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산(山)뽕나무 Morus bombycis
    초목류 wild flower/뽕나무과 Moraceae 2009. 5. 21. 13:52




    뽕나무에 관련된 말에는 상전벽해(桑海) 같은 유식한 말도 있지만

    상중지희(桑中之喜)니 상중지화(桑中之歡) 같은 재미난 이야기도 전한다.

    그것도 일연의 삼국유사 같은 야사도 아닌 저 4대성인의 한 사람이라는 공자가 [시경]의 <상중> 이란 시가 있다.

    님도 보고 뽕도 따는 얘기가 이 고매한 책에 전한다면 믿겠는가. 즉슨 이러하다.

    새삼 덩굴 뜯으니[]
    매 근처 이 마을에서[沬]
    누구를 그리워하나[]
    강씨네 집 큰 아기[]
    만나자고 한 곳은 상중이고요[]
    상궁까지 마중 나왔고[]
    올 적에는 기수까지 바래다 주더군[]


    보릿잎을 뜯으니[]
    매의 북쪽 이 마을에서[沬]
    누구를 그리워하나[]
    익씨네 집 큰 아기[]
    만나자고 한 곳은 상중이고요[]
    올 적에는 기수까지 바래다 주더군[]


    순무를 뜯으니[]
    매의 동쪽 이 마을에서[沬]
    누구를 그리워하나[]
    용씨네 집 큰 아기[]
    만나자고 한 곳은 상중이고요[]
    올 적에는 기수까지 바래다 주더군[]


    분명한 것은 남녀간의 밀회, 간통 또는 음사()를 말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데 왜 하필이면 뽕나무 밭이냐.

    일 한다고 나가서 인생의 고달픔과 성에 대한 본능을 풀어헤치기 딱 좋은곳이 뽕밭 아니면 보리밭이로구나.

    뽕만 따냐 이때 임도 따면 일석이조 꿩 먹고 알 먹고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만 달라졌다.

    본능은 더욱 치열해지고 표현욕구는 적나라해졌다.

    몇 년 전에는 시장바구니 든 아줌마들이 시장 안 캬바레를 참 자유롭게 들락였다.

    요즘은 산 아래 주차장에 두 대의 차가 들어오는데 등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렇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밤에는 산책로에 서 있는 차가 건들건들 흔들린다.

    음악회장이니 미술관 같은 조용한 곳에서도 만나는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도 비가 내리는데21일 둘이 하나가 되는 부부의 날이란다.

    사과는 많아도 훔쳐먹을 재주는 없으니 의무방어전이라도 치르고야 말날이렸다.

    <훔친 사과가 맛 있다>는 제목으로 외솔 최현배선생의 아들 최신해 청량리뇌병원장도 수필집을 냈었다.

    나도향의 소설 <뽕>에도 제목부터 뽕이지만 뽕밭에서 밀회와 통정을 하고 있다.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뽕>이더욱 클로즈업을 시켜 아에 뽕=SEX 공식이 성립되었겄다.

    그 주인공이 지금의 조형기인데 걸핏하면 자의반 타의반 뽕 애기로 분위기를 돋구곤 하는 장면을 보았다.

    비 오는 날 뽕나무도 아닌 산뽕 한 그루 놓고 별 생각 다 했다.

    뽕나무를 이리 획책해도 되는가, 명예훼손이네?.

    산뽕나무 Mountain mulberry. 학명 Morus bombycis

    뽕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4650 오디 http://ktk84378837.tistory.com/101 산뽕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2212  

    가새뽕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1792 꾸지뽕나무 https://ktk84378837.tistory.com/7804

    능수뽕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5425 꾸지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1492

    닥나무 https://ktk84378837.tistory.com/3233 삼지닥나무 http://ktk84378837.tistory.com/3480

     

     

    산뽕나무  /   권경업

     

    나는

    안개비 속에서도

    슬프지 않는 한그루의 산뽕나무가 되리라

    누군가가

    한 올의 긴긴 실을 뽑고

    한 필의 고운

    산동주를 짤 수 있도록

    그리고 누군가가

    손백의 깃폭에다

    흩어져간 영혼 한데 모으고

    찢어진 땅덩이를 이어 그려서

    누구라도 그것이 우리의 깃발이라고

    외쳐들 수 있도록

    나는

    한 그루의 산뽕나무가 되리라

    강릉 앞바다로 새아침이 밝을 때

    깃발은 바람을 일으키고

    바람보다 빨리 펄럭이며

    백두로 지리로

    달려가던 기수가 있다면 그대가 누구이든

    숱한 어둠을 인내하며 흘리던

    내 눈물의 오디로

    목을 축여라

    그리하면

    알몸으로 서 있을

    대관령 길목의 한 그루 산뽕나무

    기뻐하리니

    .....................................................................

    *산동주- 멧누에 실로 짠 명주.

     

    수록시집 삽당령 ( (주)산악문화 )1993

    '초목류 wild flower > 뽕나무과 Moracea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좁은잎뽕나무 Morus bombycis  (0) 2009.10.25
    천선과(天仙果)나무 Ficus erecta  (0) 2009.06.09
    닥나무 Paper Mulberry  (0) 2008.07.08
    닥나무 Paper Mulberry  (1) 2008.05.10
    뽕모시풀 Mulberry-weed  (0) 2007.10.30

    댓글

Designed by Tistory.