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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게심니-
    문화 culture/역사 전통 history tradition 2009. 11. 11. 15:48

    감을 구하러 정림동 초록정원님 집에 갔다. 그녀의 집은 시내를 벗어나지 않은 변두리에 있는데집 주위에 감나무가 몇 그루 있다. 그녀는 농사꾼 남편과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마음씨 고운 시골 아낙이다. 사내들의 이기적인 눈으로 보니 착하고 곱지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 고달프고 팍팍한 인생에서 중요한 건 뭐?그래서 글쓰는 재주도 있고 블로그를 운영할 정도로 현대적 감각을 지녔다. 충격적인 건 사진 한답시고 SLR 들고 쫒아다니는 내보다 그녀의 콤퍼넌트 솜씨가 훨 낫다는거. 집 대문에 감나무 한 가지가 무른 홍시, 홍시 두 개가 걸려 있다. 홍시를 걸기 위해 대문에 대못을 뚝딱 박았을 터. 홍시를 건 이유는 분명 올게심니의 심정일 것이다.. 분명 그녀의 솜씨임에 틀림없을 아삭한 맛이다. 소박하고 애틋한 마음이 드러나는 것 같아 어여쁘기 그지없다.

    말이 나온 김에 올게심니에 대해 이야기 해 보자. 국어사전에 올게심니는 추석이나 중양절을 전후하여 벼, 수수, 조 따위의 이삭을 묶어 방문이나 기둥 따위에 걸어 두는 풍습. 또는 그 벼, 수수, 조 따위의 이삭을 뜻한다. 올벼심리 라는 말이 올게심니로변 한 모양이다. 올벼심리는 올벼를 잘라 조상에게 천신( 薦 新 )하는 제를 지낸 데서 온 말이다. 추석 놀이니만큼 올게심니를 할 때는 주연을 베풀어 다함께 즐겼다. 곡식은 다음해 씨앗으로 사용하거나 가신(家神)에게 올렸다. 이 올게심니는 전라도에서 풍년을 기원하는 민속 신앙을 담아 치른 놀이 문화가 되었다. 유사한 행위로 경상도에서는 풋바심이 있다. 강강술래, 소놀이, 원놀이, 가마싸움, 반보기, 밭고랑 기기, 줄다리기, 씨름, 활쏘기 같은 놀이가 있다. 정월 초하루에 거는 복조리의 의미도 그럴 것이다. 어쩌면 그리 모두들 소박했던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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