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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 芍藥, Peony root풍경 landscape 2016. 5. 22. 22:18
카페 팡시온에서 가꾸는 작약밭. 게으름 피다 한 주 늦었다. 대청호오백리길 5구간에서. 작약 芍藥, Peony root. 학명 Paeonia lactiflora Pall. 물레나물목 작약과 작약속의 여러해살이풀. 키는 50~80㎝이고 뿌리는 방추형이다. 흰색, 빨간색, 혼합된 색의 꽃은 5~6월에 원줄기 끝에서 1개가 핀다. 꽃받침은 5장이고, 꽃잎은 10장이다. 꽃밥은 많고 노란색이며, 밑씨 3~5개가 암술머리를 뒤로 젖히고 모여난다. 열매는 골돌로 8월에 익는다. 뿌리를 진통제, 해열제, 이뇨제로 쓴다. 작약과의 작약은 초본이며 모란은 목본이다. 대청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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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약 / 유홍준
유월이었다
한낮이었다
있는 대로 몸을 배배 틀었다
방바닥에 대고
성기를 문질러대는 자위행위처럼
간질을 앓던 이웃집 형이 있었다
꽃송이처럼 제 몸을 똘똘 뭉쳐
비비적거리던 형이 있었다
번번이 우리 집에 와서 그랬다
오지 말라고 해도 왔다 오지 말라고 할 수가 없었다
피할 수가 없었다
이상한 냄새가 났다
무작정 꽃피기만을 기다렸다
무작정 꽃송이만을 바라보았다
마루 끝에 앉아 오래 끝나도록 지켜보았다
출전 『저녁의 슬하』(창비,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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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시인의 시집 『저녁의 슬하』를 읽으면서 올 가을을 접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시집으로 이 가을을 완성하실런지요? 슬하,라는 말이 아슬하게 서늘하게 다가서는 계절이지요. 가을은 말입니다. 시집을 읽는 내내, 머릿속을 맴돌던 단어, "천지불인天地不仁". 세상은 강물 같은 세상은 무심無心히 흐를 뿐인데... 유정有情한 마음만이 그 물결에 휩싸이곤 하지요....
오늘 아침에는 시집을 읽다 잠시 눈이 멎었던 시, <작약>을 띄웁니다.
작약이 피는 모습을 이웃집 형의 간질을 앓는 모습으로 표현한 것인지, 아니면 이웃집 형의 간질을 작약이 피는 모습으로 형상화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니 둘 중 어느 것이든 그다지 상관은 없겠습니다.
간질을 앓는 세상이든, 꽃피는 세상이든, 어쩌면 우리는 그저 '마루 끝에 앉아 오래 끝나도록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존재들 아니겠나 싶습니다. 나의 유정이 아무리 개입된다 한들 세상은 무심히 간질처럼 꽃을 피웠다 지우며 흐르는 것이니 말입니다. - 박제영
시집 '저녁의 슬하'에서 '슬하'는 (膝下)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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