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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좁은잎뽕나무 Morus bombycis
    초목류 wild flower/뽕나무과 Moraceae 2009. 10. 25. 22:33

     

    뽕나무에 관련한 두 가지 이야기.

    하나는 桑中之喜(상중지희) 혹은 상중지환(桑中之歡)이다.

    이는 시경(詩經)에 나오는 말로 남녀간의 밀회, 淫事(음사), 姦通(간통)을 이른다.

    하필이면 왜 뽕나무일까.

    중국 문화권인 우리말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님도보고 뽕도 딴다는 말이 있다.

    잠업을 많이 하던 시대니만큼 남녀가만날 수 있는 은밀한 공간이 뽕밭이 아니었던가 유추할 수 있다.

    시경 용풍에 <桑中>이란 시가 있다.

     

    여기에 풀을 뜯는다.

    매란 마을에서.

    누구를 생각하는가

    아름다운 맹강이로다

    나와 뽕밭 속에서 약속하고

    나를 다락으로 맞아들여

    나를 강물 위에서 보내준다.

     

    풀을 베러 어느 마을 근처로 한 남자가 간다.

    그는 풀을 베러 간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어느 남의 아내를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그를 뽕나무밭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던 것이다.

    거기서 그녀는 그를 데리고 높은 집으로 맞아들인다.

    그리곤그를 냇가에까지 바래다준다.

    뽕밭, 다락집, 강물을 性愛(성애)의 의미로 풀이한다면 과한 것일까?

     

    또 하나는 상전벽해(桑田碧海)이니 많이 들어 보았을 것이다.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뜻이니 세상이 몰라볼 정도로 변함을 비유한 말이다.

    《신선전(神仙傳)》의 ‘마고선녀이야기’에 나오는 이야기다.

    어느 날 마고가 왕방평(王方平)에게 “제가 신선님을 모신 지가 어느 새 뽕나무 밭이 세 번이나 푸른 바다로 변하였습니다(桑田碧海).

    이번에 봉래(逢萊)에 갔더니 바다가 다시 얕아져 이전의 반 정도로 줄어 있었습니다. 또 육지가 되려는 것일까요.”

    유정지(劉廷芝)의 시 ‘대비백두옹(代悲白頭翁)’에도 보인다.

     

    낙양성 동쪽 복숭아꽃 오얏꽃[洛陽城東桃李花]

    날아오고 날아가며 누구의 집에 지는고[飛來飛去落誰家]

    낙양의 어린 소녀는 제 얼굴이 아까운지[洛陽女兒惜顔色]

    가다가 어린 소녀가 길게 한숨짓는 모습을 보니[行逢女兒長嘆息]

    올해에 꽃이 지면 얼굴은 더욱 늙으리라[今年花落顔色改]

    내년에 피는 꽃은 또 누가 보려는가[明年花開復誰在]

    뽕나무 밭도 푸른 바다가 된다는 것은 정말 옳은 말이다[實聞桑田變成海]

     

    상전벽해는 자신도 모르게 세상이 달라진 모습을 보고 비유한 말이다.

    뽕나무 밭이 바다가 될 수 있을지라도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세월의 무상함을 연상케 하는 뜻이니 최선을 다하여 삶을 누리는 것이 지혜로운 인생살이다.

    상전변성해(桑田變成海)라고도 한다.

    동의어는 창해상전(滄海桑田), 창상지변(滄桑之變), 상창지변(桑滄之變)이 있다.

    유의어로 능곡지변(陵谷之變), 고안심곡(高岸深谷)이 있다.

     

    좁은잎뽕나무 Morus bombycis . 좀가지뽕나무, 학명 Morus bombycis f. dissecta Nakai ex Mori . 쐐기풀목 뽕나뭇과의 낙엽 활엽 교목. 7~8m. 산뽕나무와 비슷하나 잎은 타원형이고 깊게 갈라진다. 암수딴그루로 6월에 꽃이 핀다. 열매는 둥근 모양이고 자줏빛이 도는 흑색이며 육질의 꽃덮개가 하나의 열매를 이룬다. 잎은 누에의 먹이로 쓰며, 산이나 마을 부근에서 자라는데 한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비슷한 가새잎뽕나무도 좁은잎뽕나무로 통합되었다.

    뽕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4650 오디 http://ktk84378837.tistory.com/101 산뽕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2212  

    가새뽕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1792 꾸지뽕나무 https://ktk84378837.tistory.com/7804

    꾸지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1492 닥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43 삼지닥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3480


     

    산뽕나무   /    권경업

     

     

    나는

    안개비 속에서도

    슬프지 않는 한그루의 산뽕나무가 되리라

     

    누군가가

    한 올의 긴긴 실을 뽑고

    한 필의 고운

    산동주를 짤 수 있도록

    그리고 누군가가

    손백의 깃폭에다

    흩어져간 영혼 한데 모으고

    찢어진 땅덩이를 이어 그려서

    누구라도 그것이 우리의 깃발이라고

    외쳐들 수 있도록

     

    나는

    한 그루의 산뽕나무가 되리라

    강릉 앞바다로 새아침이 밝을 때

    깃발은 바람을 일으키고

    바람보다 빨리 펄럭이며

    백두로 지리로

    달려가던 기수가 있다면 그대가 누구이든

    숱한 어둠을 인내하며 흘리던

    내 눈물의 오디로

    목을 축여라

    그리하면

    알몸으로 서 있을

    대관령 길목의 한 그루 산뽕나무

    기뻐하리니

    .....................................................................

    *산동주- 멧누에 실로 짠 명주

     

    수록시집 삽당령 ( 산악문화 )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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