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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죽나무 열매 Chinese Toon
    초목류 wild flower/멀구슬나무과 Meliaceae 2009. 1. 3. 10:30

     

    이른 봄이면 아내는 대사동 농협에서 마련한 금요장터나 유성 5일장을 종종거리다가 참죽나무의 새 순을 사 온다.끓는 물에 슬쩍 데쳐 파릇파릇해진 나물을 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들기름을 한 숟가락 치고 다진 마늘을 넣어 조물거린 다음에볶은깨를 예쁘게 고명으로 얹는다.그 맛이란 멀구슬나무과의 교목이라선지 특유의 쌉사름하니 감칠는 봄맛이 있다.입안에서 감도는 향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머물러 몸과 마음이 온유해진다.참죽나무는 멀구슬나무과 특유의 향을 중국에서는 저향(樗香)이라 한다.참죽나무와 대립되는 비슷한 소태나무과의 가죽나무가 있다.새순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본래 참죽나무이며 먹기가 좀 거시기한 것은 가죽나무다.어쩐 연유로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로 부르게 되어 참죽나무를 참죽나무라 부르는 이는 없고 가죽나무로 부른다. '싸다'와 '비싸다'도 의미가 뒤바뀐 건 마찬가지다.가죽나무는 그냥 가죽나무로 부르나?참죽나무 두 그루가 시골집 대문 곁에 있었다.이름 봄이면 잎을 따 말려서 뻘건 양념고추장을 처억척 발라 쨍하는 햇볕에 꾸들꾸들 말려서 먹는 맛이 일풍이었다. 나무가 늙을 때쯤 내가 5학년인가 되었는데 아버님은 밑둥을 잘라 내 앉은뱅이 책상을 만들어 주었다.재질이 벌건 책상이 어찌나 곱고 편리하고 고마웠던지 공부가 좀 되었던 모양인데 6학년때에는 전체 3등을 하였다.시골 국민학교의 75명 가운데 3등 실력이 좋다고 여겼는지 대전의 보문중학교 장학생 시험을 치렀으나 낙방했다.2차로 한밭중학교 시험을 치렀지만 그도낙방했다.재수는 별로 하지 않던 시대라 신생인 서중학교에 입학했다.서중학교는 나중에 서대전고등학교로 바뀌었으니 유령학교에 다닌 셈이 되어버렸다.1차 대전중학교, 2차 한밭중학교에서 떨어진 애들은 모두 서중으로 몰렸다.그래서 서중은 실력이 꽤 있는 아이들과 오갈 곳 없는 무지렁이들이 모이는 학교가 되었다.그 중에 황우석은 서중의 보배였다.줄기세포의 세계적인 학자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때였지만.가죽나무 앉은뱅이 책상이 만들어낸 인연이다.

     

     

    참죽나무 Chinese Toon, 학명 Cedrela sinensis. 호목수(虎目樹), 대안동(大眼桐), 저피(樗皮), 고춘피(苦椿皮), 저목(樗木), 가승목(假僧木), 산춘수(山椿樹), 학명 Ailanthus altissima, 소태나무과 가죽나무속의 낙엽 활엽 교목. 높이 20m. 중국 원산.  줄기는 얕게 갈라지며 붉은색이고 가지는 굵고 적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깃꼴겹잎다. 작은잎은 10∼20개이 긴 원형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는 것도 있다. 꽃은 6월에 피고 흰색이며 종처럼 생기고 양성화로 원추꽃차례에 달린다. 꽃받침조각 꽃잎, 수술 및 헛수술은 5개씩이고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삭과()로 긴 타원형이고 5개로 갈라지고 밑부분은 합쳐진다. 종자는 타원형으로 10월에 익으며 새순은 붉은빛이 돌기 때문에 아름답고, 식용으로 한다. 목재는 흑갈색이며 무늬가 아름다워 가구재로 이용한다. 

     경상도와 일부 전라도 지방에서는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라고 부르고, 표준말의 가죽나무는 개가죽나무라고 하여 혼란이 있다. 나무가 실하고 잎이 향기로운 것을 진저(眞樗, 참죽나무)라고 하며, 나무가 엉성하고 잎에서 냄새가 나는 것을 가저(假樗, 가죽나무)라고 한다. 잎을 저엽(樗葉), 뿌리껍질을 저근백피(樗根白皮)라 하여 거습, 구충, 대하증, 변혈증, 붕루, 빈혈증, 십이지장궤양 같은 소화기 계통의 질환을 다스린다.

    참죽나무(가죽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674 http://ktk84378837.tistory.com/2488

    가죽나무(개가죽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4799 http://ktk84378837.tistory.com/5358

     

     

    가죽나무  /  도종환

     

     

    나는 내가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

    내 딴에는 곧게 자란다 생각했지만

    어떤 가지는 구부러졌고

    어떤 줄기는 비비 꼬여 있는 걸 안다

    그래서 대들보로 쓰일 수도 없고

    좋은 재목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다만 보잘것없는 꽃이 피어도

    그 꽃 보며 기뻐하는 사람 있으면 나도 기쁘고

    내 그늘에 날개를 쉬러 오는 새 한마리 있으면

    편안한 자리를 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내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사람에게

    그들의 요구를 다 채워줄 수 없어

    기대에 못 미치는 나무라고

    돌아서서 비웃는 소리 들려도 조용히 웃는다

    이 숲의 다른 나무들에 비해 볼품이 없는 나무라는 걸

    내가 오래 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 한가운데를 두 팔로 헤치며

    우렁차게 가지를 뻗는 나무들과 다른 게 있다면

    내가 본래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누군가 내 몸의 가지 하나라도

    필요러 하는 이 있으면 기꺼이 팔 한짝을

    잘라 줄 마음 자세는 언제나 가지고 산다

    부족한 내게 그것도 기쁨이겠기 때문이다.

     



    참죽나무와 비슷하고 흔하다 하여 가죽나무인 이 녀석은

    참죽나무와 꽃은 비슷하나 열매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약용으로도 참죽나무보다 훨씬 이름이 더 높다.

    한약명은 저근백피라 한다.

    "저근은 미고하다. 장풍, 치루, 사리, 혈붕, 습증, 등을 다스리며 유정을 삽수한다" 고

    본초강목에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도종환의 [가죽나무]도 가죽나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참죽나무를 이르는 것일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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