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도산 吾道山

청미래덩굴. 망개나무, 명감나무, 매발톱가시, 참열매덩굴, 종가시덩굴 등의 이명이 있다.

중국에서는 산귀래(山歸來), 청미래덩굴의 뿌리 토복령(土茯苓)은 한방에서 중요한 매독치료제이며 구황식물이었다.

 

긴병꽃풀. 광대수염과 닮아 조선광대수염, 덩굴광대수염, 참덩굴광대수염, 잎이 동전처럼 생겨 금전초, 꽃이 목이 긴 병을 닮아 긴병꽃풀이라고 한다.

 한방에서는 활혈단, 연전초(連錢草)라 하여 주로 피부과, 소화기과, 이비인후과 질환을 다스린다.

 

저녁 햇살에 빛나는 겹황매화. 매화꽃을 닮은 황매화(黃梅花)와 달리 겹황매화는 죽단화라는 이명이 있다.

 

탱자나무 혹은 구귤(枸橘), 구귤나무라고도 한다.

덜 익은 탱자를 잘라서 말린 것 지실(枳實), 열매껍질 말린 지각(枳殼)을 주로 소화기, 호흡기 질환을 다스리는데 사용한다.

안자춘추(晏子春秋)에 귤화위지(橘化爲枳)라는 고사가 전한다. http://ktk84378837.tistory.com/2315

 

양지 바른 곳에서 해바라기하는 솜나물.

줄기와 잎 특히 잎의 뒷면은 하얗게 솜털로 덮여 있다.

부싯돌에 얹어 담배불을 붙였기에 부싯깃나물, 꽃대의 형상이 丁 과 같아 대정초(大丁草), 작은 취나물 같아 까치취라고도 부른다.

 

보문산과 연계된 오도산으로 들어서자 길가에 즐비한 자주색 꽃망울이 대롱거린다. 으름덩굴이다.

 

가파른 오르막길 계단 밑에는 엊그제 비맞은 종균에서 솟아난 갈색쥐눈물버섯(갈색먹물버섯)이 솟아올랐다.

 

시골 색시처럼 수줍고 소박한 병꽃나무.

 

하마면 그냥 지날뻔했다... 배꼽이 빨개진 지구인을 바라보는 외계의 눈망울 같은 구슬이끼의 유혹을.

 

336미터의 오도산 정상은 임진란시 봉화터란다. 구완동 주민의 간절한 바람이 가난한 현판에 적혀 있다.

 

해가 나고 미세먼지가 없었다면 최고의 경관일 것 같은 장면이다. 멀리 식장산과 아래로 남부순환도로가 보인다.

잠시 미세먼지를 생각하니 5대 사망원인인 폐렴에 대한 불안감 때문인지 가슴이 갑갑한 느낌이다.

 

보문산성을 오른쪽 뒤로 하고 바위에서 솟아난 매화말발도리의 고결한 자태.

 

오도산 정상에도 이 민족과 이 땅의 정기를 끊겠다고 "일본놈들이 박은 쇠말뚝" 자리가 있다.

쇠말뚝에 대한 오해와 진실이 해명되지 않은 상황이나 풍수에 민감한 중국과 일본의 짓거리로 치부하고 있음은 이들이 늘 지배민족이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이름의 유래가 묘연한 이스라지. 요즘 일기예보는 어찌 그리 정확한지 후두둑거리던 빗방울이 몸을 적시기 시작한다.

고어가 이스랒이라는데 열매가 이슬을 연상시킨다거나 산앵두의 황해도 방언이라는 말이 있다.

빨간 열매는  열매를 해열, 치통, 장염, 당뇨, 천식, 위장병, 이뇨, 부종, 진통약으로 사용한다.

 

부지런한 농부는 하필 이 비를 후줄근히 맞아가며 때를 놓칠세라 비닐 우비로 중무장을 한채 탈탈탈탈 관리기를 앞세웠다.

 

빗물에 더욱 싱싱해보이는 현호색.

 

 

솜나물 - 김승기

 

 

솜털 달린 산나물

선정에 들면

추위로 곯은 뱃속 따듯하겠다

 

목 안에 끼인

황사 얼룩때

저 수세미 하나에

말끔히 씻기겠다

 

춘곤증으로 늘어지는 햇살

끊어 놓는

해 지면

닫기는 고요

 

터지는 꽃잎마다

땅과 하늘

우주가 참 따뜻하겠다

 

 

시집명 : 한국의 야생화 시집 (5) [울어본 자만이 꽃의 웃음을 듣는다] /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