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망초(忘草)-장모님 돌아가시던 날
    초목류 wild flower/국화과 chrysanthemum 2008. 12. 4. 21:28

    아침이 눈물겹게 밝았다.

    삼목장례식장 뒤켠이 아직은 푸르기에 나갔더니 담장 밑에 망초가 서 있다.

    목숨이 어떤 때는 헛헛하기도 하고어떤 때는 이리 모질기도 한 것이구나.

    겨울로 접어든시기라고는 해도 해마다 예년같지 않은 따뜻한 기후라고들 한다.

    온난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곁눈을 주니 방가지똥도 노랗게 벌고 있다.

    지난주 수덕사에 갔더니 사천왕문 뒤로 천안삼거리 능수버들 모양 개나리가 치렁치렁 늘어졌드라니.

    햇볕 닿고 바람 지나는 곳이면 망초 아니라 개나리 아니라 무엇도 피어나겠다.

    나라 망친 풀이라고 누명 쓰고 미움 받더니 장모님 장모님 우리 장모님

    돌아가시고 보니 망초가 피었네.

    만만한 망초나마 탓할 줄도 모르시는 보리나(세례명) 임연식님

    살아 생전처럼 따뜻하고 너그럽고 온화하신 성품으로 천주 맞이 하소서.

    따뜻한 만큼 추웠을, 너그러운 만큼 좁았을, 온화한 만큼 차웠을

    이승에서의 아픔일랑은 훌훌 벗어버렸을 님이시여.

    이 차가운 아침에 나는 나의 어머님을 회상하면서

    나는 나의 아버님과 또다른 어머님을 걱정하도록

    나는 나의 아들을 걱정하도록 기회를 주신 장모님께 감사합니다.



    북미 원산의 망초는 잔꽃풀이라고 해서 꽃이 자잘자잘하다. 소연초, 모모호, 연화초, 가나대연, 가나대비연, 학명 Erigeron canadensis. 뿌리잎은 주걱 같은 댓잎피침형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줄기잎은 어긋나며 촘촘이 달리는데 밑 부분은 거꾸로 된 댓잎피침형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거나 없다. 꽃은 7~9월에 엷은 녹색 또는 흰색으로 피는데 9~10월에 수과로 달린다. 생약명은 소비봉(小飛蓬)으로 주로 소화기 질환을 다스리고, 건강 생활에 효험이 있다.망초의 사촌격인 개망초는 계란꽃이라고 해서 꽃잎이 희고 꽃술이 노랗다. 개망초가 다 지고나면 망초가 국토를 하얗게 물들인다. 그때가 바로 이때이니 나라가 일제에 망하고 하염없이 들판을 쳐다보니 바로 이 꽃이 조선천지를 덮고 있더란다. 그래서 망초가 되었는데 배고픈 조선 백성은 이 망초의 어린잎으로 죽을 쑤워 먹고 묵나물로도 먹었다.

    망초 http://ktk84378837.tistory.com/4099 http://ktk84378837.tistory.com/3912 http://ktk84378837.tistory.com/2514 

      개망초 http://ktk84378837.tistory.com/3973 망초 & 개망초 & 주걱개망초 http://ktk84378837.tistory.com/1928

     

     

        망초꽃 / 이훈식

       

     

    가을이 오는 들녘 귀퉁이

      보따리를 끌어 안고

      병상에서 일어난 창백한 얼굴

       

    빛바랜 초록색 보자기

      겹겹이 접어 둔 사연

      추스리지 못한 여린 가슴엔

       

    기다림이 삶이였던

      이름표를 달고

       

    바람곁에 묻어 있을 소식 기다리며

      저린 발로 서 있다

       

    꽃 피던 시절 따스했던 밀어는

      여미지 못한 때절은 옷 고름되어

      이는 바람에 떨고 있는데

       

    떠나간 사람 그려볼

      사진 한장 없는 그리움은

      저무는 날에 이정표 되어

      마침표 없는 시간의 태엽을 감고 있다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