씨앗으로 숲을 이루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소나무와 어우러진 바다경관이 뛰어나 월송정(月松亭)이라고도 하는데 관동8경(關東八景) 의 하나다. 송강(松江) 정철(鄭澈)이 관동별곡(關東別曲)에서 북두칠성을 국자로, 동해바다를 술로 비유하여 취하기 먹으며 백성들도 모두 취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위정자의 애민정신을 드러낸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정철의 관동별곡에는 유일하게 언급되지 않은 관동팔경의 하나이다.
관동팔경 중 제일 남쪽에 위치한 월송정(越松亭)은 팔작지붕 주심포, 고상누각으로 고려시대에 창건되었고, 조선중기 관찰사 박원종(朴元宗)이 중건하였으나 세월이 흘러 퇴락되었던 것을 1933년 향인(鄕人) 황만영(黃萬英)등이 다시 중건하였다. 그 후 일제말기 제2차 세계대전 중 적기(연합군) 내습의 목표가 된다 하여 월송 주둔 일본군에 의해 철거당하여 폐허가 되었던 것을 1969년 4월 평해·기성·온정면 출신의 재일교포로 구성된 금강회(金剛會)의 후원을 받아 철근2층 콘크리트의 현대식 건물로 정자를 신축하였으나, 옛 모습을 찾을 수 없다 하여 1979년 해체하고 새 설계 아래 도비 8천만원으로 1980년 7월에 옛 모습으로 복원하였다. 울진 평해의 월송정.
김홍도의 월송정.
파도 / 김명인
한때 질풍노도가 내 삶의
열망이었던 적이 있다.
월송정아래 갈기 휘날리며 달려오는
달려오다 엎어지는 겨울 파도를 보면
어째서 제자리를 지키는 일이 부끄러움이며
떠밀려 부서져도 필생의 그 길인지,
어떤 파도는 왜 핏빛 노을 아래 흥건한 거품인지.
희망과 의욕을 뭉쳐놓지만 되는 일이 없는
억장 노여움이 저 파도의 막무가낼까?
한치 앞가림도 긁어내지 못하면서
바위에 몸 부딛혀 스스로를 망가뜨리며
파도는 그래서 여한 없이 홀가분해지는 걸까?
한꺼번에 꺾어버리는 일수(日收)처럼 운명처럼,
매운 실패가 생살을 저며내는 동안에 파도는
부서진 제 조각들 시리게 끌어안는다.
다 털린 뒤에도 다시 시작하려고
시렁에 얹힌 먼지를 털어내고
비싼 일수를 찍으며 구멍가게 유리창
밖을 하루 종일 내다보지만
이제는 갈기 세워 몰고 갈 바람도 세간 속으로
들이닥칠 기력조차 쇠잔해진
한때 질풍노도가
越松亭 (월송정) / 숙종(肅宗)
仙郞古蹟將何尋 (선랑고적장하심) 화랑들 놀던 자취 어디 가서 찾을 건고
萬樹長松簇簇森 (만수장송족족삼) 일만 그루 푸른 솔이 빽빽한 숲이네.
滿限風沙如白雪 (만한풍사여백설) 눈에 가득한 흰 모래는 백설인 것 같은데
登臨一望興難禁 (등림일망흥난금) 한번 올라 바라보매 흥겹기 그지없네
월송정(越松亭) / 원천석(元天錫)
松陰十里白沙平(송음십리백사평) : 솔 그늘 십리에 백사장은 평평한데
亭外晴雷驟浪聲(정외청뢰취낭성) : 정자 밖엔 마른 우뢰, 물결 소리 빠르구나
境勝難容塵世足(경승난용진세족) : 좋은 경치 속세의 자취 용납하지 어려우니
臨風暫憩愧吾行(임풍잠게괴오행) : 바람을 맞으며 잠시 뒤니 나의 행식이 부끄럽다
월송정 / 이행(李行)
滄溟白月半浮松(창명백월반부송) 넓은 바다 위로 밝은 달은 솔숲에 걸려 있는데
叩角歸來興轉濃(고각귀래흥전농) 소뿔을 끌어당기며(소를 타고) 돌아오니 흥이 더욱 깊구나.
吟罷亭中仍醉倒(음파정중잉졸도) 시를 읊다가 취하여 정자 가운데에 누웠더니
丹丘仙侶夢相逢(단구선여몽상봉) 단구(丹丘 ; 신선들이 산다는 가상적인 곳)의 신선들을 꿈속에서 만나네.
越松亭畔海月初窺(월송정반해월초규) 월송정 언덕에 해월이 갓 떠오를 제,
彼其輻巾壺酒叩角逍遼者(피기폭건호주고각소요자) 저 복건 쓰고 호리병 술을 차고,
是老子耶疑之耶(시노자야의지야) 뿔을 두드리며 소를 타고 가는 사람 노자인가 누구인가?
中庵只得畵外面(중암지득화외면) 중암은 다만 겉모습을 잘 그렸지만
先生心事有誰知(선생심사유수지) 선생의 심사를 누가 알리오.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 중에서 월송정 부분
드러난 소나무 뿌리를 베고 누워 선잠이 얼핏 들었는데, 꿈에 한 사람이 나에게 이르기를, “그대를 내가 모르랴? 그대는 하늘나라의 차 신선이라, 황정경 한 글자를 어찌 잘못 읽고 인간 세상에 내려와서 우리를 따르는가?
잠시 가지 말고 이 술 한 잔 먹어 보오.”
북두칠성과 같은 국자를 기울여 동해물 같은 술을 부어 저 먹고 나에게도 먹이거늘, 서너 잔을 기울이니 온화한 봄바람이 산들산들 불어 양 겨드랑이를 추켜올리니, 아득한 하늘도 웬만하면 날 것 같구나.
“이 신선주를 가져다가 온 세상에 고루 나눠 온 백성을 다 취하게 만든 후에, 그 때에야 다시 만나 또 한 잔 하자꾸나.”
말이 끝나자 신선은 학을 타고 높은 하늘에 올라가니, 공중의 옥통소 소리가 어제던가 그제던가 어렴풋하네.
나도 잠을 깨어 바다를 굽어보니, 깊이를 모르는데 하물며 가인들 어찌 알리. 명월이 온 세상에 아니 비친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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