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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섬쑥부쟁이 Ulleungdo aster
    초목류 wild flower/국화과 chrysanthemum 2008. 10. 7. 23:14

     

     

     

     

    섬쑥부쟁이 Ulleungdo aster. Aster glehni . 울릉도에서는 부지깽이나물이라 한다. 북한명 섬푸른산국. 초롱꽃목 국화과 참취속의 다년초. 높이 1-1.5m. 줄기잎은 어긋나기하고 긴 타원형이며 꽃은 8-9월에 흰색이다.  수과는 긴 타원형이고 10-11월에 결실한다. 어린 순을 식용한다. 본초 산백국(山白菊)은 감기의 열을 내리고 편도선염의 진해와 거담제로 사용한다. 구황식물로 배고픔을 잊기 위해 먹던 부지기아초(不知飢餓草)에서 왔다는 말도 있는데 모를 일이다. 

    같은 십자화과에 쑥부쟁이속에 노란꽃을 피우는 부지갱이나물Glabrous cranesbill(학명 Erysimum amurense Kitag)이 있다. 본래 부지갱이는 아궁이의 불을 땔 때에 불을 헤치거나 끌어내거나 거두어 넣거나 하는 데 쓰는 가느스름한 막대기를 말하는 것이라 이의 모양새로 볼 때에는 천문동을 말하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생각이다. 광양 매화마을에 갔을 때 노점상에서 처음 대했는데 어린 순을 나물로 팔기에 데쳐서 묻혀먹어보니 이빨 사이에서 뽀들뽀들 소리를 내며 맛깔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이 씨앗을 받아다 재배하는 밭이 생기기 시작했는가 철로변 공터에 누군가 심어놓았다. 잎의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양면에 털이 있으며 뒷면에 선점()이 보인다고 설명되어 있으나 살펴보질 못하였다.

    쑥을 캐러 다니는 불쟁이(대장장이)의 딸이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는 쑥부쟁이는 가을을 대표하는 들국화 가운데 하나다.

    쑥부쟁이를 볼 때마다 나는 가슴이 저리다.

    거기 하필이면 날개 찢어진 표범나비 한 마리가 쑥부쟁이의 현신인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새들의 먹잇감으로 혹은 거미줄에 걸렸다가 아니면 바람에 비에 시달리다가 저리 날개의 반쪽을 잃고서 그래도 최진실처럼 죽을 수는 없지 하면서

    쑥부쟁이의 꿀을 빨겠다고 이리 기우뚱 저리 기우뚱 나는 모습이 영락없는 멜로 드라마다.

    그 슬픈 이야기를 시로 쓴 이는 노창선이다.

    접동새 전설을 소월 김정식은 <접동새>에서 구구절절 읊어내어 비장미와 토속미를 이루어냈다.

    노창선은 쑥부쟁이의 애절한 사연을 <쑥부쟁이의 말>로 승화시키려 노력했다.

    그럼에도 무언가 부족한 이유는 기계적인 문체 때문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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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까실쑥부쟁이 http://ktk84378837.tistory.com/3685 

     


     쑥부쟁이의 말노창선

     

     

    내 아비는 대장장이

     

    언제나 우리 집 뜰에서는 불이 문제였다

    겨울 바람이 수많은 화살 되어

    내 몸 과녁 삼아 달려들 때도

    아비는 묵묵히 불을 괄게 다루었다

    쇠의 살을 붉게 익혀

    아주 부드럽게 다루거나

    챙, 챙, 챙, 쇠의 정수리를 곧게 내리쳐

    칼이나 혹 낫의 형상을 담금질 해 내고는 했다

     

    섣달 그믐께

    과녁을 찾는 화살들이 급하게 추위 속을 달려올 때쯤

    오랜 시간 장터를 헤맨 사람들 틈에 들어

    대장간의 문간에 발 한 짝을 들이밀고

    과녁의 화살들을 뽑아

    불 속에 처넣어 달구어버리거나

    손을 자꾸 비벼 귓불을 문지르거나

     

    그렇게 섣달의 저문 해도 설핏 기울고

    아주 부드럽게 익은 쇠의 살들이

    게거품을 물고 단단해 지는 동안

    나는 들판의 쉰 바람 속에 다시

    시린 몸을 비벼 넣고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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