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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산초목류 wild flower/종합세트 synthesis 2017. 4. 14. 23:57
심봤다 고 소리 지를 뻔했다. 보문산에 웬 등대풀? 기후 변화에 따라 식생이 하 변한다 해도 이럴 수가 있나 깜짝 놀랬다.
아주머니 한 분이 개짖는 소리에 나오더니 그러면 그렇지!
김영삼 대통령 생가에 갔다가 하도 이뻐서 캐다 심었더니 얼마나 벌었는지 밭이 되었다고 성가신 자랑이다.
무덤가에 다른 할미꽃은 모두 고개를 숙였거나 꽃잎을 떨구었는데 이 녀석만 발딱 섰다.
매화꽃을 닮은 매화말발도리가 기어이 바위틈에서 묵은 가지에 꽃을 매달았다.
새 가지에서 피어나는 바위말발도리는 어디 가야 볼 수 있나요?
산허리를 뚝뚝 잘라 아직도 뻘건 피가 선연한 임도(林道)에는 에코힐링이니 행복숲길이니 그럴듯한 이름이 붙어 있다.
그 한켠에 아는지 모르는지 흰제비꽃이며 털제비꽃은 제 색깔로 종족번식이 한창이다.
털제비꽃 영역을 침범한 노랑민들레의 치명적 아름다움.
진달래에 질세라 피어낸 산철쭉의 반역, 앞서 가면 외로울까 싶어...뒤에서 진달래가 자꾸만 벗하자고 손짓한다.
분홍 산벚꽃의 화사함에 눈이 시리다.
서대산을 뒤로하고 대진고속도로가 보이는 가운데 산중턱을 히끗히끗 띠엄띠엄 버짐처럼 보이게 하는 산벚꽃.
작년 맺은 열매를 줄레줄레 달고서라도 종족번식의 본능에 충실한 사방오리나무.
임도를 따라 가로수로 심은 어린 단풍나무가 꽃망울을 티우고 있다.
조팝나무. 빗자루 재료로 애용했기에 싸리나무라는 사투리 이름을 갖고 있다.
개별꽃. 꽃잎이 5장이다. 큰개별꽃은 6-7장이다.
황새냉이. 열매주머니가 황새의 다리처럼 가늘고 길다랗게 생겼다던가 혹은 줄기가 황새 다리처럼 꺾여서 그렇다는 유래가 있다.
쓰레기를 버린 것일까? 참 얌전하고 이쁘게도 놓여 있다.
복사꽃은 말할 것 없이 몽환적이다. 무릉도원.
아물가물 눈길을 떼지 못하게 살랑이는 봄맞이꽃이 밭둑에서 발길까지 멈추게 한다.
빈집 울타리에서 고개를 내민 무스카리. 보랏빛의 그 신선한 유혹. grape hyacinth 라고 부르듯이 히아신스의 근연종이다.
흰꽃무스카리(Muscari botryoides), 플루모숨 무스카리(M. comosum) 가 있다.
무성한 숲을 이룬 살갈퀴.
구수하고 달달한 냄새가 풍기는 착각을 일으키는 애기똥풀.
범접하기 어려운 싱그러운 오얏꽃.
너무 깨끗해서 닿기만 해도 잎을 떨구는 유회당(有懷堂)의 앵두꽃.
유회당은 무수동에 위치하며 영조때 호조판서를 지낸 권이진의 건축물로 대전유형문화재 제6호이다.
‘유회(有懷)’는 부모를 생각하는 효성스러운 마음을 늘 품고 싶다는 뜻으로
중국 명대 학자인 전목제의 ‘명발불매 유회이인(明發不寐 有懷二人)’이라는 시에서 따온 말이다.
유회당에서 정원을 화려하게 수놓는 황금실향나무.
유회당의 품격을 한결 드높이는 풍채 좋은 소나무.
고즈넉한 유회당 분위기를 소란스럽게 둘러싼 벚나무.
감질나는 봄비가 오락가락하더니 미세먼지 잔뜩 머금은 빗방울 자국만 남겨놓았다.
산벚꽃 / 허호석
아, 산이 저런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던가
참하게 살아온 산들이
피지 못한 4월의 혼령들을 집결시켜
꽃으로 환생하는 축제의 봉화가 올랐다 …
아! 숨이 막히도록 아름다운 꽃세상
이만하면 세상도 천국이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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