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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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정원 고산구곡(高山九曲)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22. 3. 17. 14:25
지난해 겨울날의 대전시립박물관 고산구곡도는 율곡 이이가 은퇴후 지낸 황해도 해주군 고산면 석담리의 풍경을 그린 그림이다. 송시열(宋時烈, 1607-1689)의 의도에 따라 그의 제자 권상하(權尙夏, 1641-1721)가 주도하여 1688년(숙종14)경에 완성한 그림이다. 율곡은 성리학을 집대성한 남송(南宋)의 주자(朱子, 朱熹)를 흠모하여 그가 경영한 무이정사(武吏精舍)와 구곡계(九曲溪)의 자연을 읊은 무이도가(武夷棹歌=무이구곡가)를 본떠 은병정사(隱屛精舍)를 세우고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를 지었다. 그림의 전체 구성은 왼편 제1곡에서 시작하여 오른쪽 제9곡에 이르기까지 파노라마식으로 전개된다. 각 곡에는 주요 경물의 명칭을 적어놓았고, 고산구곡의 실경과 고산구곡가의 시어(詩語)를 절충적으로 형상화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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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나무 시비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21. 12. 14. 00:24
금강수목원 입구에 서있는 시비의 '나무'는 어디서 따왔는지 검색이 되지 않는다. 외로운 사람에게 부제가 붙은 '나무' 와 '겨울나무'와 '나무의 철학' 만 눈에 띨 뿐이다. 나무 (외로운 사람에게) / 조병화 외로운 사람아, 외로울 때 나무 옆에 서 보아라 나무는 그저 제자리 한평생 묵묵히 제 운명, 제 천수를 견디고 있나니 너의 외로움이 부끄러워지리 나무는 그저 제자리에서 한평생 봄, 여름, 가을, 겨울, 긴 세월을 하늘의 순리대로 살아가면서 상처를 입으면 입은 대로 참아 내며 가뭄이 들면 드는 대로 이겨 내며 홍수가 지면 지는 대로 견디어 내며 심한 눈보라에도 폭풍우에도 쓰러지지 않고 의연히 제 천수를 제 운명대로 제자리 지켜서 솟아 있을 뿐 나무는 스스로 울질 않는다 바람이 대신 울어 준다 나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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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학 시비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21. 10. 4. 21:34
대체휴일 연휴가 갑갑하여 허영만이 다녀갔다는 공주 시장정육식당엘 갔더니 오후 한 시가 지난 늦은 시간인데도 번호표를 받았다. 그 사이에 금강공원에 내려가 소리없이 흐르는 금강을 보며 유병학의 시비를 만났다. 유병학은 공주교대 교수를 지냈다. 금강교 아래 백제문화제는 어제 막을 내려 강물이 쓸쓸하다. 금강공원. 금강을 보며 / 유병학 먼동이 트는 새벽이 되면 금강은 하루의 몸을 푼다. 계룡산도 깨어나 기지개를 피고 공산성은 곱게 화장을 한다. 웅진에서 사비성까지 살아 숨 쉬는 금강은 오늘도 변함없이 흐른다. 아시아를 호령하던 백제의 전설을 싣고서 어서 하루 빨리 찬란했던 옛 기상을 되찾아 나라 사랑으로 키우라고 금강은 소리 없이 일깨워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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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호 시비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21. 10. 2. 11:45
대전중구문인협회 운영위원장 한진호 작가의 약학소설 ‘유턴’과 시집 ‘다시 몽돌의 노래’출간을 축하하고 ‘몽돌의 노래’ 문학비 건립행사가 지난 8월에 있었다. 유턴의 주무대이며 그의 약국이 자리한 정진빌딩. [약업신문]한진호 약사, ‘유턴’·‘다시, 몽돌의 노래’ 출간 (yakup.com) 몽돌의 노래 / 한진호 바닷가에서 주어온 돌의 노래가 들린다 바람과 파도소리 철썩 싸르르--- 철썩 싸르르--- 수 억 년 두고 뼈를 깎는 소리 켜켜이 숨어있는 비밀 캐고자 한 겹, 두 겹 벗겨낸다. 몽돌이다. 그 속에서 잠자던 시조새 슬며시 눈 뜨고 낯선 외계를 살폈다. 돌을 박차고 오를 듯 날개를 힘차게 펼쳤다. 그러나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돌이 두 다리를 붙잡고 놓아주지 안했다. 영어(囹圄)에서 벗어나지 못한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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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구의 화전별곡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21. 9. 19. 20:10
자암 김구선생(화전별곡 작) 적려유허비. 남해 충렬사. 자는 대유(大柔), 호는 자암(自庵)·삼일재(三一齋)라 하는 김구는 예산 출신으로 홍문관 부제학을 지냈다. 김구선생(조선 중종때 기묘사화로 남해유배시 6장의 경기체가 화전별곡-1장은 화전의 경치, 2장은 교우(交友), 3장은 연락(宴樂), 4장은 연락 중의 음악, 5장은 술과 안주의 풍부함, 6장은 자신의 생애를 읊고 있는데, 마지막 6장은 앞의 장들과 달리 가사체(歌辭體)의 느낌을 주는 전체의 결락구(結落句)). 자암은 조선4대 명필이라 하는데 인수방에 살아 그의 필체를 인수체라 한다. 안평체의 안평대군 이용, 석봉체의 한호, 추사체의 김정희, 인수체의 김구를 말한다. 1519년 11월 남곤(南袞) 등 훈구세력이 일으킨 기묘사화로 조광조(趙光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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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재 김씨(浩然齋 金氏, 1681-1722)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21. 5. 2. 17:27
방법천(訪法泉) / 호연재 連袖出城隅 / 연수출성우 / 소매를 이어서 성 모퉁이로 나가 行深細路迴 / 행심세로회 / 깊은 오솔길을 휘돌아 찾아가네 法泉知不遠 / 법천지불원 / 법천이 머지않음을 알겠거니 山色眼中開 / 산색안중개 / 산빛이 눈 가운데로 열리는도다 고홍(孤鴻) / 호연재 何處孤鴻度我門 / 하처고홍도아문 / 어느 곳 외로운 기러기 내 문을 지나는고 數聲凄切怨離群 / 수성처절원이군 / 두어 소리 처절하여 무리를 떠남을 원망하는도다 寒窓獨宿思家客 / 한창독숙사가객 / 차가운 창에 홀로 자며 집을 생각하는 사람이 中夜無眠欲斷魂 / 중야무면욕단혼 / 깊은 밤에 잠이 없어 혼이 끊어지려 하는도다 춘경(春景) / 호연재 夜雨梅花發 / 야우매화발 / 밤비에 매화 피더니 朝來白如雪 / 조래백여설 / 아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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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21. 1. 20. 21:26
일제 저항시의 상징이 되어버린 윤동주(1917~1945)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재판본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1955년 윤동주 10주기를 맞아 유족들이 보완하여 재판을 발행하였는데 증보되어 88편의 시와 5편의 산문이 수록되었다. 연희전문 시절의 자필시집을 정병욱이 보관하고 있다가 1948년 정음사서 10권의 초간본이 나오고 이어 1천부 초판 발행하였는데 시 31수가 수록되었다. 초간본은 국내에 단 2권만 남아있다고 한 권이 울산박물관에 있으며, 한 권은 경매 시가로는 1억원을 호가한다는 기사가 있었다. 친구인 정병욱(전 서울대학교 국문학과 교수, 1922~1982)이 윤동주의 유고를 보관하지 않았더라면 볼 수 없었을 것이다. 광양에 가면 정병욱가옥을 들려야 한다. 공주 루치아의뜰에서. 루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