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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선운사, 이름도 고와라문화 culture/불교문화 Buddhist culture 2015. 9. 7. 15:39
이름처럼 고운 선운사엘 갔더니 서정주의 "선운사 동구"를 생각나게 하는 벽화에 눈이 꽂히고
모래보다 많은 꽃무릇은 성질 꽤나 급한 한두 녀석뿐인데
유형문화재 53호인 만세루 앞에도
보물 290호인 대웅보전 부처님 앞에도
이 절 저 절 가릴 것 없이 하늘이고 땅이고 간에 붉은 배롱꽃으로 수 놓았다
P.S 사찰의 배롱나무는 무슨 의미일까. 계룡 갑사 대적전 앞의 배롱꽃을 보러 가야 하는데... 유별나게 시건을 끄는 것은 수피이다. 연한 홍갈색에 얇은 조각이 떨어져 흰 얼룩무늬가 생기며 번질반질해 보인다. 이런 여유로 사찰 마당에 많이 심었는데 마치 배롱나무가 껍질을 벗어버리듯 수행자 또한 세속을 벗어버리고 수행에 정진을 하라는 의미라고 안내하고 있다. 자미화(紫薇花)로 이름하는 도교나 서원 쪽 해석과는 참 많이 다르다.
선운사 배롱나무 夏安居*(하안거)에 들다 / 송정란
올해도 저 허공에 던져둔 화두를 향해
굵직한 가부좌로 틀어앉은 목백일홍
漸悟行*(점오행), 오랜 修行(수행)으로 굽은 가지, 삼매에 들다
경내 매점에 원숭이 인형은 왜 갖다 매달아 고문을 할까. 삼장법사 길안내하던 손오공의 후예이거늘
나무 타다 간지럼이라도 타면 설법하던 부처님 노하시진 않을까?
그래서 일찌감치 배롱나무의 다른 이름이 간지럼나무였으니 아마도 선견이었을 게다.
최영미의 '선운사에서'는 분명 동백을 보고 썼겠지만 배롱꽃은 물론 꽃무릇 역시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겠지만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일 게 분명하다.
서정주 http://ktk84378837.tistory.com/4447 송악 http://ktk84378837.tistory.com/4376
배롱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2621 http://ktk84378837.tistory.com/6825
꽃무릇 http://ktk84378837.tistory.com/2624 http://ktk84378837.tistory.com/3711 http://ktk84378837.tistory.com/3712
선운사에서 / 최영미
꽃이 피는 건 힘들어도
지는 건 잠깐이더군
골고루 쳐다볼 틈 없이
님 한번 생각할 틈 없이
아주 잠깐이더군
그대가 처음
내 속에 피어날 때처럼
잊는 것 또한 그렇게
순간이면 좋겠네
멀리서 웃는 그대여
산 넘어가는 그대여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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