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어리왕거미 Neoscona adianta

 

거미는 어디서 온 말일까.왜 그렇게 생긴 벌레를 굳이 거미라 했을까.얼핏 '검다'의 어간에 접미사 '이'의 합성어로 볼 수 있겠는데 검은 벌레에 거미만 있는가 하고 빠져 나간다. 어원학자 서정범 교수는 거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그럴듯하게 풀이하고 있다.벌레이름(惡名)에는 합성어가 많다. 거미의 특성은 그물을 치는 것이다. 끈의 조어(祖語)는 '귿'이다. 그네의 '그'와도 동원어(同源語)일 가능성이 있다. 맨 것을 풀 때 '끄르다'라고 하는데, 어근 '끌(글)'이 끈의 조어형이 되며 '글'은 명사다. '그물 벌레'의 본뜻을 지니고 있는 말일 것이다. 거미를 검다(黑)의 어간에 명사형 접미사가 붙었다고 보는 견해가 있는데, 벌레 중에 검은 것이 거미뿐인가? 반디, 개미, 귀뚜라미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거呱(蜘)〈字會上21〉. '거呱'는 '거'와 '呱'의 합성어라고 여겨진다. '거머리'도 '거'와 '머리'와의 합성어인데, '머리'는 고어에서 벌레(惡)의 뜻을 지닌다. musi(惡)〈日〉. musi(惡)의 어근은 mus(mut)이 된다. 거머리의 '머리'의 어근 '멀(먿)'과 동원어다. '거呱'의 '呱'는 '므이'가 준 말로서 어근은 '믈'이다. '믈〉믈이〉므이〉呱'의 변화로서 어원적 의미는 벌레(惡)의 뜻을 지닌다. 거머리의 '거'는 '걸(渠, 溝)'의 뜻을 지니는 말이므로 거머리는 물벌레(水惡)다. '거呱'의 '거'는 무슨 뜻을 지니는 말일까? 터키어 kurt(惡)가 있는데, 어근 kur(kut)과 동원어일 가능성이 있다. 거棹(鯤)〈字會上21〉, 거시(蚓)〈東言〉, 거위(鯤蚓)〈柳物二昆〉의 어근은 '것'으로서 벌레의 본뜻을 지닌다고 하겠다. 구더기(祠)를 '가시'라고도 한다. kumo(거미)〈日〉. 일본어 kumo는 국어 거呱와 동원어인 것이 확실하다. '거呱'는 벌레의 뜻을 지니는 이음동의어의 합성어로 보는 견해와 거呱의 '거'를 끌의 고형 '글'과 동원어로 보면, '끈 벌레', '그물 벌레'의 뜻을 지닌다고 보겠다.

 

각시어리왕거미 Neoscona adianta. 왕거미과. 몸길이는 암컷이 6.0~9.0mm, 수컷이 5.0~7.0mm이다. 등딱지는 옅은 황갈색이며 한가운데와 양 가장자리 쪽에 검은 줄무늬가 있다. 배는 황갈색 바탕에 여러 쌍의 암갈색 가로무늬가 나란히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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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왕거미 http://ktk84378837.tistory.com/4161 산왕거미 & 집왕거미 http://ktk84378837.tistory.com/442

연두어리왕거미 http://ktk84378837.tistory.com/597 검은테연두어리왕거미 http://ktk84378837.tistory.com/1035 

비단왕거미 http://ktk84378837.tistory.com/2732 

 

 

특혜를 받은 벌레 - 산왕거미  /  이생진

 

 

해가 떨어질 무렵

곤충들이 서둘러 돌아간다

서울 지하철 4호선 같은 시간이다

4호선 손님들은 곤충처럼 양순하다

실잠자리 같은 사람이 내 앞에 서 있고

쇠똥구리 같은 사람은 내 옆자리에서 존다

대개는 셋집으로 돌아간다

돌아가는 길목에 거미줄을 치는 놈은 산왕거미

낮에는 숨어서 엄니에 독을 바르고

저녁엔 돌아가는 벌을 기다린다

벌은 거미줄 탐지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

거미줄에 걸린 벌을 넘니로 찌르면 바르르 떨다 맥이 끊어진다

산왕거미는 먹이를 씹지 않는다

엄니를 벌에 꽂고 독액을 넣으면

껍질만 남고 녹아 버린다

독액은 거미의 소화액이다

그런 것을 소화액으로 받은 거미도 알고보면 불쌍한 벌레다

 

 

수록시집 개미와 베짱이 ( 수문출판사 )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