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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아 본 거문(巨文)-
    풍경 landscape 2010. 2. 10. 13:11

     

     

    여수 거문도 파노라마

    13시발 크루즈는 영영 보지 않을 것처럼 여수를 뒤로 하고 줄달음친다.오는 5월 2차 발사를 앞둔 외나로도 우주센터가 분주해 보인다. 나로에 몇 명 내려 놓는데 부두에서는 낚시꾼들이 학꽁치를 연신 낚아채 올리고 있다. 한 시간을 달리고 달려 일행을 거문도에 쏟아낸 것이 15시다. 예부터 듣잔 곳이 한라, 울릉, 흑산, 백령, 거문였다. 금번에 거문을 다녀왔으니 울릉, 흑산, 백령이 남았다. 울릉은 자연사 탐사계획에 포함되어 있으니 우선 제해 놓는다. 거문은 언뜻 '검다' 와 연결 가능하고, 거기 백도 역시 백(白) 이란 오해를 살만한 명칭이다. 본래는 동도 서도 합쳐 섬이 셋이라 삼도였는데 19세기말 영국군의 침입 당시 지원군으로 온 청(淸)의 정여창이 삼도 사람 김류(金瀏)의 제자들의 필담에 반하여, 이곳은 훌륭한 문장가가 많은 곳'이니 거문(巨文)으로 지명을 바꾸면 좋겠다는 건의가 받아들여져 개명이 되었다. 선장의 거침없이 미끈거리는 말솜씨도 그 필담에서 유래한 것일까?

    [오창규 칼럼] 거문도 뱃사공 아니었으면, 울릉도 독도는 프랑스령 아니면 일본령 (datanews.co.kr)

     

    외나로도


     

    나로항

     

    학꽁치낚시

     

     

    삼호팔경(三湖八景) / 귤은(橘隱) 김류(金瀏, 1814-1884, 귤은재문집

     

     

    橘亭秋月(귤정추월) 귤정[유촌리]에 비치는 가을 달빛

    竹林夜雨(죽림야우) 준촌의 밤 대나무 숲에 밤비 내리는 소리

    鹿門怒潮(녹문노조) 서도 녹싸이() 끝의 수십 길 절벽 아래 바람 부는 날의 성난 파도

    龍巒落照(용만낙조) 용냉이 용물통에서 바라보는 아름다운 해넘이

    梨谷明沙(이곡명사) 배골[서도리 남동쪽 해안]의 하얀 모래와 어우러진 삼호의 경치

    紅國漁(홍국어화) 불배를 이용하여 고기를 잡는 거문도 내해 밤바다 고기잡이

    石凜歸雲(석름귀운) 안개 낀 기와집 몰랑과 신선 바위 부근의 풍경

    白島歸帆(백도귀범) 백도에서 고기잡이를 마치고 돌아오는 돛단배

     

    *凜; 름름할 름

    * *김류(金瑬, 1571-1648), 호 북저(北渚), 인조반정의 공신. 정여창이 거문(居文)이라 칭송한 실학자..

     

     

     

    거문도 설화 / 문덕수

     

     

    꽃잎만한 보물선

    한아름 풍랑 안고 기우뚱하더니

    몇 점 퐁당퐁당 빠뜨렸나

    놀란 바다 수평선으로 줄달음치다가 멈칫 돌아서며

    일곱 빛으로 주름잡더라

    동서남북 엇걸린 물길을 잡아

    크고 작은 섬들 갈매기들이 물어나르더라

     

    음달산 엉덩이 모로 세워 구불구불 눕고

    망향봉 허리 펴어 샛바람 등지고

    옹그린 고도. 발끝 세워 마파람 막으니

    그 품속 또하나 바다 알처럼 품었네

    배들 숨 돌리고 마을들 자리잡은

    외항 내항 포구 형형색색 열리니

    한(恨),눈물,고독은 노을로 사위네

     

    보리수 눈향 후박 숲,해풍이 다듬고

    낭떠러지 용마루 또아리길 꼬불꼬불 펴니

    수평선은 수월산 긴 허리 굽이굽이 감돌더라

    영국 극동함대 포성 속에서

    거문도는 가쁜숨 피빛 동백꽃으로 설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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