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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꽃 radish
    초목류 wild flower/십자화과 Brassicaceae, Cruciferae 2017. 5. 13. 13:33

    무 radish.  장다리꽃. 무수, 무시, 나복(蘿蔔), 나복자(蘿蔔子), 나소자(蘿小子), 청근(菁根), 내복(萊菔), 북한명 무우, 학명 Raphanus sativus L. 유럽 원산. 풍접초목 십자화과 무속의 두해살이풀. 높이 1m에 이르며 털이 없다. 뿌리는 큰 원추형이다. 꽃은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서 총상꽃차례를 이루어 달리며 4-5월에 흰색 또는 분홍색으로 핀다. 열매는 각과이며 길이 4-6cm이다. 씨는 황갈색 또는 적갈색이다. 무의 잎과 줄기를 무청이라 한다. 야생화된 것이 갯무가 있다.

    http://ktk84378837.tistory.com/8066 갯무 http://ktk84378837.tistory.com/225 http://ktk84378837.tistory.com/3047 

     

     

    무꽃 피다 / 마경덕

     

    비닐봉지를 열어보니, 후다닥 무언가 뛰쳐나간다. 가슴을 치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무꽃이다. 까만 봉지 속이 환하다. 비닐봉지에 담긴 묵은 무 한 개 꽃자루를 달고 있다. 베란다 구석에 뒹굴던 새득새득한 무. 구부정 처진 꽃대에

    연보랏빛 꽃잎 달렸다. 참말 독하다. 물 한 모금 못 마시고 꽃을 피웠다. 손에 얹힌 무, 몸집보다 가볍다. , 제 무게를 놔버리지 못하고 주저주저

    망설인다. 봄이 말라붙은 무꼬랑지 쥐고 흔들어댄 모양이다. 창을 넘어와 봉다리를 풀고 무를 부추긴 모양이다.

     

      눈을 뜨다 만 무꽃. 여기가 어디라고 덜컥, 꽃이 되었던가. 어미 살을 파먹고 꽃이 된 무꽃. 쪼그라진 젖을 물고 있는 무꽃.

      - 시집 '신발'(문학의전당) 중에서

     

    냉장고나 베란다를 뒤지다가 누구나 한 번쯤 저 놀라운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비닐봉지를 열어보면 후다닥뛰쳐나가는 것들. 때론 시퍼런 감자움이, 때론 붉은 고구마 싹이, 때론 노오란 양파 순이 어둠 속에서 뛰쳐나오곤 했을 것이다. 생각해 보면 봄날의 모든 싹눈과 꽃눈과 잎눈은 어둠 속에 있던 것들이다. 개나리의 노란 꽃잎도, 진달래의 붉은 꽃잎도 제 가슴을 찢고 나오기 전까지는 캄캄한 어둠 속에 갇혀 있던 것들이다. 생명이란 그곳이 어디든’ ‘덜컥움이 되고 꽃이 되는 것이다. 봄에 대한 오해가 있었다. 봄은 어디 먼 데서 은총처럼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캄캄한 내 속이 열어젖히는 것이다. - 반칠환

     

     

    음부꽃  /   최호일

     

     

    장다리꽃 밭에는 장다리꽃의 오후가 가득하다

    장다리꽃 옆에서 서성이고 있는 허공에는 나비가 가득하다

    키가 큰 장다리꽃을 일부러 바라보는 사람은 없지만

    키가 큰 장다리꽃 사이에 들어가 있는 사람은 있을 것이다

    열두 살 먹은 계집애가 장다리꽃 노란 쇠문을 열고 들어가

    하나 둘 바람을 세며 오줌을 눌 때도 있는 것이다

    하나에서 열을 셀 때 보이는 꽃

    바람 열 장이 들추어내고 있다.

    시간을 얇게 저미다가 좀 더 크게 썰린 시간은

    어금니로 씹으면 약간 소리가 난다.

    열두 살에 어떻게 나비가 될 수 있나

    나비는 날개가 고장난 것처럼 수십 년을 날아다닌다

    보았다 장다리꽃

    보았다 나비

    네 머리에 바람이 분다고 나는 바람 밖에서 말했다

    밤이 오고

    달빛 아래라면 몰라도 어느 오후는

    도화지에 그려놓고 잡아 다니면 주욱 찢어질 것이다

     

    -2009현대시학신인작품공모 당선작이고, 시집 바나나의 웃음(중앙북스, 2014)에 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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