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안흥제염(製鹽)-
    기타 etcetera 2009. 6. 30. 16:03

    백합꽃을 구경하고 염전으로 향했다.

    오전에 들르니 수줍음 많이 타는 노란 티셔츠 청년이 오후 4시면 작업을 한다고 해서였다.

    이미 긁어모은 소금을 나르고 있었다.

    검붉은 피부에 빗물처럼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을 보니 사진을 찍는다는 자체가 부담스럽다.

    하여, 소금 캐서 먹고 사는 사람도 있고 사진 찍어 먹고 사는 사람도 있네요.

    말을 뱉고보니 순 거짓이라서 뜨끔했다.

    내가 언제 사진해서 먹고 살았어,

    먹고 살만 하니까 취미생활 한답시고 여기저기 쫒아다니는 거지...

    기회가 또 온다면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라도 몇 개 사다 드려야겠다.

    그러면서 파인더를 보니 맘이 안 좋다.

    저 소중한 히얀 소금이하얗게 나오질 않고 누렇게 보인다.

    이 사진을 보고 저렇게 누런 소금을 하얗게 하면 표백하는 거 아냐 오해할만 하겠다.

    흰색은 흰색으로 붉은색은 붉은색으로 나타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카메라마다 화이트밸런스를 설치해 놓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진기의 단점 중 하나는 색을 색대로 나타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18% 그레이라나 하는 것이 첨단시대의 기술로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레이카드를 사용하면 훨씬 좋은 보정이 이루어지는데도 귀찮아 못한다.

    보조기구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

    CBL 이 그것이다.

    2년 전에 구입했다.

    그러나 CBL 이 있으면 뭐하나.

    소금빛이 소금빛으로 나타나질 않았다.

    휴대하지도 않는다.

    이놈의 게으름은 여든까지 갈려나 보다.

    이 게으름 덕(?)에이 블로그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도 미안하고 죄송스럽다.

     

     

     

     

     

    곰소염전 곰소염전 http://ktk84378837.tistory.com/3714 태평염전 http://ktk84378837.tistory.com/378 안흥제염 http://ktk84378837.tistory.com/2088

     

     

    소금 창고 앞  /  강미정

     

    네 살 바기 아들을 창고 앞에 앉혀두고

    소금을 져 내리는 인부가 있다

    짓무른 눈으로 쪼그리고 앉아

    제 아버지만 졸졸 따라다니던 아들은

    장난감을 떨어뜨리며 잠이 들었다

    차르르륵, 쏟아지는 유리구슬처럼 정오의 햇빛은

    흩어진 왕소금 위로 굴러간다

    끊임없이 수차를 밟으며 소금을 굽던

    시간을 져 내리던 인부가

    젖은 웃옷을 벗어 땀을 짜내며

    하나, 둘, 유리 구슬을 줍는 아이처럼 쪼그리고 앉아

    흩어진 장난감을 맞춘다 굵고 뭉툭한 손으로

    왕소금 같이 짠 가슴으로

    눈 비비며 일어난 아들과 머리를 맞대고

    끄덕끄덕, 썰래썰래, 유리구슬 같은 웃음이

    차르르륵, 흘러나올 것도 같은 저 속,

    둥근 그림자로 뭉쳐져 썩지 않는

    시간을 만드는 그들의 주위가 다 환하다

     

     

    천일염 / 윤금초

     

     

    가 이를까, 이를까 몰라

    살도 뼈도 다 삭은 후엔

    우리 손깍지 끼었던 그 바닷가

    물안개 저리 피어 오르는데,

    어느 날

    절명시 쓰듯

    천일염이 될까 몰라

    '기타 etceter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몽골 처녀 바트마  (0) 2009.08.20
    출입금지  (0) 2009.08.14
    가는 길과 올 때  (0) 2009.06.11
    노무현 추모(追慕)  (0) 2009.05.29
    방죽골연가(戀歌)  (0) 2009.05.29

    댓글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