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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래기와 메주
    기타 etcetera 2012. 12. 13. 11:03

     

    과례마을

    우거지와 시래기.

    우거지의 어원은 '웃걷이'에서 온다. '웃'은 '위(上)' 또는 '겉(外, 表)'이다. 우거지란 야채의 겉부분 또는 윗부분을 걷어낸 것을 말한다. 따라서 우거지는 배추 만이 아니라 무청의 겉부분까지 걷어낸 웃걷이>웃거지>우거지 인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1. 푸성귀를 다듬을 때 골라놓은 겉대. 2. 김장이나 젓갈 따위의 맨 위에 덮여 있는 품질이 낮은 부분이다.

    시래기는 지역에 따라 씨래기·시라구·시락지·실가리·씨레이·씨렉 등으로 불린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시래기는 ‘무청이나 배추의 잎을 말린 것’이다. 몇 년 전 통영 서문시장에서 먹어본 시락국을 잊지 못한다. 경상도에선 무나 배추의 시래기는 물론이요, 단배추의 노란 속잎을 된장에 조물조물 무쳐 넣어 끓인 토장국도 시락국이라고 한다. 최창렬 전북대 명예교수는 시래기가 ‘무·배추를 다듬고 남은 부스러기 이파리’라는 뜻으로, ‘사라지다’의 고어인 ‘슬어지다’의 어근 ‘슬’에 접미사 ‘-아기’가 붙어서 된 말이라고 풀이한다.

     

    양동마을 


     

    시래기의 소망 / 반기룡

     

     

    처마 밑 양지쪽에

    포근히 기대고 싶어요

    북풍한설 몰아쳐 마구 흔들지라도

    오체투지 한 채 벽에 처억 달라붙어

    험하고 궂은 세월 잘 견디고 싶어요

     

    눈발이 자근자근 망치질하고

    비바람이 온몸을 흥건히 적셔도

    옴짝달싹하지 않고

    거미처럼 벽 한가운데

    겨우내 늘어붙어 있고 싶어요

     

    푸른 꿈을 간직하고

    황달걸린 듯 누럿누럿 변했지만

    온갖 악천후를 견디고 나면

    더욱 입맛 당기는 구수한 맛

    겨울에 오지게 끓여 썩썩 비비면

    착착 달라붙는 따스한 맛의 궁전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고

    필요한 존재이고 싶은 것으로

    자리매김하고픈 푸른 소망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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