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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새 저 멀리서 날다
    풍경 landscape 2007. 12. 5. 19:49



     

    대사연 11월 출사는 서천 신성리 금강하구언이다.

    어쩌다가 목적지가 변경되어 가창오리를 잡으러 갔다.

    주남저수지, 천수만 얘길 하다가 토요일 오후라 가까운 서천 신성리 갈대밭이 있는 금강하구언으로 달렸다.

    붉게 타오르는 저녁노을을 배경으로 수십 만 마리의 가창오리가 군무를 지어 날아오르는 꿈을 제각기 가슴속에 품고 달렸다.

    해가 지기까지 찬바람은 머리를 맑고 시원하게 했으며 어둠이 내려앉는 세상은 고요하기만 했다.

    마침내 저녁노을은 거짓말처럼 생기지도 않았고 가창오리는 저쪽으로 군산쪽으로만 날았다.

    꿈은 항상 아름답지만 현실은 늘 그렇지 않다는 것.

     

    수꿩 장끼나 청둥오리와 마찬가지로 가창오리도 수컷의 외관이 암컷보다 훨씬 화려하다. 특히 양쪽 뺨의 황색과 녹색의 태극문양이 아름다운 것으로 유명하다. 라틴어 학명(Anas formosa)도 아름다운 오리라는 뜻이다.

    우리말 이름 ‘가창’은 뺨에 태극무늬가 있어 둥글다는 뜻의 일본어가 결합된 것이라거나, 그 모습이 유리처럼 예쁘다고 해서 지어졌다고 전해지지만 확실한 증거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가창오리는 우리나라를 가장 많이 찾는 철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34만8319마리가 한국을 다녀갔다. 봄과 가을 한국을 거쳐 가는 철새다. 4~7월 한 배에 6~9개의 알을 낳는데, 알을 품는 기간은 약 26일이며 암컷이 품는다. 시베리아 동부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한국을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지에서 겨울을 난다. 세계적 희귀조로 ‘멸종위기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수록돼 전세계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AI ‘새’ 된 철새 두번 죽다"- 헤럴드경제 (heraldcorp.com)

     

     

    금강하구 겨울철새  정군수

     

     

    겨울 강심에 머리를 박고

    강물이 차가울수록

    언 발가락 피가 풀려

    차디찬 고독을 집어 올린다

     

    하얗게 날개치는 깃 사이로

    겨울 햇살은 빠져나와

    마른 갈잎 사이 얼음이 시려

    허기진 꿈을 집어올린다

     

    겨울 강둑에 찬바람 불어올 때

    강둑에 서서 나의 볼도 시려

    가빠오는 숨 한 모금씩 마시며

    차디찬 사색을 주어 모은다

     

    낡은 깃털

    또 한 해로 떠도는 강물

    식어가는 의식의 저편에서

    무리져 날으는 겨울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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