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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Lagerstroemia indica초목류 wild flower/부처꽃과 Lythraceae 2007. 7. 30. 13:44
행정도시가 들어설 예정지인 대평리 인근은 기공식을 가졌다고는 하나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았는지 여기저기 붉은 현수막이 붙어 있다. 강가로 나서니 배롱나무 시골색시는 아직 도회지 물을 안 먹어선지 화들짝 놀라 얼굴에 부끄럼이 가득하다. 부끄럼 타는 얼굴은 하늘이 더욱 파란 법이고 ... 윤동주는 오늘도 부르짖는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배롱나무 Crape Myrtle, 학명 Lagerstroemia indica L. 당나라 장안의 자미성에서 많이 심었기 때문에 자미화(紫微花), 피고 지기를 계속하므로 백일홍나무, 해당수, 양양수, 백양수, 수피가 떨어져 얼룩무늬가 새겨 반질거리므로 파양수(怕癢樹), 줄기를 건들면 잎이 간지럼 타듯 움직인다고 간지럼나무, 일본에선 원숭이도 떨어질 만큼 미끄럽다고 하여 원숭이 미끄럼 나무. 도금양목 부처꽃과 배롱나무속의 낙엽활엽관목. 키가 5m 정도 자란다. 수피는 홍자색을 띠고 매끄러우며, 잎은 마주나고 잎자루가 없다. 붉은색, 보라색, 흰색의 꽃이 7~9월에 원추꽃차례를 이루어 핀다. 배롱나무는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며 내한성이 약해 주로 충청도 이남에서 자란다. 자미화에 대한 기록은 1254년에 쓰여진 〈보한집(補閑集)〉에 이른다.꽃은 먹기도 하며 민간요법으로 백일해, 월경조절, 대하증, 불임증, 소아기침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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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롱나무 꽃 그늘 아래 / 이지엽
생이 아름다운 때가 있다면
필시 저런 모습일 게다.
귄 있는 여자의 눈썰미 같은 꽃
잘디잔 꽃술로 낭랑하게
예 예 대답하는
그러다 속상하는 일이라도 생기면
혼자서 짜글짜글 애를 태우다
말간 눈물 뚝뚝 떨구는
화엄이나 천국도 그러고 보면
멀리 있는 게 아니다
환한 손뼉소리 끝에
온몸으로 내 사랑 밀물져 오는 여름 한낮
장엄이라든가 경건이라든가
그런 사뭇 딱딱해지는 것이 아니라도
흩지 마라 네 슬픔 흩지 마라 얼굴 검게 탄 바람이
여린 가지의 맨살 나붓이 쓰다듬고 가는
그 잠시에 있는 것
그러면 거기 수만 송이의 꽃들이
죄다 부르르 떨면서 수만 갈래의 길을
우듬지로 위로 받쳐 올리고
나무들은 혼신으로 몸 바깥에 길을 내면서
여름 한낮은 짱짱해지고 짱짱해져서는
이윽고 보여지는 한 틈으로
시원하게 소나기 한 줄금 뿌리기도
하는 것이니
완전한 사랑이란 이를테면 그
소나기 같은 것일 게야
목마름의 절벽에서 飛流直下하며
산산이 깨어지는 물방울
몸과 마음의 경계를 깨끗이 지우는 일
몸도 잊어버리고 몸이 돌아갈 집도 다 잊어버리고
그게 우수수 목숨 지는 것인 줄 다 알면서도
여름 내내 명옥헌 꽃 지는 배롱나무
여자의 환한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현대시학 200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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