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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거문도 등대-문화 culture/역사 전통 history tradition 2010. 2. 12. 12:30
어둠이 걷히기 전 가이드 안내로 좇아올라간 곳은 등대.등대 일출을 겸한 관람을 기대했는데 구름 한 점 없던 어제의 상황과는 다르다.사진가 입장에선 어제 오후의 백도 유람과 바뀌었으면 어땠을까도 생각해 본다.오른쪽은1905년에 준공되었다는 6.4m의 구등대이며,왼쪽은 2006년 준공된 33m의신등대다.128m의 수월산 끝자락에 위치하여 망망대해의 길잡이를 하고 있다.역사성과 예술성으로 2006년 12월 등대문화유산 제17호로 지정되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은 구등대겠다.오르는 길부터 낯익어 생각해 보니아하,얼마전에 방영되어 재미나게 보았던 <1박2일> 촬영지였다.월류봉도 그렇거니와 우연찮게 <1박2일> 팀을 따라다닌 꼴이 되었다.우리나라 최초의 등대는 포항의 팔미도 등대로 2005년산.세계 최초의 등대는 놀랍게도 기원전 280~250년께 세워진 지중해 알렉산드리아항 들머리에 있던 파로스 등대다. 이집트 프롤레마이오스 왕조시대에 소스트라투스라는 건축가가 세운 높이 135m의 초대형 등대였다고.
여수 거문도 http://ktk84378837.tistory.com/1700
거문도사건(巨文島事件)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aks.ac.kr)
거문도등대 / 이생진
등대로 가는 길 1
숲속을 나와
다시 숲속으로
나는 천국에서 걷는 걸음을 모르지만
이런 길은 이렇게 걸을 거다
가다가 하늘을 보고
가다가 바다를 보고
가다가 꽃을 보고
가다가 새를 보고
머리로 생각하지 않아도
머리로 고민하지 않아도,
웬일로 나를
나무가
꽃이
새가
혹은 벌레가
아직 살아 있는 나를
행복의 길로 몰고 가는지 모르겠다
너무 행복해서 죄스럽다
까닭 없이 내게만 편중된 행복
남들이 시기하겠다
사람들에게 매맞겠다
사랑도 속박이니
지나친 행복도 구속이니
다시 슬프고 외롭게 해다오
거문도 등대로 가는 길 2
다시 터널
동백나무 터널
여기서 새가 울기 시작할 경우
너는 행복하다고 소리치렴
네 행복 누가 빼앗지 않을 테니
"나는 행복하다"라고 세 번만 소리치렴
아무도 보지 않으니
부가세도 붙지 않을 테고
"나는 행복하다"라고 외치렴
너도 한 번쯤은 행복에 자신을 가져봐야지
거문도 등대로 가는 길 3
빽빽이 들어선 터널은 바다 속처럼 깊고
오른발 밑 절벽은 굴 구멍보다 어둡다
일모렝 조심해야지
나도 모르게 끌려가는 내 목숨
자연이 무서운 줄 절벽에서 알았다
거문도 등대로 가는 길 4
동백터널을 나오면 다시 수평선
수평선과 동행하는 나그네
낡은 등대 등허리에 태극기 휘날린다
무엇을 점령했기에 저리도 신명 날까
태극기가 저렇게 힘이 넘치기는 여기서 처음이다
거문도 등대로 가는 길 5
여기서 등대가 보이지만
등대까지는 아직 멀다
한 번쯤 숲 밖에 나와 있다 숲속으로 들어가고
등대는 어디서 보나 외로운 시인상
이동식 변소 출입이 잦은 고양이
고양이가 낮잠에서 깨어나 변소 뒤로 사라지고
푸른색 변소는 그대로 냄새를 보존한다
고독할수록 냄새가 짙은 뒷간
냄새도 외로움을 탄다
거문도 등대로 가는 길 6
드디어
고독으로 단결된 등대촌村
여수지방해양수산청거문도항로표지관리소
'항로표지'라 하지 말고 '등대'라 고집하겠다
'항로표지'라고 하면 나의 시가 표류한다
거문도등대가(巨文島燈臺歌) / 작사 김신형 작곡 황선우
1. 출렁이는 파도는 삼산을 울리고
남쪽에는 희미한 제주 한라산
동백꽃이 만발한 수월산 밑에여
기를 찾아오라 거문도 등대
반짝반짝 비치는 등대 불
15초 간격두고 일섬광 강약 교섬광
어두운 밤 앞 못보는 길 잃은 배야
여기가 거문도다 길을 찾아라.
2. 붕붕붕붕 울리는 무신호 기적
사십초 간 간격 두고 5초 붑니다.
안개 끼어 앞 못보는 길 잃은 배야
여기가 거문도다 조심하여라
하하하하 웃음은 끊임이 없고
직원 가족 친절히 일 가족처럼
업무에는 충실히 힘을 다하니
갈매기야 전해다고 거문도 소식
거문도 등대 ― 마을 / 이은봉
거문도에 가면 등대부터 맞아야 한다
천천히 등대까지 걸어가 보아야 한다
걷다 보면 ‘목넘어’와 ‘선바우’가 마중 나와
당신을 기다린다 그들과 기꺼이 헤어지면
동백터널이 달려와 당신을 반긴다
동백터널에 동백나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산딸나무도 있고 사스레나무도 있다
동백터널을 해찰하며 걷다 보면
동박새의 노랫소리 들려온다
직박구리의 노랫소리 들려온다
흑비둘기의 노랫소리 들려온다
노랫소리의 끝에서 파도소리가
와락, 당신의 발길을 잡아당긴다
파도소리를 따라 걷다 보면
갑자기 퍼뜩 아득한 풍경이 펼쳐진다
아랫배를 흔들며 저기 껄껄껄 웃고 있는
키 큰 아저씨가 등대다 등대 아저씨가
당신의 손, 덥썩 잡는다 당신도
등대 아저씨의 손, 덥썩 잡아야 한다
그때 별안간 느닷없이 당신의 가슴을 뚫고
한 줄금 짜릿한 신음소리 울려퍼진다.
―《시인시대》 2016년 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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