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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항저우(杭州, Hangzhou)의 서호(西湖, West Lake)
    문화 culture/해외 foreign travel 2007. 7. 30. 17:05

    중국 항저우(杭州) 서호(西湖) 유람 (2005. 3.27/ 절강성 항저우 서호)

     

    항저우의 서호는 저 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인 동파 소식의 근거지이다.

    * 중국인들의 항주 자랑

    과장을 좋아하는 중국인들이 고도(古都) 중에서도 항주(杭州) 자랑이 대단하다.

    옛날부터 '上有天堂(상유천당), 下有蘇抗(하유소항)'이라 하여 하늘에는 천당이 있다면 이 세상에는 항주(杭州) 소주(蘇州)가 있다 하였다.

    중국인의 최대 소망은 항주에다 집을 짓고 용정차를 마시면서, 소주에서 나는 비단을 입고광동요리를 먹으며 살다가, 유주(柳州)에서 나는 나무로 짠 관에 묻히는 것이란다.

    중국의 자랑은 절강, 절강의 자랑은 항주, 항주의 자랑은 서호(西湖)라고 자랑 자랑들이 대단하다.

    거기에다가 700년 전 항주를 다녀간 이탈리아 여행가 마르코 폴로가 중국을 서방 세계에 소개하면서 그 자랑 한 마디를 보태어 주었다.

    세상에서 가장 곱고 멋있는 도시가 항주다라고 소개하였다는데 항주의 무엇 때문일까?

    항주를 어미지향(魚米之鄕)이라고 한다.

    물고기와 쌀이 풍부한 고장이라는 말이다.

    이 지역은 사계절이 분명하고 겨울에 눈이 와도 하루 이상 쌓이지 않는 아열대 기후에다가 북경이나 상해에 없는 산이 많아서 공기와 물이 좋다.

    한국 생수 중에는 한라산의 삼다생수(三多生水)가 유명하지만 중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생수는 와하하(娃哈哈)로 항주산이다.

    그래서인지 중국의 대표적인 10대 명차(名茶) 중에서도 으뜸이 항주의 용정차로 옛날에는 나라님께 바치던 진상품이었다.

    중국에 7대 고도(古都)에는 서안, 베이징, 낙양, 개봉, 남경, 항주, 안양이 있다.

    나라의 수도로서 100년 이상 있었던 도시를 고도라고 하는데 항주는 9세기부터 237 여 년 동안 14명의 황제가 항주를 수도로 선택한 역사적인 고도이다.

    그래서 수양제는 북경과 항주 간에 운하를 팔 정도로 고래로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던 도시다.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 항주의 자랑거리는 서호(西湖)로 그 호반을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경관이다.

     

    * 서시(西施)의 고향 항주/ 중국의 4대 미녀

     

    자고로 우리나라 정읍(井邑)은 물이 좋아서 우물 ’() 자 정읍(井邑, 井州市)이라 하였고

    물이 좋아서 미인이 많은 고장이라고 하듯이, 산 좋고 물 좋은 서호(西湖)에 미인이 없겠는가.

    서시 왕소군 초선 양귀비, 중국의 4대 미인 중에 하나로 이 고장 출신의 월() 나라 미인 서시(西施)가 있다.

    나무꾼의 딸이었다는 서시를 사람들이 침어(浸魚)라고 부르기도 했다.

    어느 날 서시가 강가에 갔더니 잔잔한 강물에 그의 아름다운 얼굴이 비추었다.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서 수중의 물고기가 수영하는 것조차 잊고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그만 강바닥으로 가라 앉아버렸다 해서 잠길() 고기() 곧 침어(浸魚)라 했다는 것이다.

    남의 빈축(嚬蹙)을 살 일을 왜 하나?’ 하는 경우의 빈축이란 말도 서시로 인연하여 생긴 말이다.

    서시가 어느 날 근심이 생겨서 자신도 모르게 이마를 찌푸리며걷는 모습이 보통 때보다 더 아름다웠다.

    이를 본 마을의 추녀(醜女)가 서시처럼 얼굴을 찌푸렸더니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는 박색의 모습이 되더란다.

    찡그릴 () 찌푸릴 () 빈축(嚬蹙)이란 말은 그래서 생긴 말이다.

    서시(西施)는 와신상담(臥薪嘗膽)이란 고사성어와도 연관된다.

