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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족산 황톳길
    초목류 wild flower/종합세트 synthesis 2017. 10. 12. 23:45

    산국. 이 골짝 저 골짝 흐드러졌다 산길이 노랗다. 세상이 노랗다.

     

    큰뱀무가 왜이리 끈질길까 했더니 길을 내느라 순을 쳤던 것이 이제 비집고 나왔.

     

    망초가 사라진지 언젠데 개망초가 이제 나와?

     

    까실쑥부쟁이. 이파리를 만져보면 까실까실한. 이 골짝 저 골짝 산길이 붉다.

     

    계족산성 집수지. 추동쪽 임도로 오르다보니 집수지(集水池)가 복원되어 있다. 이 때나 저 때나 나라를 지키는 건 무지렁이 백성들이란 사실. 산성 안의 군사들이 이 물을 마시고 이 터전을 지켰을 터이다. 삼국시대 토기가 발견되어 계족산성을 쌓은 시기를 알게 되었다. 시절이 하 수상하여 임진란 병자호란 일제치하 독립군 소재의 영화가 몇 년째 판을 치고 있다. 남한산성 영화가 천만관객을 넘길까.

    계족산성 https://ktk84378837.tistory.com/8353 http://ktk84378837.tistory.com/4007 http://ktk84378837.tistory.com/2496

    털진득찰. 이거 생각이 안 나서 한참 찾았다. 명사에서 부쩍 생각이 멈춰질 때가 가끔이다.

     

    큰달맞이꽃. 달기운이 사라지고 먹구름이 세상을 덮으니 고개가 숙여질 밖에.

     

    산박하. 척박한 산의 정상에서 자라느라 보기에도 골이 깊고 두텁고 뻣뻣하다. 시골농부의 손등처럼.

     

    사위질빵 열매. 이제 씨앗을 담는 계절인가. 에일리언처럼 뻗은 저 손.

     

    장녹수만큼 매혹적인 열매다. 이름도 묘한 매력이 있다. 장녹이란 이름의 새순을 봄나물로 먹는데 맛이 좋다. 미국자리공.

     

    목욕탕에서 갓 나온 처녀처럼 촉촉한 느타리.

     

    말징버섯. 산마다 임도는 왜 뚫어놓았을까. 그 임도에 조약돌인양 보호색으로 위장한 곳은 아직 포장되지 않은 자갈밭이다.

     

    계족산 황톳길. 2006년부터 맥키스컴퍼니(구 선양소주) 조웅래 회장이 황토를 깔아 계족산맨발축제는 대전시최우수축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대전의 대표적 에코힐링(eco-healing) 공간인 계족산 황톳길을 만든 이는 ㈜맥키스컴퍼니의 조웅래 회장이다.

    이 진득거리는
    길을 걷기 위해 사람들은 신발을 기꺼이 벗는다. 외국인 참가자도 꽤 있다.

     

     

    황톳길 / 이국헌

     

     

    어제 만난 그 바람으로

    황톳길 걷던 걸음은

    선 채로 바람에 기대고 쉰다.

    신발에 묻혀서 걸어온

    흙발을 버거워서 털어 내다가

    문득 엉겨 붙는 너를

    다시 묻혀 놓는다

    세상에 너 하나 털어 낸다고

    다 털어 낼 수 없음이야

    십리가 넘는 황톳길인데

    턴다고 다 털어 지는 게 아니라서

    덤덤히 바람과 더불어서 맞는다.

    사람들은,

    뭉개지고 비벼지고 사는 흙 발 인생인 듯이

    이길 어제처럼 걷는다

    황톳길에서는 황톳길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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