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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있는 호(胡)떡풍경 landscape 2008. 1. 15. 20:49
오늘은 신탄진 장날이다.
빗줄기 한 번 긋고 지나가더니
제법 콧궁뎅이 시리다.
뱅글뱅글 돌다가
찬바람 피해 들어간 수퍼에서
아내는 봄동이며 오이며 시금치며 자반고등어를
세일가격으로 한 보따리 사들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오뎅국물 건너뛰고
침이 꼴깍 넘어가는 풀빵도 넘기고
며칠 전부터 웬 호떡이 그리 먹고 싶지?
천 원에 세 갠데 줄을 서 기다린다.
흑설탕에 땅콩가루를 섞었다.
호떡 팔아 자식 키웠수?
자식 둘 다 잘 키웠어요.
시집 장가 다 보내고
용돈 벌겸 시간 보낼겸
놀면 머해유?
한 주에 세 번만 장사를 한다.
오늘은 신탄장
내일은 유성장
모래는 옥천장이다.
나두 유성장자주 가는데 ..
농협수퍼 앞에서 해유.
아, 거기요. 그럼유성장 가거든 봐요.
신탄진오일장.
화순 http://ktk84378837.tistory.com/2477 대사동 http://ktk84378837.tistory.com/2486 신탄진 http://ktk84378837.tistory.com/3520
호떡집 할머니 / 이상호
“할머니,호떡 천 원어치만 주세요”
“엿다 천 원어치”
“어째 지한테는 두 개만 준대유? 저기 저 꼬마들에겐 세 개나 주면서”
“쯧쯧..소견머리 하구는 썩게도 생겼네, 강아지들은 많이 먹고 얼릉 커야제…
똥배는 뽈록 나와 가지구”
“지 배가 나왔다고요? 볼래요? 이래 뵈도 이거 인격예요, 인격”
“뭐시여? 이눔아! 인격 다 얼어 죽었다냐, 니눔 배때기 지름땜시 전쟁 나것다.”
“그럼, 하나만 주세요. …”
“안뒈여, 이눔아! 공정가격이 천 원에 두 갠께, 대명천지에 흰소리 고만하구 어여 가 일 봐! 넋 빠진 눔…”
할머니는 욕을 파는지, 호떡을 파는지, 또 다른 것을 파는지 모르겠다.
동네 꼬마 녀석들,
할머니가 밀가루 반죽을 철썩 때리면, 녀석들도 궁둥이를 움찔
할머니가 반죽을 쭈욱 뽑으면, 녀석들도 모가지를 쑤욱
할머니가 반죽을 철판에 척 던지면, 녀석들도 발을 콩
할머니가 반죽을 지그시 누르면, 녀석들도 어깨동무를 한다.
녀석들 할머니께서 주신호떡 맛있게도 먹는다.
욕 먹고,호떡 먹고, 또 무언가를 맛있게도 먹는다.
오늘 같은 날…
저호떡 하나 부모님께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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