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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연가대청호 Daecheongho Lake 2016. 10. 28. 22:54
대청호 4구간 호반낭만길. 슬픈연가 촬영지라는.....상수리 한 그루의 매력.
대청호 4구간 백골산성낭만길..
대청호오백리길 1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2461 대청호오백리길 2-6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7355 http://ktk84378837.tistory.com/7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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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오백리길 7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6282 대청호오백리길 13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2586 대청호오백리길 16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7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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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호오백리길 21구간 http://ktk84378837.tistory.com/924 http://ktk84378837.tistory.com/7152
슬픈 연가(戀歌) / 박희진(朴喜璡)
겨울에 핀
수선화 같다.
네가 아니고선 차지할 수가 없는
순수공간 속에 너는 선연히 미소할밖에 ……
그 향기로운 맑은 파동이 순간 나를
황홀케 하면 너는 더욱 눈부신 윤곽을 지닌다.
싱싱해진다. 갑자기 주위가 조용해지고
또 환히 열리는 것이다. 우리 두 사람의
영혼의 창이 서로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
바로 지금이 이승의 마지막 순간일지라도
오 우리는 미동도 않으리라. 그리고 믿으리라.
세상은 참 너무도 아름답고 이 살아 있는
기쁨에 우리가 떨고 있는 한
죽음은 차라리 감미할 것이라고.
♣
언제인가 나는 단 한 번
네 입술에 입술을 대었던 기억을 갖는다.
어둠이 밀물처럼 우리를 휩싸고 우리의 안에서도
또한 갈증이 어두움처럼 밀물져 나갔었다.
살은 살을 불렀고, 살 속의 뼈가 서걱일세라
손은 손끼리 더듬다 못해 피가 입술로
망울져 오자 두 개의 입술은 타는 철쭉으로
맞붙은 것이었다. 비록 아무도 볼 수는 없지만
안으로 터지는 진홍의 기쁨. 그때사 순간은
영원이 되고 영원은 순간으로 몸서리치는 것.
허나 우리는 헤어져야 했었단다. 바람에 지는
덧없는 꽃잎다이. 네 가녀린 새침한 입술이
지금은 잊었을 이는 내 은밀한 꿈 속의 기억일까.
혹은 내 아득한 전생의 기억일까.
♣
나는 눈멀었다. 못 견딜 아쉬움이
날 너의 집 문 앞에까지 이르게 하다가도
짐짓 돌아서는 나는 무엇일까. 맥이 빠진다.
다리가 휘청인다. 너의 그 연약한 손을
쥐기만 하더라도 나는 온통 풀릴 것 같은데.
우리의 육신은 자취도 없어지고 너의 손바닥과
나의 그것만이 하나의 화석으로 남은들 어떠리오
거기 따스한 우리의 체온이 서릴 수만 있다면.
그런데 이렇게 너를 향하면 잡힐 듯 안 잡히는
너는 아지랑이, 아 흔들리는 꿈 속의 꽃일레라.
왜 나는 항시 이만치 서서 돌이 돼야 하나.
오라, 좀더 꿈이 아니라면 가까이 와서. 나의 가슴은
스스로 익어 터지는 석류알. 그 알알이 발하는
빛을, 그것을 믿어다오. 그것은 네 것이다.
시집명 : 실내악 / 1960 / 하락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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