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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낀 시골길기타 etcetera 2007. 12. 1. 09:44
의평리.
나는 안개가 되고 싶어하며 / 배수아
내가 안개가 되고 싶어하며
너를 떠나서
흰 새벽, 알 수 없는 곳으로 사라진다면
너는 그리워하겠니?
새벽길 강가의 안개가 되어
보이지 않게 너를 찾아갈 테야
너는 문득 잠에서 깨어
내 꿈을 꾸었다고 생각하겠지
오래 전에 사라진 여자아이에 대해서
어쩌면 네 가족들에게 말할지도 몰라
그래도 여전히 너는 은행에 가고
밥을 먹고 당구를 치겠지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고
변하지 않는 것도 아무것도 없었어.
내가 안개가 되고 싶어하며
너를 떠난 다음에도
너는 나를 지금처럼
가끔은 생각하다
가끔은 잊다가 할 거야
아마 그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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