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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상 image 2008. 10. 14. 22:47

     




     

    그리고

     



     

     마네킹에 관한 명상   /   강남주

     

     

    끈적끈적한 시선을 털어내며

    노 브라, 노 팬티로 앉았다.

    버스는 달려가고

    승용차는 달려가고

    사람의 발길은 멈칫거리고

    그런 가운데서

    해가 뜨고 해가 지는거리.

    방 속 깊은 곳에 숨지도 못한다.

    거리에 나앉지도 못한다.

    한숨도 자유롭지 못한 아프로디테

    나의 여자다.

    아니, 남의 여자다.

    여자가 앉아 있는 창 앞에

    어깨 처진 남자의 그림자 하나가

    스쳐가고 있다.

    기웃거리고 있다.

    사랑을 할 수가 없다.

     

     

    출전 장자의 바가지 1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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