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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냉이와 빙어(氷魚)-
    풍경 landscape 2010. 1. 24. 21:11

     

    옥수수는 화본과의 한해살이풀이다.옥수수를 강냉이라고도 한다. 한자어로 옥미(玉米), 조량(粗糧)이라 한다.옥수수풀을 가리키기도 하고 그것의 열매를 가리키기도 한다.한자로는 옥촉서(玉蜀黍)라 한다.옥수수는 '옥(玉)+수수'의 합성어다.강냉이는 옥수수나무의 열매다.강냉이는 '강남(江南)+이' 의 합성어다.북미 원산의 옥수수를 유럽인들이 재배하다가 포루투칼에 의해 중국에 전파되었다.임진란 이후 중국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따뜻한 강남에서 재배되다가 들어왔으니 강냉이가 되었다.'강남+콩' 이 '강낭콩' 으로 되는 과정을 똑같이 거쳤다.강냉이는1960년대국민학교를 다닐 적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미군의 식량원조로 나온 강냉이 가루로 학교에서는 빵떡을 찌어 나누어줬다.전지분유를 어떻게 찌었는지 하얀 초콜렛처럼 생긴 우유조각을 쪼개어 먹기도 했다.강냉이가루도 우유조각도 달코롬하니 참 맛이 있었다.강냉이는 "웰컴투 동막골"의 팝콘비도연상시킨다.수류탄을 터트리자 파란 하늘에서하얀 팦콘이 비처럼 쏟아졌다.바보 여일(작년에야스탠퍼드대를 졸업한 가수 타블로의 배우자로 알려지면서 강혜정이라는 배우임을 알게 되었다)이 얼마나 좋아했던가.동화 같은 팝콘비 때문에 긴장감 흐르던 이념의 대치는 화해의 실마리를 풀리던 멋진 장면이었다.잠시 상념에 젖게 한 통통한 강원도 찰옥수수가 구수한 버터 냄새를 풍기며 김을 모락모락 피워 올린다.

     

     

     

     

    강원도 찰옥수수  /   오정방

     

     

    옥수수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서울출신 아내가

    저녁시간에 간식이라면서

    노오란 옥수수 몇자루를 쪄내와

    가장 먹음직한 것 하나를 집어

    허리를 뚝 잘라 한 쪽을 권한다

     

    맛좋은 강원도 찰옥수수란다

    촘촘이 잘 박힌 여인네 이처럼

    알알이 고르고 매끄럽고 윤이 난다

     

    한 알씩 한 알씩 손으로 똑똑 뜯어서

    아름다운 강원도 그 산하를 그리며

    오래 오래 곱씹으며 음미한다

     

    어느 착한 농부가 씨뿌려 거름주고 가꿔

    많고 많은 손을 거쳐 태평양을 건너와

    이 찰옥수수 잘 익어 여기 오기까지

    한 일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나의 입에

    지금 꿀처럼 이렇게 녹아내리는가

     

     

     

    담수어 가운데 겨울을 대표하는 별미로 떠오른 빙어.어떻게 저수지까지 들어왔는 지는 모르겠으나 빙어는 바다빙어목 바다빙어과의 멸치만한 물고기다. 은빛 찬란하고 소까지 환히 드러나 보이는 몸을 가져선지 수온이 낮은 곳에 자라선지 빙어란 이름이 붙었다. 20여년전이던가. 신임이 왔기에 환영회랍시고 데려간 곳이 장찬지 아래 장찬가든. 투명하고 깨끗하고 차갑게 생긴 날렵한 작은 고기가 스텐레스 사발에 담겨져 나와서도 팔딱거렸다.내수면 관리가 잘 되지 않는 상황에 지쳐있는 터라 1급수에서 그것도겨울철에만 나온다는 빙어가 각광받기 시작한 때였다. 민물고기를 날로 먹는다는 것에 대한 불안이나 그 잔인하고 끔직한 행위에 대한 거부감이 살아있는 때였다. 은빛 찬란한 빙어 옆에는 초고추장이 불타는 입을 벌리고 게걸스럽게 웃고 있다. 꽁지를 쥐고 머리에 고추장을 찍은 사람이 있다. 머리를 쥐고 꽁지에 고추장을 찍은 사람도 있다. 등을 쥐고 머리나 꽁지에 고추장을 찍은 이도 있다. 어떠한 방법이든 빙어가 파닥거리는 바람에 옷에도 입에도 벌건 고추장이 튀었다. 환영하자고 나선 사람이나 환영 받자고 따른 사람이나 첫경험이었다. 살겠다고 퍼덕거리는 빙어의 몸에 새빨간 초고추장을 찍는.그 첫경험이 가져온 충격은 두고 두고 회자되었다. 겨울철 호수를 대표하는 빙어가 한쪽에선 튀김가루를 뒤집어 쓴채 기름에 튀겨지고, 유리수족관에 선생사의 희망과 공포를 아는듯 몸부림치는 모습이 애처롭다.

     

    춘천호는 1965년 2월에 준공된 춘천댐으로 생겨난 인공호수다. 북한강 줄기를 막아 만들어진 높이 40m, 길이 453m의 콘크리트댐인 이 댐의 윗면은 5번 국도상에 놓여 춘천과 화천의 길목이 되는 도로로 이용되고 있다. 의암댐과는 춘천순환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의암호를 따라 이어지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를, 가족단위의 관광객은 낚시가 적격이며 댐 주변에 형성된 매운탕 골은 전국적으로 그 맛이 정평나 있는데 자연산 메기매운탕, 쏘가리 매운탕의 진미를 맛볼 수 있다. 또 춘천댐 계곡과 삿갓봉, 수려한 자연환경과 조용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집다리골 휴양림 등이 있어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다. 깨끗한 호수와 울창한 송림의 조용한 숲속에 캠프촌이 어우러져 호반의 정취를 더욱 느끼게 하고 겨울 빙어 낚시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춘천호에서.

     

     

    춘천호  /  박상희

     

     

    얼음마당 하얀 춘천호 겨울은 침묵했습니다.

    감히 서지 못할 호수 위를 길을 걷듯 우리는 걸었습니다.

    침묵에 잠긴 호수 작은 숨구멍 비집어 호수의 생명 확인 합니다

    얼음 위 파득이는 빙어 한 마리 호수의 전설 말해줍니다

    그저 잠시 침묵한다고 호수는 잠시 역사를 만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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