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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산 화양서원(華陽書院)과 운영담(雲影潭)
    문화 culture/유교문화 Confucian culture 2008. 6. 11. 15:18

    화양서원(華陽書院). 우암 선생사후 7년 뒤인 1696년(숙종 22) 권상하, 정호 등이 청천면 도원리 침류정 아래 만경대에 건립하였다. 창건되던 해 바로 사액되고, 1716년에는 어필로 편액을 달았다. 1704년 만동묘 건립후 왕래불편과 서원수호의 이유로 1709년 겨울 만동묘 옆으로 이전하였다.

    조선후기 노론사림의 본거지이자 중앙정치의 중심이었으며, 18세기 정치 및 학문의 중심이었다. 후에 '華陽墨牌'의 폐단등으로 1858년(철종 9)에 복주촌이 폐쇄되고, 1871.03.16(고종 8)모든 건물이 헐리고 묘정비는 땅에 묻히게 되었다. 2002~2004년까지 남아있는 초석 위에 송자사, 숭삼문을 복원하였다. 

    화양동에 은거하기 시작한 우암 송시열이 지은 화양서원과 그 맞은 편의 암서재(巖棲齋)는 당시 권세가 어느 정도였는지를 가늠케 한다. 한발짝 아래로 내려오다 보이는 운영담(雲影潭)에 떠 있는 그림은 산그림자뿐이다. 율곡 이이는 "武夷(무이)를 想像(상상)하고 學朱子(학주자)를 하리라"면서 <고산구곡가(高山九曲歌)>를 지었건만, 노론의 대두였던 우암은 당쟁에 시달리면서 영욕을 흔적없이 보낸 것이 아쉽다. 벽계수는 아는지 모르는지 하염없이 흐르고 세월은 흘러흘러 모래만 가득하다. 괴산 청천면에는 우암의 묘가 있고, 대전 가양동에는 우암을 기리는 우암사적공원이 있으며, 그의 외가가 있는 이원 칠방리에는 그의 유허비가 있다. 강경에는 퇴계와 율곡을 기리기 위해 우암이 지었다는 팔괘정이 전한다.

     

    여름엔 수영장으로 개방하기도 하는 화양계곡 운영담(雲影潭). 운영담은 화양구곡(華陽九曲) 중 제 2곡에 해당하며 구름의 그림자가 맑게 비친다는 뜻이다. 송시열 사후 그의 수제자인 권상하(權尙夏, 1641~1721)가 중국의 무이구곡(武夷九曲)을 본떠 화양동계곡에 아홉 곳을 지정하여 각각 이름하였고, 바위에 이름을 새겨넣어 구곡을 왕성한 이는 단암 민지원이다. 1곡은 경천벽(擎天壁), 2곡은 운영담(雲影潭), 3곡은 읍궁암(泣弓巖), 4곡은 금사담(金沙潭), 5곡은 첨성대(瞻星臺), 6곡은 능운대(凌雲臺), 7곡은 와룡암(臥龍巖), 8곡은 학소대(鶴巢臺), 9곡은 파천(巴川)이다.

    수직절리와 수평절리가 두부모를 자른 듯 날카로운 경천벽(擎天壁)은 기암괴석이 우뚝 솟은 형상이 마치 하늘을 떠받치고 있는 것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오른쪽 바위에는 단암 민지원이 쓴 ‘擎天壁’이 선명하고, 왼쪽 바위에는 ‘華陽洞門(화양동문)’이라는 송시열의 글씨가 새겨져 있다. 

    용강서원 http://ktk84378837.tistory.com/2538 죽림서원 http://ktk84378837.tistory.com/541 화양서원 http://ktk84378837.tistory.com/3060

    김장생의 돈암서원 http://ktk84378837.tistory.com/912 돈암서원 ktk84378837.tistory.com/912
     

     

    절로 흥이 나서 화양구곡을 읊다(漫興詠華陽 九曲) / 임상주(任相周)

     

     

