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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목련 紫木蓮 lily magnolia초목류 wild flower/목련과 Magnoliaceae 2013. 5. 16. 13:18
자주목련 紫朱木蓮 Magnolia liliflora. 신치(辛緇), 방목(房木), 자주색(紫朱色) 거 묘한 색이다. 짙은 남빛을 띤 붉은색이라는 정의가 내려져 있다. 검은 계통인 검자주색과 밝은 계통인 꽃자주색으로 다시 분류된다. 하근찬의 <하근찬, 나룻배 이야기>에는 "벌건 불길이 구름을 태우고 온 벌판으로 쏟아져 내렸다. 강물도 꽃자주색으로 출렁거리고, 불어오는 바람에도 붉은 빛깔이 물들어 있었다."는 대목에서 잘 쓰였다. 권순홍은 <어린왕자>에 나타난 어휘들을 연구하면서 자주색은 권력(權力), 권위(權威), 부(富)를 상징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 빛깔로 옷을 해 입으면 황제의 색이다. 자목련의 거만한 자태가 품위 높은 귀족의 자태를 뽐내는 백목련을 거느리고 있다. 신원사.
일목련 http://ktk84378837.tistory.com/197 http://ktk84378837.tistory.com/3686
백목련 http://ktk84378837.tistory.com/4498 http://ktk84378837.tistory.com/3445 열매 https://ktk84378837.tistory.com/6043
별목련 http://ktk84378837.tistory.com/2394 목련 http://ktk84378837.tistory.com/3377 http://ktk84378837.tistory.com/4536
자목련 http://ktk84378837.tistory.com/3411 http://ktk84378837.tistory.com/4647
자목련 하르르 지고…… / 임미리
열린 유리창 너머 자목련 뾰족한 입술 내밀고 소곤거리는 시간이다. 우체부 아저씨 날렵하게 오토바이를 타고 온다. 건네준 우편물 묶음에서 편지 한 통 소금으로 절인 조기처럼 생기 없이 툭 떨어진다. 봉투 위에 적힌 회수증이란 단어가 꽃잎처럼 가볍다.
봉투를 뜯으며 궁금증을 더듬는다. 누구일까. 자신이 누구인지 증명해줄 수 있는 이력을 왜? 잃어버렸을까. 돌아오지 않는 신분증과 이별을 하고 재발급을 받기 위해 생(生)도 수정하고 싶은 꿈, 꾸었을까, 주름살 가득한 얼굴 수정하듯.
손에 잡힌 여인의 신분증, 이름과 사진을 보며 나는 컴퓨터를 검색한다. 지문 같은 등고선을 따라가다 길을 잃은 나는 갑자기 캄캄해지는 울렁거림으로 멀미를 한다. ‘사망말소’ 인연의 고리 어디에 숨겨두었는지 참빗으로 머리카락 빗어 내린 듯 한 여인의 얼굴을 본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여인, 이승을 하직하고 떠나는 길 내게 보여주고 간 사진의 얼굴이 흐리다.
멍든 자욱 같은 자목련 입술 벙그는데, 그 안 끝자락부터 꽃잎 핏기 잃으며 시든다. 바람은 열린 창문으로 꽃향기 부지런히 배달한다. 취한 듯 나른해지는 오후, 여인의 얼굴처럼 자목련 하르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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