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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연재 김씨(浩然齋 金氏, 1681-1722)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21. 5. 2. 17:27
방법천(訪法泉) / 호연재
連袖出城隅 / 연수출성우 / 소매를 이어서 성 모퉁이로 나가
行深細路迴 / 행심세로회 / 깊은 오솔길을 휘돌아 찾아가네
法泉知不遠 / 법천지불원 / 법천이 머지않음을 알겠거니
山色眼中開 / 산색안중개 / 산빛이 눈 가운데로 열리는도다
고홍(孤鴻) / 호연재
何處孤鴻度我門 / 하처고홍도아문 / 어느 곳 외로운 기러기 내 문을 지나는고
數聲凄切怨離群 / 수성처절원이군 / 두어 소리 처절하여 무리를 떠남을 원망하는도다
寒窓獨宿思家客 / 한창독숙사가객 / 차가운 창에 홀로 자며 집을 생각하는 사람이
中夜無眠欲斷魂 / 중야무면욕단혼 / 깊은 밤에 잠이 없어 혼이 끊어지려 하는도다
춘경(春景) / 호연재
夜雨梅花發 / 야우매화발 / 밤비에 매화 피더니
朝來白如雪 / 조래백여설 / 아침이 되자 눈처럼 희네
飮酒花下醉 / 음주화하취 / 꽃아래서 술마셔 취하니
淸香滿我衣 / 청향만아의 / 맑은 향 옷에 가득하고녀
취작(醉作) / 호연재
醉後乾坤闊(취후건곤활) : 취하고 보니 천지가 넓고
開心萬事平(개심만사평) : 마음을 여니 만사가 평탄하네
悄然臥席上(초연와석상) : 초연히 자리 위에 누우니
唯樂暫忘情(유락잠망정) : 여러 생각 잠시 잊고 오로지 즐거운 마음뿐이네.
야음(夜吟) / 호연재 시 정태희 서
月沈千嶂靜 / 월침천장정 / 달빛 잠기어 온 산이 고요한데
泉暎數星澄 / 천영수성징 / 샘에 비낀 별빛 맑은 밤
竹葉風煙拂 / 죽엽풍연불 / 안개바람 댓잎에 스치고
梅花雨露凝 / 매화우로응 / 비이슬 매화에 엉긴다
生涯三尺劍 / 생애삼척검 / 삶이란 석자의 시린 칼인데
心事一懸燈 / 심사일현등 / 마음은 한 점 등불이어라
惆悵年光暮 / 추창년광모 / 서러워라 한해는 또 저물거늘
衰毛歲又增 / 쇠모세우증 / 흰머리에 나이만 더하는구나
* 김호연재(1681~1722): 조선 후기의 여류시인이자, 안동 김씨로 고성 군수를 지낸 김성달의 넷째 딸이다. 19세에 동춘당 송준길의 증손인 소대헌 송요화(1682~1764)와 결혼하여 28세에 아들 송익흠(보은현감, 호 오숙재)을 낳고, 딸을 낳았으며, 4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김호연재는 출가한 이래 지금의 대덕구 송촌동에 있는 소대헌 고가에서 살아 이 지역과 인연을 맺게 되었으며,, 생활하는 틈틈이 한시를 지어 194편의 작품이 전해져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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