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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수꽃다리 Syringa oblate
    초목류 wild flower/물푸레나무과(목서과) Oleaceae 2009. 5. 6. 17:57



     



    수수꽃다리 Syringa oblate. 물푸레나뭇과의 낙엽관목으로 우리나라 특산종이다.

    보통 라일락이란 서정적인 이름을 갖고 있다.

    이름은 예쁘지만 이파리를 씹으면 소태처럼 쓴맛이 난다.

    아이들이 깜빡깜빡 졸 떄 이 잎을 떼내어 씹게 하면 졸음이 버쩍 도망가곤 했다.

    이와는 달리흰색라일락은 어지러울 정도의 강열한 단내를 풍긴다.

    보랏빛 라일락을 수수꽃다리라 함은 잘 익은 수수의 꽃대와 같은 색 같은 모양으로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그아름다운 모습에 반해서 유럽으로 시집간 녀석은 서양수수꽃다리가 되었다.

    미국으로 간 둘째는 미스김수수꽃다리가 되어 살고 있다.

    오다가다 눈맞아 낳고 보니 애비 없는 천덕구러기 자식이었다.

    부잣집 코쟁이가 업둥이로 키웠는데 이 녀석이 잘 생기고 출세하니까내 자식이라고 뺏아온 격이다.

    내 자식 버린 부모가 남이 다 키워 놓은 자식 내놓으라 한 내력이니좀부끄럽다.

    두산대백과사전에는 조선정향나무, 개똥나무, 헤이라크나무라는 이명이 실려 있다.

    해이라크라는 말이수수꽃다리와 무슨 연관이 있을까?

    정향나무와 비슷해서 구분이 쉽지 않다.

    라일락과 수수꽃다리 http://ktk84378837.tistory.com/4542 미스킴라일락 http://ktk84378837.tistory.com/1513 http://ktk84378837.tistory.com/4850    

    수수꽃다리 http://ktk84378837.tistory.com/1545 

     

     

    수수꽃다리에 대한 기억  /  박수현

     

     

    수수꽃다리 숨결이 꽃불처럼

    도서관 앞길에서 로터리로 번지는 벤치에 앉아도

    도무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영문의 이니셜로 기록된 너가 누구인지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갈피갈피 얼굴 없는 그림자가

    누런 일기뭉치에서 걸어나와 내 손을 잡는다

    지난 시간들이 신열을 앓으며 다리 위에서 출렁인다

    너는 누구인가?

    너무 싱그러워 때론 현기증도 나던

    수수꽃다리 꽃 피어오른 오월의 어느 날,

    떨리는 목소리로 불러보아도

    몇 마디의 방백만 허공에 울릴 뿐

    펄럭이는 너의 옷자락은

    무심히 무대 뒤로 사라진다

    길을 놓쳐버린 젊음만 무대 위에 쓸쓸하고

    짧았던 축제도 막을 내렸다

    불이 꺼지고 징소리는 느릿느릿 길을 떠난다

    징의 긴 울림 속 너의 그림자를 따라

    아직 끝나지 못한 일기를 쓰노라면

    내 안의 모든 구석이 될 풍경 하나

    설핏 새벽 잠든 머리맡에

    뜨거운 한 발쯤 내디뎌 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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