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 im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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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회관과 신병 아들의 손심상 image 2008. 5. 30. 13:45
둘째의 면회 요청에 세 시간을 달리고 달려 찾아간 25사단 70연대는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에 위치하고 있었다. 면소재지라 시끌벅적한게 아무래도 덜 외로운 군생활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신병 훈련을 마치고 자대 배치받은지 며칠 안되는 녀석이 벌서 3박4일 훈련을 받고 어제사 자대에 들어온 아들을 데리고 복지회관을 찾으니 다행스럽게도 방이 하나 남아 있다. 복지회관 정보는 파주 근무하다가 대전으로 전근해 와 이웃에 살고 있는 간부가 알려준 덕인데 여관은 보통 5-6만원이고 복지회관은 1만원이다. 숙박을 이리 정한 다음에야 식사도 여기서 하자고 보니 끝내주는 삼겹살도 1인분에 3천5백원인데 질이며 맛도 좋다. 목욕은 일반인 1천원 군인 5백원, 이발요금도 간부 3천원 병사 2천원이니일반의 딱 절반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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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痕跡) 2심상 image 2008. 5. 22. 15:34
흔적Ⅲ·1980(5.18×5.27㎝) 李暎浩作 / 황지우 그 길은 모든 시간을 길이로 나타낼 수 있다는 듯이 直線이다. 그리고 그 길은, 그 길이 마지막 가두 방송마저 끊긴 그 막막한 심야라는 듯이, 칠흑의 아스팔트다. 아, 그 길은 숨죽인 침묵으로 등화 관제한 第一番街의, 혹은 이미 마음은 죽고 아직 몸은 살아남은 사람들이 낮게낮게 엎드려 발자국 소리를 듣던 바로 그 밑바닥이었다는 듯이, 혹은 그 身熱과 오열의 밑 모를 심연이라는 듯이, 목숨의 횡경막을 표시하는 黃色線이 중앙으로 나 있다. 바로 그 황색선 옆 백색 ↑표 위에 백색 ×표가 그어져 있고 횡단 보도에는 信號燈이 산산조각 되어 흩어져 있다. 그 신호등에서 그 백색 ×표까지, 혹은 그 백색 ×표 위까지, 혹은 캔버스 밖 백색 벽 위에까지, 火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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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초롱(靑紗燈籠)심상 image 2008. 5. 2. 21:36
첫째는 2006년 2월 13일 공군에 지원하여 근무하다가 27개월 군복무를 끝내고 5월 5일 제대한다. 제대를 앞두고 편지를 보냈더니 좋아라고 지난 휴가 때 휴대전화를 살려 가져가더니 고맙다고 전화가 왔다. 영어 잘하는 나라가 잘 살더라는 이명박대통령의 말 이후에 더욱 가열된 어학연수를 녀석도 계획하고 있다. 어학연수를 생략하려고 카투사를 지원했는데 공대 건축과 다니는 사람도 합격하더니 영교과 다니는 녀석은 떨어졌었다. 마침 배치받은 부대는 군산 38비행단인데 미공군이기에 영어회화 기회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그거고...라는 대답이다. 어학연수는 6개월은 잡아야 효과가 있다 하고 어디로 가든 그 비용이 2천만원 정도라니 혼자 월급쟁이하는 집안에서 과연 보내야 하나 고민거리다. 둘째는 3월 25일 의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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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이 흐른다심상 image 2008. 4. 23. 16:08
수락계곡. 꽃잎(一) / 김수영 누구한테 머리를 숙일까 사람이 아닌 평범한 것에 많이는 아니고 조금 벼를 터는 마당에서 바람도 안 부는데 옥수수잎이 흔들리듯 그렇게 조금 바람의 고개는 자기가 일어서는줄 모르고 자기가 가닿는 언덕을 모르고 거룩한 산에 가닿기 전에는 즐거움을 모르고 조금 안 즐거움이 꽃으로 되어도 그저 조금 꺼졌다 깨어나고 언뜻 보기엔 임종의 생명같고 바위를 뭉개고 떨어져내릴 한 잎의 꽃잎같고 革命같고 먼저 떨어져내린 큰 바위같고 나중에 떨어진 작은 꽃잎같고 나중에 떨어져내린 작은 꽃잎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