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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교3-천장국민학교
    기타 etcetera 2008. 3. 26. 19:56

    청양군 정산면에 있는 청양휴게소 좌측으로 꺾어들어 천장호 둑방 밑으로 내려가다 우측으로 보이는 마을이 천장리고 그곳에 폐교가 있다.폐교라지만 운동장엔 공차는 남학생들 한켠에선 고무줄놀이하는 여자애들이 신이 나 떠드는 모습이 선하다.철계단이 부서져라고 우르르르 땡땡땡 종소리에 아이들이 튀어나올 것만 같다.전화통을 붙들고 재잘재잘 이살을 까고 아이들의 깔깔 호호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린다.정원의 나무들도 그대로인데 무성한 잡초의 마른가지 사이로 삐죽삐죽 피어나는 풀꽃들이 소리없이 웃는다.냉이는 텃밭에 소금을 뿌린듯 허옇고 이랑 끝에는 꽃다지도 노랗다.어디선가 민들레 홀씨가 날아와 경사진 밭둑에 뿌리를 내리더니 하얗게 피고보니 애처롭다.광대나물은 그삐에로 같은 모습을 아직 보이지 않고 보라빛 제비꽃이 반긴다.1998년 책상 달력이 숙직실에 놓여 있는 걸 보니 폐교된지 10년은 되어 보인다.체조를 잘 했는지 벽장엔 그때 받은 트로피가 몇 개 고스란히 모셔져 있다.

     







    폐교4 왕흥초 http://ktk84378837.tistory.com/5417  폐교3 천장초 http://ktk84378837.tistory.com/3425 

    폐교2 진산 http://ktk84378837.tistory.com/3385 폐교1 왕흥초 http://ktk84378837.tistory.com/3025 

     

     

    폐교에 가보니김정호

     

     

    모두 떠났다

    선생님도, 어린 학생도

    운동장 한쪽 구석에

    미루나무 위를 날던 새들도 떠났다

    텅 빈 교실 안에는

    깨진 창문으로 쓸쓸한 바람만 찰랑이고

    온기 잃은 풍금 위에

    낙서만 어지럽게 널려 있어

    두꺼운 세월의 때만 앙상하다

    무딘 칼로 두 줄 난 책상에는

    가물거리는 추억 아른거리는데

    세월의 아픔 이겨내지 못해

    허리를 반쯤 꺾인 벚나무에게

    삼십 년이 지난

    친구들의 안부를 물어 본다

    그래, 너는

    그 세월

    알 수 있을까

     

    억새는 파도를 꿈꾼다 ( 푸른별 )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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