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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구의 화전별곡
    문화 culture/문학 literature 2021. 9. 19. 20:10

    자암 김구선생(화전별곡 작) 적려유허비. 남해 충렬사.

    자는 대유(大柔), 호는 자암(自庵)·삼일재(三一齋)라 하는 김구는 예산 출신으로 홍문관 부제학을 지냈다. 김구선생(조선 중종때 기묘사화로 남해유배시 6장의 경기체가 화전별곡-1장은 화전의 경치, 2장은 교우(交友), 3장은 연락(宴樂), 4장은 연락 중의 음악, 5장은 술과 안주의 풍부함, 6장은 자신의 생애를 읊고 있는데, 마지막 6장은 앞의 장들과 달리 가사체(歌辭體)의 느낌을 주는 전체의 결락구(結落句)). 자암은 조선4대 명필이라 하는데 인수방에 살아 그의 필체를 인수체라 한다. 안평체의 안평대군 이용, 석봉체의 한호, 추사체의 김정희, 인수체의 김구를 말한다. 1519년 11월 남곤(南袞) 등 훈구세력이 일으킨 기묘사화로 조광조(趙光祖), 김정(金淨) 등과 함께 투옥되어 개령으로 유배되었다가 화전(남해)으로 이배시 경기체가(景幾體歌) 화전별곡(花田別曲)을 지었다. 1533년 유배에서 풀려나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이듬해 죽었으며, 그의 묘가 예산군 신암면 면사무소 근처에 있다. 저서로는 〈자암집〉이 있고, 글씨로는 〈자암필첩〉·〈우주영허첩 宇宙盈虛帖〉 등이 전한다. 이조 참판에 추증되었으며, 예산 덕잠서원(德岑書院)과 임피 봉암서원(鳳巖書院) 등에 제향되었다. 시호는 문의(文懿)이다.

     

     

    화전별곡(花田別曲) / 자암(自庵) 김구(金絿,1488~1534)

     

     

    1

     

    天之涯 地之頭 一点仙島(천지애 지지두 일점선도)

    左望雲 右錦山(좌망운 우금산) 巴川(파천) 高山(고산)고내

    山川寄秀 鍾生豪俊 人物繁盛(산천기수 종생호준 인물번성)

    偉 天南勝地 景(위 천남승지 경) 긔 엇더 닝잇고

    風流酒色 一時人傑 再唱(풍류주색 일시인걸 재창)

    () 날조차 몇분이신고

     

    하늘의 가이오 땅의 머리인 아득히 먼 한 점 신선 섬에는

    왼쪽은 망운산이오 오른쪽은 금산, 그 사이로 봉내와 고내가 흐르도다.

    산천은 기이하게도 빼어나서 유생, 호걸, 준사들이 모여들매 인물들이 번성하느니

    , 하늘의 남쪽 경치 좋고 이름난 곳의 광경 그 경치 어떠한가

    풍류주색 즐기는 한 때의 인물들이, 풍류주색 즐기는 한 때의 인물들이

    , 나까지 몇 분이나 되었던가.

     

     

    2

     

    河別侍 芷芝帶 齒爵兼尊(하별시 지지대 치작겸존)

    朴敎授(박교수) 손저이 醉中(취중) 

    姜綸雜談 方勳鼾睡 鄭機飮食(강륜잡담 방훈한수 정기음식)

    偉 品官齊會 景(위 품관제회 경) 긔 엇더닝잇고

    河世涓氏(하세연씨) 발버훈 風月(풍월) 再唱(재창)

    偉 唱和 景(위 창화 경) 긔 엇더닝잇고

     

    하별시의 치자로 물들인 허리에 띤 황대(黃帶)는 나이와 관작이 겸하여 높으도다

    박교수가 손을 휘두르며 흔드는 술 취한 버릇

    강륜은 잡담하고, 방훈은 코골며 자고, 정기는 잘 마시고 먹는 모습들

    , 여러 품관이 모여 있는 그 광경 어떠한가

    하세연씨 풍월을 따라 읊으니, 하세연씨 풍월을 따라 읊으니

    , 노래하며 어우러져 화답하는 그 광경 어떠한가.

     

     

    3

     

    徐玉非 高玉非 黑白頓殊(서옥비 고옥비 흑백돈수)

    大銀德 小銀德 老少不同(대은덕 소은덕 노소부동)

    姜今歌舞 錄今長鼓(강금가무 녹금장고) 버린 學非(학비) 소졸 玉只(옥지)

    偉 花林勝美 景(위 화림승미 경) 긔 엇더닝잇고

    花田別號 名實相符 再唱(화전별호 명실상부 재창)

    偉 鐵石肝腸(위 철석간장)이라도 아니 긋기리 업더라

     

    서옥비와 고옥비의 검고 흰 머리가 아주 다르고

    큰 은덕이와 작은 은덕이는 늙거나 젊거나 서로 다르도다

    강금의 노래와 춤, 녹금이의 장구소리, 잘난 학비와 못난 옥지

    , 꽃수풀의 아름다움을 오히려 이기는 광경 어떠한가

    화전별호의 이름과 실제가 서로 어울리니, 화전별호의 이름과 실제가 서로 어울리니

    철석같이 굳고도 단단한 지조라 할지라도 아니 끊길 수 없어라.

     

     

    4

     

    漢元金 以文歌 鄭韶草笛(한원금 이문가 정소초적)

    或打鈴 或扣盤 間擊盞臺(혹타령 혹구단 간격잔대)

    搖頭輾身 備諸醉態(요두전신 비제취태)

    偉 發興 景(위 발흥 경) 긔 엇더닝잇고

    姜允元氏(강윤원씨) 렝딩소

    () 듯괴야 드로리라

     

    한원은 문장으로 노래하고, 정소는 풀피리를 잘 부느니

    혹은 방울을 흔들고 혹은 소반도 두드리고 간간이 잔대도 쳤도다

    머리를 흔들기도 하고 온 몸을 뒤척이기도 하면서 여러 가지 취한 모습들을 갖추었으니

    , 흥에 겨운 그 광경 어떠한가

    강윤원씨 스랄렝딩하며 거문고 소리를,

    , 듣고서야 잠이 들리로다

     

     

    5

    綠波酒 小麴酒 麥酒 濁酒(옥파주 소곡주 맥주 탁주)

    黃金鷄 百文魚 柚子盞 貼匙臺(황금계 백문어 유자잔 첩시대)

    () 부어 勸觴(권상) () 긔 엇더닝잇고

    鄭希哲氏 過麥田大醉 再唱(정희철씨 과맥전대취 재창)

    () 제 슬플저기 이실고

     

    녹파주와 소국주에 맥주와 탁주 등 여러 가지 술에다

    황금 빛나는 닭과 흰 문어 안주에 유자잔을 접시대에 받쳐들어

    , 잔 가득 부어 잔을 권하는 그 광경 어떠한가

    정희철씨는 밀밭만 지나쳐도 취하니, 정희철씨는 밀밭만 지나쳐도 취하니

    , 어느 때 슬플 적이 있을고

     

     

    6

     

    京洛繁華(경락번화) 야 너 불오냐

    朱門酒肉(주문주육) 야 너 

    石田茅屋 時和歲豊(석전모옥 시화세풍)

    鄕村會集(향촌회집)이야 나  노라

     

    서울의 번화로움을 너는 부러워하느냐

    벼슬아치의 붉은 대문 안에 있는 술과 고기가 너는 좋으냐

    돌무더기 밭 가운데 있는 초가집에 사시사철 화순하여 오곡이 풍등하게 되면

    이 향촌에서 갖는 모임을 나는 좋아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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