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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변풍경
    풍경 landscape 2012. 12. 17. 14:18

     

     

     

     

     

    동이면 금강.

     

     

    겨울 강   / 김낙필

     

     

    강가의 시간은 아직도 얼지않고 있다

    더운날 풀어논 언약이 아직도 주저리주저리 흔들리고

    빈배는 여전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허리춤으로 쌩하니 언 바람이 지나고

    한때 사랑했던 그들이 강 저편에서 신기루처럼 손을 흔든다

    느티나무를 안고 돌자 바람이 연주를 시작한다

    "아무르 강의 물결"

    얼지못한 물길이 휘어 돌아 나간다

    사랑한다던 낙서가 물결에 떠나간다

    늘 가슴의 방은 비어 있다

    대문 빗장도 걸어놓은채 강변을 걸었다

    한때는 가슴을 풀어 헤친채 열어놓고

    주홍 대문안에 베롱나무도 심고 제비꽃도 심고 싶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재우고 싶었다

    객고에 피를 토하고 쓸어지던 날 겨울이란걸 알았다

    다 잃었다는걸 눈치 챘다

    노을 떨어지는 강가에서 모두를 떠나보내고

    들개처럼 행려자가 됐다

    객지를 느린 걸음으로 걸어보면 안다

    물이 어느쪽으로 흘러가는 가를

    강변 자작나무숲에 앉아 긴 겨울 편지를 쓴다

    저문 강은 숨을 죽인채 이야기에 귀를 기우린다

    드디어

    강이 서서히 얼어붙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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