    1곡 경천벽 擎天壁

    有壁天丈屹(유벽청산흘) 경천벽이 천길 높이로 솟아 ;우뚝솟을 흘

    可以擎彼蒼(가이경피창) 푸른 하늘을 떠받치고 있네 ;들 경

    胡不於中國(호불어중국) 어찌 중국보다 못하랴

    獨此華之陽(독차화지양) 이 화양동의 승경이

    中有二帝廟(중유이제묘) 여기에 두 황제 사당 있으니

    是亦一中土(시역일중토) 이 또한 중국의 한 곳이러라

    天乎勿傾頹(천호물경퇴) 하늘이시어, 무너지지 않도록 ;무너질 퇴

    此壁立萬古)차벽립만고) 경천벽 영원히 서있게 하소서

     

    2곡 운영담 雲影潭

    有潭淸且潔(유담청차결) 운영담의 물이 맑고도 깨끗한데

    活水源頭來(활수원두래) 치달리는 물 근원에서 흘러오네

    白雲溶溶起(백운용용기) 흰 구름 뭉게 뭉게 피어 오르고

    其中影徘徊(기중영배회) 그림자는 연못 가운데 일렁이네

    譬彼君子心(비차군자심) 비유하노니 저 군자의 마음같이 ;비유할 비

    湛然無塵累(심연무진계) 고요한 모습이 티끌조차 없구나

    終日鏡面開(종일경면개) 언제나 거울처럼 맑은 물 속에

    水抱朝宗義(수포조종의) 중국을 섬기는 의리를 담고있네

     

    3곡 읍궁암 泣弓巖

    吁嗟彼盤石(우차피반석) 아 넓고도 넓은 평평한 바위

    云胡名泣弓(운호명읍궁) 어찌하여 읍궁암이라 이름했나

    孝廟之諱日(효묘지위일) 우리 효종 임금 돌아가신 날에

    有臣號蒼穹(유신호창궁) 선생이 창공 향해 통곡하셨네

    年年是巖上(연년시암상) 세월이 지나도 이 바위에는

    淚痕磨不磷(루흔마불린) 눈물자욱 닳아 없어지지 않고 ;흐르는 모양 린

    侵晨慟哭語(침신동곡어) 새벽에 통곡하며 탄식한 말씀

    可以泣鬼神(사이읍귀신) 가히 귀신을 슬프게 울리었네

     

    4곡 금사담 金沙潭

    煥章菴邊水(환장암변수) 환장암 옆으로 흐르는 물이

    巖棲齋下斜(암서재하사) 암서재 아래로 빗기어 가네

    日照委黃金(일조위황금) 햇빛이 황금처럼 반짝거리고

    漣微曳白沙(연미예백사) 물결이 흰 모래 보듬고 가네 ;물놀이 연

    常在空山裏(상재공산이) 언제나 쓸쓸한 산 속에 있어

    何處是滄溟(하처시창명) 어느 곳이 창해인지 모르겠네

    空山兮空山(공산혜공산) 텅 빈 산인여, 텅 빈 산이여,

    山中有皇靈(산중유황령) 산 속에 황제의 영혼이 있네

     

    5곡 능운대 凌雲臺

    嵬磊石層層(외뢰석층층) 우뚝 솟은 암석 층층이 쌓여 ;높을 외

    屹屹仍作臺(흘흘잉작대) 높고 높은 능운대가 되었어라 ;인할 잉

    凜凜凌風雲(늘름릉풍운) 늠름하게 풍운을 업신 여기고 ;능가할 능

    迢迢絶塵埃(초초절진애) 아득히 속세의 티끌 벗어났네

    山靄半空浮(산애반공부) 아지랑이 산 중턱에 감도는데 ;아지랑이 애

    儼然天中入(엄연천중입) 우뚝하게 하늘로 치솟았구나

    有類豪傑士(유유호걸사) 마치 호걸스런 선비가 있어

    唾手燕雲立(타수연운립) 연운에 늠늠히 서있는 듯하네 ;침 타

     

    6곡 첨성대 瞻星臺

    北辰居其所(북진거기소) 북극성이 자리한 그 곳에 ;별 진

    衆星拱其下(중성공기하) 별들이 그 주위를 받들고 도네

    噫彼旄頭光(희피모두광) , 저 모두의 별빛이

    奈何掩中夏(나하엄중하) 어찌하여 중국을 가리고 있나

    願言觀天象(원언관천상) 하늘의 형상 보기를 바라지만

    四山鬱嵯峨(사산울차아) 온 산이 삐죽삐죽 울창하구나 ;우뚝솟을 차

    於焉上高臺(어언상고대) 어느듯 첨선대에 오르고 보니

    歷歷瞻星河(역력첨성하) 뚜렷히 은하수가 바라 보이네

     