    ()왕 구천(勾踐)이 오()왕 부차(夫差)에게 패하자 구천은 부차에게 서시를 바쳐서

    정사를 소홀히 하게 하는 동안 거북한 섶()에 누워 자며,

    쓴 쓸개를 맛보며() 원수를 갚으려고 벼르던 구천에게 멸망했다는 이야기다.

    그건 그렇고 중국의 사대 미인이 누구누구던가.

    그 모습은 얼마나 예쁜가 그 모습을 찾고 찾다가 그림을 찾고 나니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한다.

     

    皇帝로 태어난다면 어느 女人을 고를까

    西施일까 王昭君일까 초선일까 양귀비일까

    皇帝

    아내 80명 둔다니

    별걱정을 다 하네

     

    항주 서쪽에 있다 해서 서호라고 했다.

    이곳 태수인 소동파는 서시가 살던 고향이라 해서 서호를 서자호라(西子湖)고 하였다.

    서자(西子)는 서시를 이르는 말이다.

     

    * 서호 유람(西湖)

     

    서태후가 이곳 서호의 모습에 너무 반해서 화가에게 서호를 그리게 하여 그 모습대로 북경 이화원에다가 인공호수 서호를 만들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서호에는 이제(二堤) 삼도(三島) 오호(五湖)가 있다.

    이제(二堤)란 백락천(白樂天)과 소동파(蘇東坡)가 쌓았다는 백제(白堤)와 소제(蘇堤) 제방이다.

    그 제방으로 서호는 외호(外湖), 내서호(內西湖), 악호(岳湖), 서리호(西里湖), 소남호(小南湖) 다섯으로 나뉜다.

    삼도(三島)란 서호 속에 떠있는 소영주, 호심정, 완공돈을 말한다.

    외호 구경은 걸어서 하거나 관광차를 이용하거나 지붕이 날렵한 정자모양의 유람선을 이용한다.

    서호는 면적 5.6, 둘레 15의 타원형 자연호에다 인공호를 더 판 호수이다.

    평균 수심 1.8m, 깊은 곳이 2.8m정도가 되는 한국의 고양시 일산호보다 약 3~4배나 큰 호수였다.

    항주는 춘추시대 월나라와 송나라의 수도였다.

    우리나라 역사로 치면 모화사상자들이 말하는 기자조선 시대요서양에서는 로마제국이 성립하던 아득한 옛날이다.

    그 무렵부터 서호를 꾸며 왔으니 서호도 서호려니와 유서 깊은 수많은 정자와 누각과 사원과 탑들이 있다.

    거기에다가 춘하추동, 아침, 저녁의 서호 경치의 아름다움이 다르다.

    화창한 날의 서호 경치는 서시(西施)가 화장한 모습이요,

    안개 끼고 흐린 날의서호의 모습은 화장하지 않은 서시(西施)의 모습 같다고 한다.

    이와 같이 화창한 날씨의 서호의 모습보다 안개 낀 서호의 모습이 아름답고,

    안개 낀 서호의 모습보다 비 내리는 서호의 모습이 더 아름답고,

    비 내리는 서호의 모습보다 눈 내리는 서호의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외호(外湖)는 우리가 말하던 '강남 갔던 제비 돌아온다'는 강남(江南)이다.

    옛날 수양제가 신하 수천 명을 거느리고 서호에 왔을 때도 오늘 같은 봄이었다.

    아첨 잘하는 어느 환관이 황제를 기쁘게 하기 위해서 말했다.

    저 버드나무들도 폐하의 왕림을 저렇게 머리 조아려 환영하고 있나이다. 폐하!’

    그 이후부터 버드나무를 수양버들이라 했다는 것이다.

    중국인의 서호 사랑은 수영, 낚시, 화장실 이용, 기름을 쓰는 배 운행이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유난히 손으로 저어가는 소형배가 많았다.

    소동파가 만들었다는 소제(蘇堤) 제방에 작은 배가 드나들게 만들어 놓은 단교잔설(斷橋殘雪)이 있다.

    겨울에 눈이 오면 다리부터 녹는데 마치 다리가 끊어진 것처럼 보인다 하여붙인 이름이다.

    우리나라 강릉 경포대를 달밤에 가면 다섯 개의 달을 본다고 한다.

    하늘에 있는 달, 호수에 비친 달, 동해에 비친달, 술잔에 떠 있는 달, 님의 눈동자에 있는 달.

    그러나 서호의 삼담영월(三潭映月)을 달밤에 오면 이태백의 십오야(十五夜) 밝은 달, 15개 달을 볼 수가 있다.

