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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둘레길6구간대청호 Daecheongho Lake 2016. 11. 22. 22:45
감 풍년인가 수확할 사람이 없는가 까치밥인가. 팥감이라 득이 없는 게지....
중학때 절친이었던 친구가 십여년 전에 의류사업을 마감하고 마련한 전원주택이다.
내일 김장을 한다고 배추를 뽑고 있는 친구의 입가엔 행복이 넘실거렸다.
양지바른 묘지 부근엔 벌초 이후 돋아난 미역취가 가을 햇살을 받아 샛노랗게 일렁인다.
일차 수확한 표고농장에서 최고의 품질인 구갑무늬표고가 뽐내며 자라고 있다. http://ktk84378837.tistory.com/7190
양지공원 덩굴장미가 호수바람에 건들거린다.
양지공원에서 바라보는 대청호 풍광.
절효부경주김씨정려각.
고기잡이배.
사람은 항상 제 생각만 하고 산다. 나무는 모든걸 안고 산다. 그러나 야속하고 아프다.
이떄쯤이면 낙엽송(일본잎갈나무) 단풍이 가장 아름답다.
윤회. 주검의 미학.
담장 아래 산당화가 참 늦게도 피었다.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2461 대청호오백리길 2-6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7355 http://ktk84378837.tistory.com/7358
대청호오백리길 3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6769 대청호오백리길 4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5845 http://ktk84378837.tistory.com/7862
http://ktk84378837.tistory.com/7887
대청호오백리길 5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2468 http://ktk84378837.tistory.com/2471 http://ktk84378837.tistory.com/7854 http://ktk84378837.tistory.com/7360
http://ktk84378837.tistory.com/7822 대청호오백리길 5-1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7913 대청호둘레길6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7918
대청호오백리길 7구간 부소담악길 http://ktk84378837.tistory.com/6282 대청호오백리길 13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2586
대청호오백리길 16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7913 대청호오백리길 17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5493 http://ktk84378837.tistory.com/5494
대청호오백리길 20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5492 대청호오백리길 21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924 http://ktk84378837.tistory.com/7152
대청호오백리길 http://www.dc500.org/
감나무 - 함민복
참 늙어 보인다
하늘 길을 가면서도 무슨 생각 그리 많았던지
함부로 곧게 뻗어 올린 가지 하나 없다
멈칫멈칫 구불구불
태양에 대한 치열한 사유 온몸 부르터
늙수그레하나 열매는 애초부터 단단하다
떫다
풋생각을 남에게 건네지 않으려는 마음다짐
독하게, 꽃을, 땡감을, 떨구며
지나는 바람에 허튼 말 내지 않고
아니다 싶은 가지는 툭 분질러 버린다
단호한 결단으로 가지를 다스려
영혼이 가벼운 새들마저 둥지를 틀지 못하고
앉아 깃을 쪼며 미련 떨치는 법을 배운다
보라
가을머리에 인 밝은 열매들
늙은 몸뚱이로 어찌 그리 예쁜 열매를 매다는지
그뿐
눈바람 치면 다시 알몸으로
죽어버린 듯 묵묵부답 동안거에 드는
늘 다니는 길에 겨울 감나무 한 그루 이제 가지는 앙상하다. 마지막 남은 감은 언제 떨어졌는지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저 감나무는 몇 살일까.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을까. 올해는 얼마만큼의 감이 열렸을까. 그저 무심코 지나친 것 같다. 길에 선 감나무라는 사실 말고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 늘 이렇게
세상을 그냥 바깥 거죽처럼 스치며 바삐 살았다. 하지만 이 시의 화자는 그렇지 않다. ‘풋생각을 남에게 건네지 않으려는 마음다짐/독하게, 꽃을,
땡감을, 떨구며’ 사유가 치열하다. ‘영혼이 가벼운 새들’처럼 건성건성 생각이 가벼운 나에게 이 시는 오래된 감나무의 뿌리처럼 깊고 단단한 말씀으로
들린다. 권주열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