    7곡 와룡암 臥龍巖

    維彼臥龍巖(유피와룡암) 저기 굽어 보이는 와룡암은

    若埒乘風雲(약랄승풍운) 풍운을 타고 오르는 것 같네 ;담장 랄

    宛在水中央(완재수중앙) 완연히 물 한가운데 있는데 ;완연히 완

    蒼痕背成文(창흔배성문)푸른 물결이 얼룩무늬 되었네

    知是南陽翁(지시남양옹) 알겠구나 중국의 제갈공명이

    變化爲此石(변화위차석) 변화하여 이 바위가 된 것을

    平生興復意(평생흥복의) 그가 지닌 평생 부흥의 뜻이

    蜿蜿如宿昔(완완여숙석) 지금도 꿈틀대어 예전같구나

     

    8곡 학소대 鶴巢臺

    鶴巢問何年(계소문하년) 학 깃든지 얼마나 되었길래

    祗今猶有臺(지금유유대) 지금은 오직 누대만 남았네 ;이 지

    神仙不可見(신선불가견) 신선을 찾아 볼 수가 없으니

    怊悵空徘徊(초창공배회) 서글퍼서 부질없이 서성이네 ;슬플 초

    安得安期生(안득안기생)어이하면 안기생을 만나서

    一問長年術(일문장년술) 오래 사는 비결을 물어볼까나

    長年欲奚爲(장년욕해위) 내가 오래 살려고 하는 것은 ;어찌 해

    願掃犬羊窟(원소견양굴) 오랑케 소굴 소탕하려 함이네

     

    9곡 파관 巴串=파관()

    憶昔漢昭烈(억석한소열) 옛날 한소열 행적을 생각하니

    都邑在西巴(도읍재서파) 그 도읍지가 서파에 있었다네

    崢嶸彼劒閣(쟁영피검각) 우뚝한 저 검각이 崢嶸;가파를 쟁, 가파를 영

    坦然成中華(탄연성중화) 의젓하게 중국을 이룩하였네 ;평평할 탄

    嗟玆一巴字(차자일파자) , 여기 파관의 파()자와

    地名胡相似(지명호상사) 서파의 파()자와 서로 같은데

    磷磷白石上(린린백석상) 출렁출렁 하이얀 돌 위로 ;물이 흐르는 모양 린

    千載空流水(수재공유수) 오랜세월 부질없이 물만 흐르네

     

    -화양지(華陽誌)

     

     

    화양동 서원 / 고은

     

      

    물님 좋구나 골짜기님 바위님 좋구나

    화양동 서원

    송시열 섬기는 서원이

    서른여섯 개나 된다는데

    그 가운데서 화양동 서원이

    세도 으뜸이었다

    심지어는

    서원 하인배가 포졸 눈깔 다 빼어

    한 놈만 한 쪽 눈알 남겨서

    눈깔 빠진 장님 포졸 데리고 가게 했다

    나는 새도 잡고

    뛰는 짐승도 잡았다

    순조 12

    평안도 90

    황해도 50

    강원도 17

    함경도 40

    경기도 7

    그 다음해

    전라도 69

    충청도 18

    경상도 92

    이 지경으로 굶주린 백성 널리는데

    이 백성의 도탄에 눈 딱 감고

    묵패로 백성 잡아다가

    족치고

    볼기 쳐

    온갖 것 다 빼앗아들이니

    이 무슨 선비러냐 막된 짐승 아니냐

    이런지라

    대원군 세도 잡아

    서원 7백 개 다 태워 버리고

    마흔 일곱 개 남겼으니

    대원군 가로되

    충청도 사대부만치 나쁜 사대부 없고

    평양 기생만치 나쁜 기생 없고

    전주 아전만치 나쁜 아전 없다 했는데

    이따위 서원 선비들

    걸핏하면 헐고 뜯는 상소

    복합상소

    이거이 무슨 수작인고

    이거이 무슨 지랄인고

    이거이 무슨 언로이고 심로인고

     

      - 만인보 2, 창작사,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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