    수중에 둥근 구멍 5개가 뚫린 3개의 탑이 있는데 추석이 오면 그 탑에 등불을 밝히고

    둥근 창을 흰 창호지로 막아놓으면 탑에 둥근 달 다섯이 뜬 것 같고

    3개의 탑을 합하면 15개의 달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삼담인월(三潭印月)에서는 달을 36개까지 볼 수 있다고도 한다.

    15개의 달 같은 등불이 물에 비추면 30개의 달이 되고, 거기에 하늘에 있는 달, 호수에 비친 달에다가, 임의 눈동자에 잠긴 달과, 술잔에 떠 있는 달에, 마음에 있는 달에다 호수 서쪽의 고찰 영은사(靈隱寺)의 스님 대머리에 비친 달을 합하면 36개가 된다나.

    서호를 다녀온 사람들이 서호에 별 볼 것이 없다고 한다.

    10년꾸민 일산호수도 볼 것이 많아 행락철엔 미어터진다.

    4천년 꾸며온 서호가 볼 것이 없다니 말이 되는가.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이니까 그러한 것이다.

    장개석, 모택동, 등소평 등의 별장이 있는 곳이 서호요,

    중국 10대 명승지라는 충신 악비(岳飛)의 묘가 있는 곳이 서호다.

    그중에도 아름다울 때가 달 밝은 밤, 일출 때, 안개 끼었을 때가 특히 은은한 아름다움이 있다고 한다.

    내가 본 중국은 자연도 아름답지만 그것을 꾸며놓은 중국인들의 손길이 부러울 정도로 훌륭하였다.

    만리장성 http://ktk84378837.tistory.com/4024 무릉원 http://ktk84378837.tistory.com/4022 삼저매 http://ktk84378837.tistory.com/4021

    하늘에서 내리는 복 http://ktk84378837.tistory.com/4020 영은사 http://ktk84378837.tistory.com/4019

    서호 http://ktk84378837.tistory.com/4018 상해임시정부 http://ktk84378837.tistory.com/4023

     

     

    曉出淨慈寺送林子方효출정자사송임자방 / 양만리(楊萬里, 南宋, 1127-1206)

    새벽에 정자사를 나와 임자방을 보내다.

     

    畢竟西湖六月中 (필경서호유월중) 마침내 서호에도 유월이 와서

    風光不如四時同 (풍광불여사시동) 그 경치가 철따라 한결 같진 않구나.

    接天蓮葉無窮碧 (접천연엽무궁벽) 초록빛 연잎들 하늘에 닿아있고

    映日荷花別樣紅 (영일하화별양홍) 한낮의 연꽃들 유난히도 붉어라

     

    *淨慈寺(정자사):영은사(靈隱寺)와 함께 서호(西湖)의 남쪽과 북쪽에 있는 양대 사찰.

    *林子方(임자방):양만리의 친구로 직각비서(直閣秘書)라는 벼슬을 살았다.

    *無窮碧(무궁벽):연꽃의 초록 잎이 하늘에 닿을 정도로 넓은 곳을 덮고 있다.

    *別樣(별양):특별히. 다르게.

    *():비치다, 비추다, 햇빛, 햇살, 덮다

     

     

    서호  / 김윤자

     

    내 죽어 가는 곳이 이리 고우면

    삶과 죽음의 경계선은 오늘 사라진 것이다.

    하늘에 천국이 있다면

    지상엔 항주와 소주가 있다는 옛말은

    중국 항주시 전당강물이

    삼십삼일 만에 이루어낸다는 서호 15Km의 수변에

    버선발로 늘어선 복사꽃 하나로도 족하다.

    소제비 비문에 소동파의 철학이 일어서고

    *삼탄인월 석등에 서른여섯 개 달이 뜨는 보름이면

    적벽부는 붉은 울음으로 밤을 태웠으리

    수많은 문인묵객의 발길을 매어둔, 이 고요의 물마루

    수상 기와집 유람선은 흰 세월 잘라낸 숫가슴 태우고

    그 날 그랬듯이, 비단 물결 위를 푸른 용으로 달린다.

    호수 너머 산을 날개로 솟아오르는 래봉탑 다독이며

    정숙한 여인으로 호수에 떠있는 꽃무늬 섬들

    선녀가 건너갔을 무지개다리 위를 사람이 걷고 있는

    신이 소리 없이 내려놓은 걸작품, 서호엔 玉詩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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